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무사들이 줄을 지어 연회장 안으로 들이닥쳤다.그들이 들고 있는 상자 안에는 눈이 멀 것만 같은 귀한 보물들이 가득했다.값비싼 서화, 진귀한 보석, 그리고 온천 장원의 토지 문서까지.그때, 연회장이 발칵 뒤집혔다.“이, 이게 전부 영왕 전하께서 보내신 선물이라고?”“지난번 진보각을 통째로 빌려 윤채원 아가씨에게 선물했다더니, 정말이었나 보군. 이제 완전히 날개를 달았어.”사방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빗발쳤다.사람들의 시선이 은근슬쩍 윤해인에게로 쏠렸다. 동정과 비웃음이 섞인 눈빛이었다.외모도, 고귀한 적녀라는 신분도 분명 윤해인이 한참 앞서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눈에 윤해인은 그저 비참한 패배자일 뿐이었다.윤해인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고 선상 밖으로 걸어 나갔다.차가운 밤바람이 얼굴을 스쳤다.깊이 숨을 들이쉬려는데, 등 뒤에서 윤채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 왜 혼자 여기 있어?”주변에 빈객도, 윤기태도 보이지 않자 윤채원은 가차 없이 가식을 벗어던졌다.“그거 알아? 아버지가 그러는데, 언니가 그 단명할 녀석한테 시집가게 될 거래.”윤채원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달콤하고 잔인하게 웃었다.“가엾기도 해라. 언니 어머니가 우리 엄마한테 밀렸던 것처럼, 언니도 결국 나한테 다 뺏기네.”윤해인이 차갑게 굳은 얼굴로 돌아섰다.“다시 말해 봐.”“그러니까 내 말은.”윤채원이 한 걸음 다가와 차가운 숨결을 뱉어냈다.“언니 엄마는 난산으로 죽어 마땅했다는 거야. 그 여자는...”짝!고요한 어둠을 가르고 날카로운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하지만 손을 휘두른 것은 윤해인이 아니었다.윤채원이 제 손으로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친 것이었다.찰나의 순간, 윤채원의 눈에서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던 윤채원은 때마침 허겁지겁 달려온 송태경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겼다.“언니가 그런 게 아니에요...”윤채원은 벌겋게 부어오른 뺨을 감싸 쥐고 가련하게 흐느꼈다.“제가 언니의 심기를 건드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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