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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Author: 희나리K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3 12:53:19

미소를 가득 머금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준호의 목에는 이미 넥타이가 걸려 있었다.

“잘 어울려?”

“네. 엄청요.”

정확하게 1분 뒤.

벌컥!

사무실 문이 열리고 석현이 들어섰다.

“짜잔!”

?

??

????...

신나게 넥타이를 바꿔 매고 자랑하러 온 건데, 신준호의 목에도 색만 다른 똑같은 넥타이가 걸려있다니.

커플 템? 진짜 커플 템이라고? 그것도 저 자식이랑? 나랑?

준호 역시 잔뜩 당황했다.

강석현이랑 나랑.. 넥타이가.. 똑.. 같다..

“와, 강 이사님도 엄청 잘 어울려요.”

영이의 말에 두 사람이 즉각 반응했다.

“영아. 지금 나보고 신준호랑 커플 넥타이를 하라는 거야?”

“영아. 지금 나랑 강석현이랑 똑같은 걸 사준 거야?”

영이는 준호와 석현이 이러는 영문을 도통 몰랐다.

제일 예뻐서 고른 거고, 색도 다르고, 나란히 매고 있으니까 보기도 좋은데 왜...?

“음.. 마음에 안 드세요?”

“아니야!”

“아니야!”

똑같은 넥타이처럼, 대답도 동시에 똑같이 터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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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4화

    그 순간, 준호의 나직한 목소리가 떨어졌다.“예, 그만하겠습니다.”“그래 준호야.. 잘 생각했다. 너라도 정신을 차려야...”“아니요. 어머니 아버지 아들 노릇이요.”순식간에 날아든 침묵과 동시에, 그는 영이의 손목을 세게 붙잡았다. 현관 쪽으로 질질 끌려가던 영이는 준호의 팔뚝을 때려대며 말리기에 바빴다.“오빠.. 오빠! 이러면 안 돼요! 이거 놔요!”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태호와 숙경은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만하겠다는 뜻은 유영이 아니라, 자신들과 연을 끊겠다는 거였고, 그 말이 이토록 아플 줄은 꿈에도 몰랐다.현관문이 열리고, 영이를 안으로 밀어 넣은 준호가 뒤를 돌았다. 눈빛이 퍽 매서웠다. 부모를 바라보는 눈빛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기다렸습니다. 언젠가 진심으로 깨닫고 뉘우치시고 사죄하시길.”“준호야..”“근데, 이제는 일말의 희망조차 남아있지 않네요.”“신준호!”“부끄럽습니다. 창피합니다.”“....”“두 분이 이렇게 못난 어른이라는 사실이, 그 못난 어른이 제 부모라는 사실이..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네요.”쾅!문이 닫히고, 숙경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신발장에 선 준호는 영이의 뒷머리를 안아 가슴팍에 이마가 닿게 끌어당겼다.“괜찮아?”“오빠. 말을 왜 그렇게 못되게 해? 그럼 오빠가 더 아프잖아. 오빠가 더 힘들잖아.”맞다. 부모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내내 가슴에 유리가 박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 마디도 틀린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어떤 거짓도 섞이지 않은 진심이었다.“오빠는 영이만 있으면 돼.”“아니야. 그럼 안 돼. 얼른 나가서...”“영아. 두 분은 변하지 않으실 거야.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어.”영이가 몸을 비틀어 준호의 품을 빠져나왔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단 말이야...!”“뭐라고?”“중장님이 아프셔. 방금 전 미래를 봤어. 그러니까 나가. 나가서 어떤 말이든 하고 와, 제발...!”영이는 결국 억지로 문을 열고, 낑낑거리며 준호를 문밖으로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3화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서재를 나서 곧바로 아내, 숙경을 찾았다.“여보..! 여보!”다용도실 팬트리를 정리하던 숙경은 손을 털며 거실로 나오며 인상을 팍 구겼다.한심한 인간이 또 무슨 안주가 필요해 저러나 싶어서. “네. 말씀하세요.”“준호가.. 준호가...”이제야 숙경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우리 준호가 왜요!”“알아버렸어... 유영이 동생이 아니라는걸.. 다 알아버렸다고!”털썩.다리에 힘이 풀린 숙경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것만은 끝까지 숨기고 싶었는데, 절대로 그 진실만은 말해줄 수 없었는데.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이제 어떡하실 거예요... 이 일을 다 어떡하실 거냐고요!”“다 알고도 연락 한 통이 없다라..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아직도 그딴 게 중요해요? 이미 한집에 살고 있는데.. 남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 동거를 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결국 일상엔 금이 갔고, 명예는 추락했고, 거짓은 드러났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인생은 역시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인가.두 사람은 급히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아무리 그래도 동거만은 안 된다. 여동생으로 알고 품어줄 땐 꾸역꾸역 참아냈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저녁 7시. 퇴근을 한 준호와 영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사랑을 뚝뚝 흘리며 집으로 향했다. 준호는 운전을 하는 내내 영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고, 영이는 그 온기를 느끼며 발을 까딱까딱. 기분 좋은 티를 숨기지 않았다. “영아, 오늘은 뭐 먹을까?”“음... 삼겹살 먹을까?”“그래. 된장찌개도 같이.”“좋아.”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장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나머지 한 손으론 당연히 영이의 어깨를 감쌌고. 띵.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마주한 건, 복도를 서성이는 부모님이었다. 숙경은 영이의 어깨를 감싸 안은 준호의 모습을 보고는 득달같이 달려와 두 사람을 떨어뜨렸다.“뭐 하는 짓이야!”“어머니.”“다 알았다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2화

