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칸 왕에게 선택받은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31 - 챕터 40

106 챕터

제31장: 승낙하기 전에

베라의 시점그 모든 일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눈을 떴을 때, 걱정과 경외감이 가득 서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단테를 발견하자 그 모든 의문은 배경 소음처럼 희미해졌다.“단테.” 나는 그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를 부르며 목을 끌어안았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거칠게 흐느꼈다. “나 너무 무서웠어. 길을 잃어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가 없었어. 사방은 온통 어둡고 난 완전히 혼자였단 말이야—”“쉬이, 내가 있잖아.” 그의 두 팔이 나를 감싸 안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세차게 끌어안았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안전해. 내가 여기 있으니까.”“미안해,” 나는 울컥 터져 나오는 흐느낌 사이로 겨우 말을 뱉었다. “파티에서 그렇게 말해서 정말 미안해. 난 그냥… 감정이 너무 복받쳤는데 당신은 내 말을 듣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내가—”“아니야,” 그가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며 몸을 살짝 뒤로 물러섰다. “사과하지 마. 네 말이 맞아. 그렇게 거창한 파티를 열기 전에 네 감정을 먼저 헤아렸어야 했어. 네가 주목받는 걸 끔찍하게 두려워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지. 하지만 무언가 특별한 걸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만 눈이 멀어, 그게 정말 네가 원하는 것인지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해보지 못했어.”“하지만 원하긴 원했어,” 내가 힘없이 반박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나를 위해 그런 마음을 써줬다는 거 말이야. 지금까지 내 생일을 축하해 줄 만큼 나를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 그 부분만큼은—”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정말 멋졌어.”“하지만?”“하지만 그 방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평가하는 눈빛을 견디는 건—” 나는 여전히 불안감으로 쿵쾅거리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너무 의식이 됐어. 누군가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들이 내 뚱뚱한 몸매를 비웃고, 내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당신의 루나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존재라고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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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보호가 감옥이 될 때

베라의 시점나는 동이 트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든 일이 있은 후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더 강해져야 한다고, 팩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던 거울 속 나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계속 나약한 채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어.’ 나는 훈련용 운동화 끈을 묶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더 이상의 숨바꼭질은 없다. 누군가 구하러 와주길 기다리는 삶도 끝이야.’훈련실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텅 비어 있었고, 그게 딱 내가 원하던 바였다.나를 감시하거나 평가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나는 달리기부터 시작했다. 폐가 찢어질 듯 비명을 지를 때까지 훈련실 양끝을 전력 질주로 왕복했다. 그러고는 버피 테스트, 푸시업, 윗몸일으키기, 점핑 잭을 이어 나갔다.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운동을 단 한순간의 멈춤도, 휴식도 없이 연달아 몰아쳤다.근육이 타들어 갔고 얼굴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극심한 피로로 시야가 흐릿하게 번져갔지만 멈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더 강해져야 해.’ 거울 속 나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넌 더 강해져야만 해.’“다시 한 번 더,” 내 몸무게를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두 팔이 사정없이 떨려왔지만, 나는 바닥으로 몸을 내리며 세차게 숨을 몰아쉬었다. “계속하는 거야. 멈추지 마.”“베라, 도대체 지금 뭐 하는 짓이야?”단테의 목소리가 내 집중을 단칼에 끊어놓았다. 고개를 들어 보니 그가 여전히 잠옷 차림으로 문가에 서 있었다.갓 침대에서 굴러 나온 것처럼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뻗쳐 있었다.“훈련하고 있어,” 나는 억지로 푸시업을 한 개 더 쥐어짜 내며 말했다.“그러다 몸 상해.” 그가 성큼성큼 방을 가로질러 다가왔다. “이러고 있은 지 얼마나 된 거야?”“모르겠어. 한 시간? 두 시간?” 나는 플랭크 자세로 버다. “상관없어. 아직 안 끝났으니까.”“아니, 끝났어.” 그의 손이 내 팔을 감싸 쥐더니, 부드럽지만 단호한 힘으로 나를 가리켜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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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핏빛 눈동자의 절제

