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anda / 사극 로맨스 / 설야팔부 (雪夜八部) / 80. 마지막 장 (간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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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마지막 장 (간수문)

Penulis: moominkiller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0 19:30:36

차는 식게 두는 것이 좋았다. 간수문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마셨다.

더운 것을 더운 채로 삼키는 자는 혀를 데고, 혀를 덴 자는 말이 급해진다. 급한 말이 사람을 몇이나 죽이는지, 집법당에서 마흔 해를 보낸 노인은 잘 알았다. 그래서 그는 찻잔에서 김이 다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검신이 들어섰다. 흰 등롱의 사자를 따라, 검도 없이, 빈 손목으로.

"닷새 만에 뵙는군." 간수문이 자리를 권했다. "앉으시게. 차가 알맞게 식었네."

선우현은 앉지 않았다. "낭독을 막으려 부르셨소."

"막다니." 노인은 서운한 낯을 지었다. 반쯤은 진심이었다. "청하려 불렀네. 읽어 주시게. 내일, 단 위에서, 원본 그대로. 한 자도 빼지 말고 — 한 자도 보태지 말고."

젊은 눈에 경계가 지나가는 것을 노인은 즐겁게 보았다. 목숨을 걸고 빼앗으러 온 것을 상이 먼저 내어 주면, 뺏으러 온 자는 제 손부터 의심하는 법이다. 간수문은 곁의 함을 끌어당겨 봉인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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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7화 — 찬 밥 한 그릇

    한겸은 문 너머에서 한참 기다렸다.안에서는 천 스치는 소리와 낮은 웃음이 급히 멎었다. 선우현이 문을 손바닥만큼 열었을 때 웃옷 매듭은 한 칸 어긋나 있었다.“급한 일이 아니면 해 뜬 뒤에 오게.”“사람들이 밤새 판결을 냈습니다.”운설이 뒤에서 머리를 묶으며 나왔다. 두 뺨의 열기는 찬물로 씻어도 다 가라앉지 않았다. 한겸은 보지 않은 사람처럼 젖은 장부만 내밀었다.고윤에게 내려진 형은 죽음이 아니었다. 열여덟 그릇의 이름과 지나간 몸을 모두 밝힐 것. 살아 있는 자를 직접 찾아가 자기 손으로 행한 일을 말할 것. 죽은 자의 뼈와 유품이 있는 길을 안내할 것. 어느 약도 만들거나 처방하지 못하며, 의원과 유족이 묻는 말에 빠짐없이 답할 것.마지막 줄에는 길이 끝날 때 다시 묻는다고 적혀 있었다. 기한 없는 용서도, 한 번에 끝내는 죽음도 주지 않은 판결이었다.사형을 주장한 유족 둘은 수결하지 않았다. 판결을 막지는 않되 자기 찬성으로 기록하지 말라고 했다. 한겸은 그들의 빈칸도 그대로 두었다. 황실 판관은 죄수를 여러 고을로 데리고 다니는 형은 전례가 없다고 반발했다.“전례대로 묻어 버려서 이 장부가 생겼소.” 연화가 말했다.고윤에게 길 안내를 받은 마을은 그를 재우고 먹일 의무가 없었다. 머물 곳은 감시인들이 마련하고, 끼니는 고윤이 약초를 다듬거나 짐을 나른 품삯으로 사게 했다. 의술은 금했지만 상처 난 사람을 보고도 모른 체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의원에게 위험을 알릴 수만 있고 손을 대지는 못했다.“살리겠다는 핑계로 다시 몸을 고르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운설이 그 줄을 읽었다. 고윤에게는 칼보다 깊이 박힐 금지였다.“달아나면?” 선우현이 물었다.“한겸과 유족이 고른 감시인 셋이 함께 갑니다. 고윤이 길을 잊으면 장부가, 장부가 거짓이면 길 사람들이 고칠 겁니다.”운설은 명주 이름을 찾았다. 형을 지키는 사람에도, 용서를 청할 사람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명주가 거절했어요?”“아비의 형을 딸에게 지키게 하지 말라고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6화 — 다시 닫힌 문

