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겸이 죽던 밤, 백문우는 사람보다 봉투를 먼저 회수하라고 했다.“오늘 제가 사라지면, 백문우 원장부터 찾으세요.”강변 성당 앞.간호사 유란은 인사도 없이 휴대폰 전원을 끄고 배터리까지 분리했다.도겸과 이록은 건너편 차 안에서 주변을 지켜보고 있었다.“병원에서 연락하면 안 됐습니까?”“7층 직원 전화는 원장실에서 봐요.”유란이 코트 안에서 낡은 근무표를 꺼냈다.1년 전 3월 11일.하겸이 죽던 날의 야간 근무표였다.원래 근무자는 3명.오후 8시 40분, 원장실 지시로 2명이 갑자기 빠졌다.7층에는 유란만 남았다.“밤 10시쯤 하겸 씨가 왔어요.”하겸은 생식의학센터 표식이 붙은 갈색 봉투를 가슴에 안고 있었다.유란을 보자마자 달려와 물었다.“온사율이라는 이름을 아느냐고 했어요.”“뭐라고 답했죠?”“대답 못 했어요.”“왜요?”“S-01은 이름으로 부르면 안 되는 기록이었으니까.”“하겸은 뭐라고 했습니까?”유란의 목소리가 떨렸다.“언니의 아이가 여기 있다고 했어요.”그 말의 진위는 아직 확인할 수 없었다.다만 하겸이 죽기 전부터 S-01과 나를 연결해 추적했다는 정황은 됐다.“그다음은요?”“엘리베이터가 열렸어요.”검은 양복의 남자가 내렸다.하겸은 그를 보자 비상계단으로 뛰었다.남자는 바로 쫓지 않았다.먼저 복도 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그곳에는 백문우가 서 있었다.공식 퇴근 시각은 오후 7시 10분.하지만 밤 10시에도 그는 7층에 있었다.“원장이 하겸을 기다린 겁니까?”“아니요.”유란이 고개를 저었다.“봉투를 기다렸어요.”“어떻게 압니까?”“백 원장이 그 남자한테 말했어요.”유란은 그날 들은 문장을 그대로 옮겼다.“사람은 놓쳐도 된다.”“서류는 안 된다.”성당 종이 울렸다.하겸은 사람이었고, 봉투는 증거였다.태강은 무엇을 살릴지 이미 정해두었다.“봉투 안을 봤습니까?”“아니요. 하겸 씨가 뛰다가 종이 한 장을 떨어뜨렸어요.”“S-01 이동 승인서였어요.”“수혜자 이름도 봤어요
Last Updated : 2026-07-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