    미소를 가득 머금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준호의 목에는 이미 넥타이가 걸려 있었다.“잘 어울려?”“네. 엄청요.”정확하게 1분 뒤.벌컥!사무실 문이 열리고 석현이 들어섰다.“짜잔!”???????...신나게 넥타이를 바꿔 매고 자랑하러 온 건데, 신준호의 목에도 색만 다른 똑같은 넥타이가 걸려있다니. 커플 템? 진짜 커플 템이라고? 그것도 저 자식이랑? 나랑?준호 역시 잔뜩 당황했다.강석현이랑 나랑.. 넥타이가.. 똑.. 같다..“와, 강 이사님도 엄청 잘 어울려요.”영이의 말에 두 사람이 즉각 반응했다.“영아. 지금 나보고 신준호랑 커플 넥타이를 하라는 거야?”“영아. 지금 나랑 강석현이랑 똑같은 걸 사준 거야?”영이는 준호와 석현이 이러는 영문을 도통 몰랐다. 제일 예뻐서 고른 거고, 색도 다르고, 나란히 매고 있으니까 보기도 좋은데 왜...?“음.. 마음에 안 드세요?”“아니야!”“아니야!”똑같은 넥타이처럼, 대답도 동시에 똑같이 터져 나왔다.“따라 하지 마!”“너나 잘해!”“왜들 싸우세요...”성질은 득달같이 내면서도 누구도 넥타이를 풀지 않았다. “긍슥흔.. 등. 증. 플. 으. 라. (강석현! 당장 풀어라.)”“싫거든? 오늘은 내가 할 테니까 너는 내일 해.”“선물은 받자마자 하는 게 예의거든?”“나도 알거든? 그래도 너랑 커플로 하기는 싫거든?”“마찬가지거든?”보다 못한 영이가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그만..! 그만들 하세요!”“....”“두 분 다 돌려주세요. 제가 할게요. 제가 쓸게요!”씩씩.이제는 세 사람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준호와 석현은 그제서야 영이의 눈치를 봤다. 선물 준 사람을 앞에 두고 못할 짓을 한 것 같아 괜스레 미안해졌다. 결국 준호가 먼저 솔로몬의 판결을 내렸다. “그럼 나는 월수금.”통할 리 없었다.“야! 그럼 나는 화, 목이잖아. 내가 하루 더 적잖아!”“확 씨. 그럼 어쩌라고!”“내가 월수금.”“내가 월수금이라고!”영이는 결국 자리를 피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1화