    문빗장이 내려가자 선우현은 운설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낮에 한 말부터 끝내야 했다. 운설은 등잔을 탁자 끝에 옮기고 젖은 겉옷을 벗었다. 선우현이 받아 걸어 주려 하자 그녀가 놓지 않았다.“당신은 자꾸 존중한다는 말 뒤에 숨어요.”“알고 있다.”“제가 위험한 곳에 갈 때 막지는 않으면서 혼자 죽을 자리부터 찾아가고, 연도하와 말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밤에야 질투한다고 하고.”“막으면 네 뜻을 빼앗을까 두려웠다.”“그 두려움 때문에 당신 마음을 제가 짐작해야 했어요.”운설이 옷을 놓았다. 바닥에 젖은 천이 무겁게 떨어졌다.“당신이 무서운 것도, 화난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전부 제가 물어서 꺼내야 해요?”선우현의 턱이 굳었다. 검을 잃은 날보다 더 오래 침묵했다.“널 잃을까 봐 두렵다.”“그건 알아요.”“연도하가 네 손을 잡고 있으면 떼어 놓고 싶다.”운설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건 처음 들었고.”“네가 돌아오리라 믿으면서도, 돌아오기 전에 그가 본 네 얼굴을 내가 모른다는 게 싫다. 네가 혼자 물속에 들어갈 때마다 따라가 붙들고 싶고, 그러지 못한 밤에는 네가 내 곁에 있다는 걸 새벽까지 확인하고 싶다.”마지막 말이 방 안의 공기를 바꿨다. 운설은 그제야 젖은 속신이 차갑다는 것을 느꼈다. 선우현의 시선이 얼굴에서 목으로, 물기 어린 쇄골로 내려갔다가 억지로 올라왔다.“왜 억지로 참아요?”“네가 화가 났으니까.”“화난 것과 원하는 건 함께 있을 수 있어요.”운설이 먼저 다가갔다. 그의 옷깃을 잡아당겨 입술을 부딪쳤다. 처음에는 따지는 입맞춤이었다. 선우현이 받으려 하자 한 번 물러나 숨을 고르게 했고, 그가 기다리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깊게 파고들었다.“하아…….”억눌린 숨이 둘 사이로 새었다. 선우현의 손이 운설 허리를 감쌌다가 멈췄다.“말해.”“더 가까이.”그 한마디에 팔이 단단히 조여 왔다. 운설의 등이 문에 닿았다. 선우현은 상처 난 어깨로도 그녀를 밀어붙이려다 얼굴을 찡그렸다. 운설이 놓치지 않고 그를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5화 — 검신에게 묻지 않은 판결

    “고윤을 죽일까요?”첫 물음은 일곱 살 아이에게서 나왔다. 아비가 그릇 수레를 끌다 죽었다는 아이였다. 어른들은 아이를 끌어내려 했으나 선우현이 막았다.“네가 묻고 싶은 게 그것뿐이냐?”아이는 한참 입술을 씹었다.“죽이면 우리 아비가 어디 묻혔는지 알 수 있어요?”“모를 수 있다.”“살려 두면요?”“말하게 할 수는 있다. 거짓말할 수도 있고.”“그럼 검신께서 정해 주세요.”아이의 어머니가 달려와 입을 막으려 했다. 선우현은 그녀에게도 물었다.“저 아이가 내린 답을 따르겠소?”여자는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일곱 살 아이에게 아비의 죽음을 갚을 결정을 떠맡길 생각은 없었다.“못 따릅니다.”“그러면 아이의 물음은 들으되 판결의 짐은 어른들이 나눠 져야 하오.”선우현은 아이를 빈 의자에서 내려오게 했다. 아이가 죄인을 살린 아이나 죽인 아이로 평생 불리지 않을 자리로 돌려보냈다.무한 회장 사람들의 시선이 선우현에게 모였다. 칼이 없어진 뒤에도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같았다. 누구 하나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죽고 살 일을 잘라 주기를 바랐다.선우현은 가운데 의자를 비워 둔 채 그 옆에 섰다.“정하지 않겠다.”곳곳에서 욕설이 터졌다. 책임을 피한다는 말, 제 손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깨끗한 체한다는 말이 날아왔다. 선우현은 받아쳤다.“맞소. 나는 한때 묻지도 않고 정했고, 그 칼 아래 죽은 이들이 있소. 그래서 다시 정하지 않겠다는 말만 하면 편할 줄 알았소.”운설이 회장 뒤에서 그를 보고 있었다. 전날 그녀가 한 말이 선우현의 등을 밀었다. 침묵도 때로 자기 몫을 피하는 길이라는 말이었다.그는 빈 의자 앞으로 걸어갔다.“형은 내가 정하지 않겠소. 하지만 내가 아는 죄는 내 입으로 말하겠소.”선우현은 처음 죽인 사람 이름부터 불렀다. 무한 검당의 명을 받고 목을 벤 도적, 나중에야 굶은 농부였음을 안 사내. 월하에 미쳐 운설을 쫓던 밤 다리를 끊어 물에 빠뜨린 사람들. 이름을 몰랐던 자는 생김새와 장소를 말했다. 한겸이 옆에서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4화 — 상단주의 빈 길

