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움막은 사당 뒤 바위틈에 붙어 있었다. 세간이라고는 화로 하나, 그릇 몇, 벽에 걸린 낡은 활 한 자루. 십팔 년을 산 살림이 하룻밤 살림처럼 가벼웠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의 방이 아니라, 언제 죽어도 좋은 자의 방이었다.화롯불에 마른 뿌리차가 끓었다. 노인은 두 사람에게 그릇을 내밀고, 저는 마시지 않았다."그 밤 이야기를 해 달라 했지." 노인이 불을 보며 입을 뗐다. "눈부터 말해야겠구나. 초저녁부터 눈이 왔다. 발등이 묻히는 눈이었어. 그런 밤엔 늑대도 굴에서 안 나온다. 우리는 화덕에 겨를 넣고 일찍들 문을 닫았지. 사냥 나간 장정 서른을 빼면, 마을에 남은 건 아녀자와 늙은이, 그리고 아이들이었다.""정병 삼천은요." 운설이 물었다."삼천." 노인은 웃지 않았다. 웃음보다 오래된 것이 그 낯을 지나갔다. "삭월부가 다 긁어도 활 잡는 손이 오백이다. 그나마 절반은 사냥꾼이지 병(兵)이 아니야. 중원을 친다? 우리는 겨울을 나는 게 전쟁이었다."운설의 안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식었다. 재앙의 씨. 침략의 핏줄. 그녀를 묶어 온 말들의 밑동이 이 화롯가에서 삭고 있었다. 성읍의 집법당주가 마당에서 외치던 죄목들, 방에 적힌 글자들, 화톳불 가의 이야기들 — 그 모든 것이 딛고 선 바닥이 삼천이라는 숫자 하나였다. 그리고 그 숫자를 지어낸 붓이 어딘가에 있었다.선우현은 그릇을 든 채 움직이지 않았다. 기록을 외는 자의 낯이었다. 척후 보름, 정병 삼천, 국경 도발 세 차례. 그가 자란 집의 서고에서 몇 번이고 읽었을 글자들이, 화롯불 앞에서 하나씩 재가 되고 있었다."한밤에 잠이 깼다. 오줌이 마려웠는지 개꿈을 꿨는지, 그건 기억에 없어. 기억나는 건 이상한 고요다." 노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보게, 젊은이들. 낯선 것 수백이 마을을 에워싸면 제일 먼저 우는 게 무언지 아나.""개." 선우현이 말했다."개지. 삭월의 개들은 눈 밑의 쥐도 듣는다. 한데 그 밤에," 노인은 화로의 재를 부지깽이로 천천히 골랐다. "개들이 짖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7-04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