베라의 시점우리 사이에 머문 말들은 독기 가득했다.말이 입 밖으로 떨어진 순간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방법은 없었다.단테가 마침내 책에서 시선을 들어 올렸고, 순간 내 숨이 턱 막혔다.단테가 마침내 책에서 고개를 들자 나는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그의 눈동자는 더 이상 금빛이 아니었다. 순수한 핏빛이었다.하이브리드가 신체를 완전히 장악했고, 그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의도적으로 책을 덮어 옆으로 밀어놓는 동안 온몸의 모든 선에서 분노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나—” 내 목소리가 기어들 듯 작게 흘러나왔다. “단테, 난 그런 뜻이 아니었—”그가 의자에서 일어나 내게로 걸어왔고, 나는 내 척추가 뒤편 벽에 닿을 때까지 본능적으로 걸음을 뒤로 물러섰다.잘하는 짓이다. 내가 선을 넘어도 너무 세게 넘었다.그가 간신히 붙잡고 있던 마지막 인내심의 끈마저 단칼에 끊어버릴 만한 단 한 가지 말을 내가 해버린 것이다.그는 나를 해치거나, 어쩌면 죽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내 불같은 성미를 다스리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나는 그의 손이 내 목을 조여오거나 그의 발톱이 나를 찢어발길 때 찾아올 통증을 기다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하지만 통증 대신, 내 눈이 충격으로 번쩍 떠질 만큼 지독하게 다정한 손길이 내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단테는 내 바로 앞에 서 있었고,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가까웠다.그의 두 눈은 여전히 핏빛으로 타오르고 있었지만, 얼굴에 서린 표정은 분노가 아니었다.그는 애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미안해,” 나는 말들을 허겁지겁 쏟아내며 소리쳤다. “정말 미안해. 진심이 아니었어. 당신은 그 인간과 전혀 달라. 데이먼과 닮은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단 말이야. 내가 그냥 화가 나고 좌절감이 들어서 홧김에 끔찍한 말을 뱉어버린 거야, 내가—”“쉬이.”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입술을 부드럽게 지긋이 누르며, 나의 머뭇거리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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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그의 상처들

베라의 시점나는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며 미세하게 떨고 있는 그의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제자리에 얼어붙었다.그의 두 눈은 나를 겁먹게 만들어야 마땅할 그 공포스러운 핏빛으로 타오르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전혀 무섭지 않았다. 그의 두 손은 하얗게 질린 관절이 도드라질 정도로 골반 옆에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내 안의 모든 이성적인 부분들은 어서 그의 말을 들으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셔츠를 얼른 집어 들고, 다리가 버텨주는 한 가장 빠른 속도로 이 집무실에서 도망치라고 말이다.하지만 내 몸이 협조해 주지 않았다.내 의식 속에서 늑대가 격렬하게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는 숲에서 돌아온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이성적인 생각을 아득히 초월한 갈망으로 그를 절실하게 원했다.그녀는 우리의 반려가 바로 저기,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고, 우리만큼이나 우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이렇게 떨어져서 서 있어야만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나는 뒤돌아서 도망치는 대신 단테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베라,” 내 이름이 그에게서 경고처럼 흘러나왔다. “더 가까이 오지 마.”“단테.”“나가!” 그에게서 터져 나온 외침이 너무도 거칠어 나는 순간 흠칫 몸을 떨었다. “나가라고! 당장! 내가— 더 저지르기 전에—”그는 말을 단칼에 끊더니, 이윽고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팔을 입가로 가져가 송곳니를 자신의 살점 깊숙이 박아 넣었다.“안 돼!” 나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몸을 날렸다. “단테, 멈춰! 무슨 짓이야!”상처에서 피가 울컥 쏟아져 나왔고, 진홍색의 피가 그의 팔을 타고 시냇물처럼 흘러내려 값비싼 카펫 위로 뚝뚝 떨어졌다.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지만, 내면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격렬한 전투의 여파로 온몸을 사정없이 떨면서도 송곳니를 뽑아내지 않았다.“그만해!” 나는 그의 어깨를 붙잡고 그가 스스로를 해치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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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의무가 부를 때