    설로상단 깃발이 장터 바닥에 깔렸다.연도하는 그 위에 서지 않았다. 젖은 장부 세 권과 수레패 열두 개를 깃발 위에 내려놓고, 상단 사람들 맞은편 맨바닥에 앉았다.“내가 병인을 옮긴 길부터 말하겠소.”마부와 창고지기, 길에서 사람을 잃은 식솔들이 둘러섰다. 연도하는 스무 해 전 고윤에게 받은 봉함 상자 수를 밝혔다. 상자라 믿고 운반한 것이 여섯, 사람이 들었다는 걸 안 뒤에도 옮긴 것이 셋이었다.장터가 들끓었다.“알고도 실었다고?”“길이 끊기면 북방 약재가 못 내려온다는 말을 믿었소.”“누가 그 길 주인이었는데!”“나였소.”연도하는 고윤이나 황실 이름 뒤로 숨지 않았다. 오른손을 다친 뒤 왼손으로 쓴 장부를 펼쳐 수익까지 읽었다. 봉함 수레 한 대마다 받은 은, 그 돈으로 넓힌 창고, 그 창고에서 다시 생긴 이문이 줄마다 이어졌다.늙은 수레꾼이 물었다.“그럼 오늘 창고 셋을 물에 넣은 걸로 갚았습니까?”“아니오.”“깃발을 내렸으니 끝났습니까?”“끝났다고 말하러 나온 것이 아니오.”연도하는 서쪽 소금길의 문권을 내놓았다. 봉함 수레가 지난 길과 그 뒤 생긴 이문을 피해자와 식솔들이 나눠 갖게 하겠다고 했다. 상단주 자리도 내놓되 계산이 끝날 때까지 도망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자리만 버리고 홀가분해지겠다는 셈 아닌가?” 연화가 물었다.“그래서 길가 작은 창고 하나만 내 이름으로 남겨 두려 하오. 거기서 장부를 받고 욕을 먹겠소.”“먹여 주는 사람은요?”“내가 벌어야지.”웃음 몇 줄기가 나왔지만 곧 가라앉았다. 용서하는 웃음은 아니었다. 한때 손가락 하나로 천 대 수레를 움직이던 자가 하루 끼니를 걱정하게 된 꼴을 확인하는 소리였다.마부들은 빈 깃대 아래 다시 설지 고르게 되었다. 절반은 떠났다. 세 사람은 길 식솔 모임으로 옮겼고, 두 사람은 연화의 약재 창고를 돕겠다고 했다. 늙은 수레꾼과 젊은 수레꾼은 어디에도 이름을 쓰지 않았다.떠나는 마부 하나가 수레패를 둘로 부러뜨려 깃발 위에 놓았다. 그의 아우는 봉함 수레를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3화 — 왕관 둘

