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쪽의 소음은 이미 끊겨 있었다. 방금 닫힌 육중한 철문과 잠긴 도어락 너머로, 조금 전까지 현관을 뒤흔들던 이안의 고함과 난동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숨 막히는 정적. 무덤 속 같은 고요가 거실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오히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아의 공포를 더 키웠다. 현관 밖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도진이 무엇을 들었는지, 자신은 단 하나도 확인할 수 없었다."……하아, 헉…… 흑……."거실 한가운데,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서아는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몸을 둥글게 말고 바들바들 떨었다. 낮에 복용한 신경안정제의 잔여 기운이 아직 몸에 남아 있었지만, 극도의 공포가 약효를 완전히 짓눌러버렸다.'어, 어떻게 된 거지? 그 미친 새끼가 돌아간 건가? 도진 씨가 경찰을 불렀나? 아니면…… 도진 씨가 다 들은 건가? 내가 그 새끼랑 뒹굴었다는 그 더러운 소리들을, 내 남편이 다 들어버린 건가?'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 갔다. 이안이 밖에서 지껄였던 천박한 단어들이 환청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내 침대. 다리를 벌려. 내 장난감."아, 아아…… 안 돼, 제발……."서아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 벌벌 떨렸다. 그때였다.서아의 시야 위로 길고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자, 도진은 이미 거실 안에 들어와 몇 걸음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현관문을 닫고 돌아선 뒤부터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던 사람처럼 고요한 얼굴이었다. 서아는 마치 사형 집행인과 눈이 마주친 사형수처럼 몸을 흠칫 굳혔다."서아야."차분하고, 다정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시야 너머로, 단정한 다크 네이비 가운을 입은 도진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도진의 얼굴에는 분노도, 경멸도, 배신감도 없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서아를 안심시키던 그 따뜻하고 자상한 남편의 얼굴, 그 자체였다. 도진은 바닥에 웅크린 서아의 앞까지 다가와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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