    딱 퇴실 시간이 가까워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결국 밥도 먹지 못하고 차에 올랐다. 준호는 이제서야 뒤늦은 미안함이 몰려왔다.적어도 밥은 먹였어야 했는데, 이게 말이지... 도무지 정신이 차려지질 않아서 말이지.애액에 젖은 팬티를 마주한 순간 오빠는 그냥 확 돌아버렸어. 오빠는 아무래도 변태인가 봐.“배고프지.”“오빠 미워.”“미안해.”“진짜 마지막까지 섹스여행이었잖아.”영이는 입이 삐죽 나온채 투덜거렸지만, 준호는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근데.. 진짜 미워? 오빠가 잘못 본 건가?”“뭐를?”“오빠 눈에는 분명... 좋아하는 것처럼...”퍽! 부끄러움이 몰려왔던 영이는 준호의 팔뚝을 세차게 때려버렸다. “이제 막 때리고 던지고.. 난리네 난리야.”“오빠가 변하면 나도 변해.”“아주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휴게소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영이는 차 안에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이틀 내내 온갖 체력은 다 소진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어제는 안 마시던 술까지 진탕 마셨으니, 어찌 보면 이 정도면 꽤나 양호한 편이었고.속도를 최대한 줄여 달리던 준호는 신호에 걸려 멈춰 섰을 때, 뒷좌석에 있던 담요를 집어 영이의 어깨까지 덮어주었다. 살아온 평생 중 가장 행복했던 이틀이었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영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물론 섹스가 가능한 곳으로, 하하하.' 평일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더 열심히 즐기고. 인생이 이렇게 즐거운 거였냐고.***다음날 사무실,똑똑.노크 소리와 함께 데스크 직원이 들어섰다. 손에 들린 작은 종이 상자 하나.그리고, “유 비서님. 택배요.”영이가 쏜살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를 받아들었다.“감사합니다.”준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영이 이름으로 택배가 왔다고? 사무실로? 게다가 미리 알고 기다린 눈치고.“유 비서, 택배 시켰어?”“네.”“뭔데?”“기다리세요.”“아... 응.”상자 안에는 또 다른 상자 두 개가 들어있었다.아씨, 궁금해 죽

  • 나는 공범이었다   제150화

    정리를 하던 중, 다시 욕실 문이 열리고 영이가 비틀비틀 걸어왔다. “옵빠. 나아 양치해써.”“잘했어. 술은 그만 먹자.”“나 양치 했따니까안.”“으응, 금방 치우고 자자.”“아니 아니!”응? 양치 잘 했다고.나.. 혹시 뭐 잘못했어? 이번엔 또 뭐야...?“침실에 먼저 데려다줄까?”“오빠 바부야. 양치 해쓰니까 뽑뽀해야지!”그 순간 모든 결정은 끝나버렸다.앞으로 술은 단둘이서만 먹는 걸로, 절대로 밖에선 입에도 못 대게 하는 걸로.“오빠는 아직이잖아!”“빨리, 빨리잉.”쪽!결국 짧은 입맞춤을 하고 나서야 영이의 표정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뒷정리? 몰라, 내일 하자. 내일.지금은 영이부터 재우는 게 우선이었다. 영이를 부축해 2층으로 향했다.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폭 덮어주자, 영이가 두 손을 뻗어 준호의 목을 끌어안았다.“뽑뽀. 한 번 더!”쪽. 쪽쪽쪽. 쪽쪽쪽쪽. 아주 그냥 눈코입 할 것 없이 구석구석 사정없이 뽀뽀를 해주었다. “히이. 대써.”“오빠 씻고 올게. 먼저 자고 있어.”“웅.”기분 좋게 씻고 나오니 영이는 이미 꿈나라였다. 한참 동안 잠이 든 얼굴을 바라보았다.십 년 만에 다시 만났을 땐 절대로 볼 수 없었던 표정. 너무도 편안한, 행복이 그득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깨우고 싶지도, 깨울 생각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지만, 비록 여행의 마지막 밤이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늘 함께 있을 테니까.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영이는 물부터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숙취 박사인 준호가 미리 물병을 준비해 둔 덕에 1층까진 내려갈 필요도 없었다. “속 괜찮아?”“응. 갈증만 나.”“와.. 젊음이 좋긴 좋네.”“오빠. 우리 다섯 살 차이밖에 안 나거든.”“그게 얼마나 큰 건 줄 알아? 아주 대대대대선배지!”영이가 어이없다는 듯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허리가 붙잡혀 다시 푹, 매트리스에 등이 닿았다. 감히 어딜 도망가. 아침