베라의 시점소피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테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브라트바(Bratva)?” 나는 그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그들이 누구야?”“우리 라이벌이야.” 소피아가 이미 휴대폰을 손에 쥔 채 퉁명스럽게 답했다. “러시아 놈들이지. 잔혹하기 짝이 없어. 놈들은 수년 동안 우리 구역을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왔어.”단테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책상으로 걸어가 서랍을 거칠게 열었다. 권총 두 자루를 꺼내어 확인하더니 그의 허리춤에 집어넣었다.“경보를 울려.” 그가 소피아에게 명령했다. “모두를 내부로 들여보내. 모든 진입로를 봉쇄해. 전 외곽 구역의 순찰 인원을 두 배로 늘려라.”“이미 조치 중이야.” 소피아의 손가락이 휴대폰 화면 위를 바쁘게 움직였다.“그 누구도 밖을 돌아다녀선 안 돼.” 단테가 말을 이어 나갔다. 그의 목소리에는 사람들이 한마디 의문도 없이 복종하게 만드는 알파의 위엄이 서려 있었다. “예외는 없다. 이 자들은 포로를 잡지 않아. 타협도 없지. 만약 홀로 있는 자를 발견하면 그 사람은 죽은 목숨이야. 알아들었어?”그가 뱉은 말의 무게감이 내 온몸을 짓눌렀다.“알았어,” 소피아가 확인했다.단테가 내게로 고개를 돌렸을 때 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카라, 넌 소피아와 함께 가야 해. 그녀가 널 안전한 곳으로—”“싫어.” 이성적인 판단이 서기도 전에 거절의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베라, 이건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당신을 혼자 두지 않을 거야.” 소피아의 놀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당신이 밖에서 위험한 자들과 맞서 싸우는 동안 난 숨어있지 않겠어.”“혼자가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내 곁엔 전사들이 있을 거니까.”“상관없어.” 내 두 손이 그의 셔츠를 꽉 움켜쥐었다.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야. 방금 나한테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위험이 닥치자마자 나를 멀리 보내버린다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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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용기의 대가

베라의 시점공터에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를 바라보는 순간, 시간마저 느려지는 듯했다.아이의 주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하지만 아이는 그저 온몸을 가냘프게 떨며 공포에 질려 미동도 하지 못했다.공기를 찢는 또 다른 총성이 울려 퍼졌고, 이번엔 훨씬 더 가까웠다. 총알은 아이가 서 있는 곳에서 고작 10피트 떨어진 바닥에 박히며 흙먼지를 거칠게 튕겨 올렸다.“누가 저 아이 좀 데려와요!” 근처 문가에서 한 여성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가면을 쓴 남자들이 총을 난사하는 상황에서 탁 트인 공터로 뛰어들기에는 모두가 너무도 두려워했고, 오직 자신들의 생존에만 급급했다.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달렸다.두뇌가 상황을 판단하기도 전에,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키기도 전에 내 두 다리가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내 눈에는 오직 저 어린 소녀만 보였고, 머릿속에는 지금 당장 몇 초 내로 아이에게 도달하지 못하면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뿐이었다.“베라, 안 돼!” 소피아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나는 앞서 보이는 작은 형체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공터를 가로질러 전력 질주했다. 반쯤 가던 중, 왼쪽 팔에서 격렬한 통증이 폭발했다. 그 충격에 몸이 살짝 돌면서 중심을 잃을 뻔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소녀가 있는 곳에 도달한 나는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아이를 품에 번쩍 안아 올렸다. 아이는 너무도 가볍고 가냘팠다. 내가 몸을 돌려 다시 건물들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자 아이는 내 목을 꼭 끌어안았다.더 많은 총알이 귓가를 스치며 날아갔다. 다리는 타들어 가는 것 같았고 다친 팔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여러 사람이 대피해 있는 문가에 마침내 도착했다. 한 여성이 흐느끼며 앞으로 허겁지겁 뛰어 나왔다.“릴리! 세상에, 릴리!” 그녀는 내 품에서 어린 소녀를 가로채듯 안으며 자신의 딸을 꼭 끌어안았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나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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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영웅의 대가

