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라는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껏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어머니였다. 그러나 그 존재가 이토록 가깝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조금 있으면 발표가 있을 거예요, 유모. 제 진짜 이름을요.” “압니다. 폐하께서 미리 언질을 주셨지요. 오늘 같은 날이 오다니… 공작 부부께서도 하늘에서 기뻐하고 계실 겁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엘로라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발표는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이루어졌다. 칼리안이 단상 위에 올라 손을 들자, 연회장 안의 모든 소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의 목소리가 넓은 홀 안에 낮고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짐은 한 가지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수백 개의 시선이 다시금 그에게로 쏠렸다. “지금껏 황궁에서 사생아라는 오명을 쓰고 살아온 엘로라 그레이스는, 사실 선제의 숨겨진 자식이 아니다.” 웅성거림이 일었다. 엘로라는 입술을 꾹 깨물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레이스 대공가의 유일한 후계자이며, 대륙 최고의 대마법사였던 헬레네 그레이스와, 페델리안 그레이스 대공의 친딸이다.” 숨죽인 정적이 홀을 가득 채웠다. “귀족들의 견제를 피해, 선제께서는 그녀를 자신의 숨겨진 자식으로 위장해 지켜오셨다. 오늘, 그 진실을 대륙 전역에 공표하며, 짐은 엘로라 그레이스를 그레이스 대공가의 정식 후계자이자 대공녀로 인정한다.” “……!!” 여기저기서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몇몇 귀족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를 은근히 무시해왔
Last Updated : 2026-08-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