  • 나는 공범이었다   제149화

    해가 지고, 고기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는데도 영이의 표정이 영 시무룩했다. “영아. 왜.”“벌써.. 해가 다 져버렸잖아.”머쓱.그 부분은 오빠도 좀 놀라긴 했어.근데 어떡해. 섹스는 길었고, 싸기도 많이 쌌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저녁이라도 맛있게 먹어야지. “소맥 먹을까? 소맥?”“휴.... 내일이면 벌써 돌아가야 해.”“또 오면 되지.”“정말?”“응.”이제야 시무룩한 표정이 풀리고, 테이블 위에 잘 익은 고기와 소주, 맥주가 놓였다. “영아. 소맥은 다른 술보다 특히 무서운 거야.”“왜?”“꿀떡꿀떡 잘 넘어가는데 곱절로 맛탱이가 가.”“맛.. 맛탱이? 저번에 오빠처럼? 그건 절대 안 돼.”준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렇게 꼴 보기 싫었어?”“응, 아예 다른 인격이었어.”“아...?”“고마워 오빠. 확실한 경고가 됐어.”영이의 필터 없는 말은 때론 화살과 같다. 한껏 민망해진 준호가 술잔을 들어 올렸다.“짠.”“응. 짠.”캬아! 이건 준호가 낸 소리가 아니었다. 소맥을 처음 맛본 영이의 입에서 난 소리였다. “천천히.”“진짜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그러니까 천천히 마셔. 기억해. 다른 인격.”“응. 완전 조심.”하루 종일 한 거라곤 섹스밖에 없는데, 고기는 또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아? 그래서 더 맛있는 건가.영이의 입이 오물오물, 한 시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오빠, 혹시.. 보람 언니.. 좋은 소식 없어?”“그 기지배 얘기는 하지도 마.”“좋은 일이 있을 텐데....”뭐, 연락은 받았다. 원하던 대기업에 떡하니 합격했다고. 듣자마자 걱정이 앞섰다. 그 개같은 성격에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할지, 괜히 엄한 사람한테 피해나 주진 않을지.“넌 신보람이 용서가 돼?”“용서를... 해야 해?”아니구나.하긴, 당연히 쉽게 용서될 리 없는 사건이었지. 다리에 남은 흉터는 아직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릿한데. “근데 오빠, 좋은 일은 말 그대로 좋은 일이잖아.”“영아.”“용서는 잘 모

  • 나는 공범이었다   제8화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중, 침대 옆에 높인 협탁. 그 서랍을 무심코 열어보았다. 안에는 투명한 아크릴 케이스에 담긴 핸드폰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충전기는 연결되어 있었고, 화면은 어두웠다. 문제는 상자에 보란 듯이 채워진 자물쇠였다. 외부와의 소통을 아예 선택지에서 지워버린 방식임이 분명했다.“아....”그래서 스마트워치를 채운 거였구나. 그저 수신되는 전화만 받게 하려고.전화가 오면 지시를 듣고, 그 외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사람 하나를 세상에서 완벽하게 고립시킨 거였다.준호는 다시 한번 영이의

  • 나는 공범이었다   제7화

    묶는 걸 좋아한다니? 말 같지도 않은 말에 준호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는 이성을 잃어버린듯 방 안을 헤집기 시작했고, 붙박이장 문을 여는 순간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버렸다.안에는 수많은 성인 용품들이 즐비했고, 종류와 수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었다.영이는 입양된 게 아니었다. 누군가에 의해 이 곳에 가둬지고, 끔찍한 시간을 견뎌가며 죽지 못해 살아온 것이다.그리고, 준호는 그 누군가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오빠, 준호 오빠....!”욕설이 목구멍을 막아버렸다. 차마 내뱉지 못한 채 후들거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실었다.

  • 나는 공범이었다   제6화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중, 어둑한 숲길을 따라 석현이 다가왔다. 발걸음은 빨랐고, 목소리엔 걱정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벌써 만났어? 영이 씨는?”“석현아.”“뭔데 또!”준호가 고개를 들어 집 쪽을 바라봤다. “여기 있는 카메라, 전부 해킹 좀 해야겠다.”“지금?”“어. 일단 이 집이 먼저 눈을 잃어야 해. 그게 순서야.”석현은 목 끝까지 올라오는 욕설을 삼켰다.당연히 그건 준호를 향한 게 아니었다. 사람 하나를 산속에 가둬 둔, 이름 모를 누군가를 향한 것이었다.“딱 봐도 여섯 대는 될 것 같은데.”“사각지

  • 나는 공범이었다   제5화

    여전히 가슴팍에도 닿지도 않는 키, 연갈색의 눈동자와 길게 내려온 속눈썹, 밤인데도 도드라지는 새하얀 피부와 오똑한 콧날까지.AI도, 수치도 필요 없는 날것 그대로의 확신이었다.“영아.”“누구... 세요?”숨이 목구멍에서 걸려버렸다. 역시나 알아보지 못하는구나.십 년이란 세월은 준호의 체격을, 인상을, 표정을 참 많이도 바꿔놓았다. “나야. 신준호. 준호 오빠.”그 이름을 듣자마자 영이의 얼굴이 굳더니, 곧바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마치 보면 안 될 사람을 마주한 것처럼, 눈동자가 보란 듯이 흔들렸다.“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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