    황실 봉인이 찍힌 붉은 종이가 물그릇 위로 펼쳐졌다.황실 판관은 월하 조각을 모두 수도 약방으로 옮겨 보호하겠다고 했다. 아래에는 조각 주인 여덟의 이름 대신 병인 여덟이라고만 적혀 있었다.혈비의 신하도 푸른 문권을 내놓았다. 삭월 왕가가 조각을 맡아 북방 성지에 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이름이 적혀 있었으나 수결 자리는 맨 아래 작았다. 가장 위에는 혈비의 왕인이 크게 찍힐 자리부터 비워져 있었다.“둘 다 보호를 말하는군.” 여리가 붉은 종이를 읽었다.“둘 다 우리한테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안 물었고.” 진눈이 피리를 무릎에 놓았다.판관이 말했다.“병인이 위험을 판단할 수 없으니 나라가 대신해야 하오.”누리가 소매를 걷었다. 살 안에 남은 푸른 쇳조각이 빛났다.“이것 때문에 제 정신까지 없어졌습니까?”“그 힘이 다시 날뛰면 마을 하나가 잠긴다.”“그럼 마을 사람과 함께 정하죠. 수도 얼굴도 모르는 어른 혼자 말고.”마르간은 붉은 종이 한 귀퉁이를 접었다. 조각을 가지고 서쪽으로 돌아가겠다는 자기 조건이 어디에도 적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황실 약방에 가면 내 그릇을 언제 돌려주나?”판관은 병이 나을 때까지라고 답했다.“누가 나았다고 정하지?”“의원이 정한다.”“그 의원이 당신이라면 나는 평생 병인이겠군.”흑요는 삭월 문권을 들었다. 자기 이름 옆에 왕실 칼이라고 덧붙인 획을 손톱으로 긁었다.“내가 다시 혈비의 칼이 되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까?”혈비는 그 글을 처음 보았다. 신하를 나무라기 전에 흑요에게 답했다.“없다.”“그런데도 왕인은 찍으려 했지요.”혈비의 손이 빈 인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황실과 다른 문권을 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것은 옳으리라 믿은 순간이 드러났다.혈비는 자기 신하가 내민 왕인을 받지 않았다. 푸른 문권에 적힌 이름을 처음부터 읽었다. 더운돌의 아내와 누이는 남편 이름 뒤에 딸린 식솔로 묶여 있었다. 묵할멈 이름은 글을 못 읽는 여인이라 줄여 적혀 있었다.“누가 썼느냐?”기록관이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412화 — 어느 이름으로 설 것인가

    회장 한복판에는 의자가 셋 놓였다.첫째에는 피해자, 둘째에는 죄를 함께 지은 자, 셋째에는 증거라 쓴 나무패가 걸렸다. 명주는 어느 자리에도 앉지 않았다.“사람 하나를 셋으로 찢어 놓고 어디에 앉을지 고르라니 편리하네요.”황실에서 온 판관은 고윤이 딸의 몸을 강제로 쓴 때만 물으려 했다. 그렇게 적으면 황실은 미친 의원 하나에게 속은 셈이 되었다. 삭월 신하는 명주가 흑요 조각을 삼킨 뒤 일만 묻고 싶어 했다. 왕가가 만든 그릇의 세월은 지울 수 있었다.운설이 빈 의자 세 개를 한 줄로 붙였다.“한 자리에 앉혀요. 물을 때마다 어느 때인지 함께 적고.”판관이 붓을 세웠다.“고명주는 열세 살에 월하수를 받아들였는가?”“받아들인 적 없습니다. 잠든 사이 아버지가 넣었습니다.”“스무 살에는 흑요의 조각을 삼켰는가?”“제가 청했습니다.”“그 힘으로 두 관졸의 팔을 부러뜨렸는가?”“한 사람은 제가 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정무가 제 몸을 움직였습니다.”목발을 짚은 관졸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왔다. 전날 명주에게 값을 적게 한 사내였다.“내 팔은 이 여자가 밀어 부러졌소.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이 여자 목에 쇠고리를 걸었소. 판관 나리는 그건 왜 묻지 않습니까?”판관이 눈을 찌푸렸다.“명에 따른 집행이었다.”“그 명을 내린 쪽은 자리에 없고, 맞선 사람만 셋 중 하나를 고릅니까?”관졸은 피해자 의자에 목발을 기대고, 죄를 함께 지은 자 의자에 자기 이름패를 놓았다. 명주를 용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같은 날 한 사람이 피해를 입히고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자리로 보여 주었다.정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내 아우가 사람을 해쳤다고?”“그날 저를 물에 처넣으려는 손을 막았습니다. 허락은 묻지 않았어요.”명주의 가슴 안에서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무가 다시 두드렸다. 두 숨째에 왼손이 떨렸으나 명주는 손가락을 펴지 않았다.“오늘은 제 입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판관이 비웃었다.“그럼 죽은 자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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