베라의 시점총구가 내 얼굴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었다.어둡고 차가운 총신, 그리고 방아쇠를 조여오는 손가락이 선명히 보였다.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매 초가 영원처럼 늘어났다.나는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공기를 찢는 총성이 울려 퍼졌고, 나는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킨 채 고통이 밀려오기를 기다리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통도, 피도, 어둠도 없었다.천천히 눈을 떴다.무장한 남자는 바닥에 피를 흘리며 내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총이 바닥에 부딪치며 무기력하게 나뒹굴었다.그리고 우리 사이에 총을 든 채 서 있는 사람은 단테였다.나는 생각할 겨늘도 없이 곧바로 움직였다. 앞으로 달려가 단테의 품에 몸을 던졌다.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무너지지 않고 위험에 맞서며 강한 척하려 애썼지만, 사실 나는 죽을 만큼 두려웠다.“괜찮아,” 단테가 나를 꼭 끌어안으며 나직이 속삭였다. “이제 안전해. 안전하니까 괜찮아.”그의 손이 내 등과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다친 곳이 없는지 살폈다. 그러고는 몸을 살짝 뒤로 물리며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 쥐었다.“정말 용감했어,”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감탄이 배어 있었다.이어 그는 내가 정말로 여기 있는지, 살아 있는 게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려는 듯 내 얼굴 이곳저곳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나는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그때 작은 소리가 내 주의를 끌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내가 보호하던 어린 소녀가 보였다. 아이는 내가 남겨두고 간 구석에 여전히 웅크린 채, 겁에 질린 커다란 두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아이의 시선은 특히 단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단테가 쥔 총과 그의 발치에 쓰러진 시체를 번갈아 바라보던 아이는 완전히 공포에 질려 얼어붙은 듯했다.나는 단테의 품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나 아이를 놀라게 하지 않도록 천천히 다가갔다.“안녕, 아가,” 내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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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버텨내기

베라의 시점그가 나를 안고 집안을 가로질러 달리는 동안, 단테의 두 눈에 서린 공포가 고스란히 보였다.그는 내 팔을, 소매를 흠뻑 적시고 우리 밑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피를 계속해서 내려다보았다. 피가 한 방울씩 떨어질 때마다 그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는 듯했다.“진정해,” 그의 얼굴 전체에 가득한 공포를 덜어주려 애쓰며 내가 말했다. “난 괜찮아, 단테. 정말이야. 생각보다 그리 아프지 않아.”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이제야 통증이 제대로 밀려오기 시작했으니까. 불로 지지는 듯 화끈거렸지만 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이미 머리끝까지 차오른 그의 걱정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았다.단테는 나를 내려다보았고, 단 1초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의 두 눈이 내 얼굴을 살폈고, 그를 위로하려는 나의 시도를 단번에 간파했다.“지금 나 안심시키려고 애쓰지 마,” 그가 조용히 말했다.우리는 그의 방에 도착했고, 그는 어깨로 문을 밀어 열며 침대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는 마치 내가 유리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조심스럽게 눕히고는, 내 머리 밑의 베개를 정돈해 주었다.“괜찮을 거야,”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내 위로 맴도는 그의 두 손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엘레나가 오고 있어. 그녀가 널 치료해 줄 거야. 넌 괜찮을 거야.”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알아. 당신이 날 지켜줄 테니까.”그는 침대 곁으로 의자를 바짝 끌어당겨 묵직하게 주저앉더니, 다치지 않은 쪽 내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꼭 감싸 쥐었다.“내가 더 빨리 가지 못해서 전부 내 잘못이야,” 그가 말했다.“맙소사. 왜 그렇게 말해?” 내가 말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내가 다른 침입자들을 상대하는 동안 너는 저 밖에서 아이들을 지키고 있었어. 내가 곁에서 널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네가 위험에 처한 거야. 나 때문에 네가 다친 거라고.”“그렇지 않아,” 내가 힘겹게 말했지만, 방 안이 조금씩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시야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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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새겨진 약속

