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윽—’단종은 순식간에 관리의 허리춤에 꽂혀 있던 칼을 빼 들었다.차가운 칼날이 그대로 무당의 목을 겨누었다.순간, 집무실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래, 어디 더 말해보거라.”단종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네 목숨을 걸고도 할 말이 남아 있는지, 어디 한번 들어보자꾸나.”날카로운 어투에도 무당은 두려워하기는커녕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저를 죽이시려거든 죽이십시오. 허나 그러신다 한들, 제가 아뢴 말까지 사라지는 것은아니옵니다.”“뭐라!”단종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관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나는 이자의 말을 한마디도 믿을 수 없구나. 하니 이자를 당장 하옥하라.”“예?”“하옥하라 하였다!”단종의 서늘한 시선이 관리를 향했다.“그리고 명심하거라. 앞으로 또 한 번 이따위 허황된 고변으로 중전을 의금부에 불러세운다면, 그때는 그대 또한 엄히 문책할 것이다.”“……명심하겠사옵니다.”지우는 아무 말 없이 어두운 얼굴로 단종을 바라보았다. 단종은 그런 지우의 손을 꼭 잡고집무실을 나서려 했다.그때 뒤에서 무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중전마마, 잊지 마십시오. 중전마마로 인해 결국 전하께서도 위험해지실 수 있습니다.”단종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단종은 잡고 있던 중전의 손을 놓고 무당에게 다시 한마디 하려 몸을 돌렸다.그러나 중전이 가만히 단종의 손을 다시 잡았다.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전하, 그냥 가시지요. 이 정도로 하셨으면 충분합니다.”단종은 지우의 말에 마음을 추스르고는 지우와 함께 집무실을 나갔다.두 사람은 궁으로 돌아가는 동안 그 어떤 말도 나누지 않았다.단종은 지우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 차마 무어라 말을 건넬 엄두가 나지 않았다.지우 역시 무당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한참을 말없이 걷던 지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전하, 만약에 말입니다.”지우가 잠시 머뭇거리다 단종을 바라보았다.“만약 그 무당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때는 어찌하실
Last Updated : 2026-08-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