단테의 시점그녀의 질문은 내 안의 무언가를 부수어 버렸다.베라가 죽는다는 생각, 그녀를 잃는다는 생각, 그녀를 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가슴이 아프도록 조여왔고, 순간 숨조차 쉴 수 없었다.창백해진 그녀의 얼굴과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내려다보며 나는 진정한 공포를 느꼈다.“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그녀의 손을 더 꽉 쥐며 단호하게 말했다. “네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해. 내가 널 지킬 거야. 널 안전하게 지켜줄게. 언제까지나.”하지만 베라는 내게 시선을 고정하려 애쓰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런 약속은 할 수 없어,” 그녀가 속삭였다. “이런 상황은… 피할 수 없는 거잖아. 위험은 언제나 우리를 찾아낼 거야. 당신이 늘 내 곁에 있을 수는 없어.”그렇지 않다고, 네가 틀렸다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는 그녀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면 다른 걸 약속해 줘,” 이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가냘픈 목소리로 베라가 말했다. “내가 훈련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해. 내가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 그래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당신이 곁에 없더라도 내 몸은 내가 지킬 수 있게. 내 주변 사람들을 내가 지킬 수 있게 말이야.”목이 메어왔다.그녀는 지금 피를 흘리며 나약하게 누워 있으면서도 여전히 다른 이들을 보호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내게 의지하려 하기보다 스스로 더 강해질 방법을 고심하고 있었다.“약속할게,” 나는 그녀에게 더 가까이 몸을 숙였다. “내가 널 훈련시킬게. 이 팩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사로 만들어 주겠어.”그녀의 입술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그녀는 다치지 않은 쪽 손을 가냘프게 떨며 천천히 들어 올렸고, 나 역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우리의 이마가 조심스럽게 맞닿았다. 나는 이 순간을 가슴 깊이 기억하기 위해 두 눈을 감았다.“좋아,” 그녀가 속삭였다. “난 아직 싸움을 끝내지 않았으니까.”그때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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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그들에게 필요한 루나

베라의 시점마침내 의식이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따스함이었다.눈을 깜빡이며 뜨자, 내 곁에 누워 있는 단테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잠들어 있었고, 깨어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평온함이 그의 얼굴에 깃들어 있었다.어두운 머리카락이 그의 이마 위로 헝클어진 채 흘러내렸고, 그의 가슴은 규칙적인 숨결에 따라 위아래로 들썩였다.아름다웠다.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턱선을 따라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선을 그렸다. 내 손길 아래 닿는 그의 피부는 따뜻했고, 까슬까슬한 수염이 손끝에 거칠게 느껴졌다.그 순간 그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나는 흡칫 놀라 들킨 것이 부끄러운 마음에 손을 뒤로 빼려 했지만, 그의 손이 전광석화처럼 뻗어 나와 내 손을 붙잡았다. 그는 내 손을 자신의 입술로 가져가 손바닥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미안해,” 내가 황급히 말했다. “깨우려던 건 아니었어.”“미안해하지 마,”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거칠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는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에 밀착시켰고, 두 팔로 나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몸은 좀 어때?”“훨씬 좋아,” 그의 품에 안겨 긴장을 풀며 내가 말했다.“다행이군.” 그는 내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었다. “어제는 정말 간이 콩알만 해졌어.”“나도 알아. 내가—”“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 네가 미안해할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단테가 말했다. “너는 정말 대단했어.”우리는 그렇게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러다 단테가 내 얼굴을 바라보기 위해 몸을 살짝 뒤로 물렸다.“팩 구성원들이 널 보고 싶어 해,” 그가 말했다. “어제 저녁부터 줄곧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네가 아직 준비가 안 됐거나 회복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그냥 돌려보낼게.”나는 다친 팔이 당기는 통증에 살짝 찡그리면서도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그들을 만나고 싶어.”“정말 괜찮겠어? 더 쉬어야 할 텐데—”“정말 괜찮아.” 나는 침대 밖으로 다리를 뻗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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