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09. 뒤바뀐 판

Author: 비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6 17:00:00

칼리안이 검을 고쳐 쥐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그러실 수 있을까요.”

후작이 손을 들자, 어둠 속에서 무장한 사내들이 무더기로 나타났다.

“폐하께서 여기까지 오신 건 예상 밖입니다만, 상관없습니다. 여기서 두 분 다 사라지면, 오히려 깔끔하겠군요.”

엘로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설마, 여기서 우릴 죽이려는 거예요?”

“어차피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칼리안이 그녀를 자신의 등 뒤로 완전히 숨겼다.

“내 몸에 손 하나만 대봐. 제국 전체가 후작가를 멸문시킬 거다.”

“그 전에 손을 쓰면 될 일이죠.”

후작의 신호와 함께, 사내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칼리안이 검을 휘두르며 맞섰지만, 수적으로 열세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어둠 저편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참, 재미있는 상황이네요.”

낯익은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5. 태후의 계략

    방 안의 기운이 점점 강해지자, 칼리안이 다급히 엘로라를 뒤로 잡아끌었다. "…위험해. 일단, 물러서." "하지만, 이게 무슨 반응인지 알아봐야." 그때, 수정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아르멜이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정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엘로라 님의 존재를 인식하고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세드릭이 조심스레 물었다. "위험한 반응은, 아니었던 겁니까." "확신할 순 없지만, 공격적인 기운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가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엘로라는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낮게 중얼거렸다.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무섭기보다는, 뭔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느낌." 칼리안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살피며 물었다. "정말 괜찮은 거야?" "네, 이제 괜찮아요." 아르멜이 다시 문자들을 살피며 낮게 말했다. "조금 더 해독을 진행해보겠습니다. 재앙의 정체와, 그것을 완전히 봉인할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칼리안이 낮게 고개를 끄덕이며, 방 안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4. 그레이스 대공가의 정체

    왕궁에 도착한 일행은, 곧장 아르멜이 찾아낸 개국 초기의 도면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 부분입니다. 지금은 창고로 쓰이는 구역인데, 원래 도면에는 훨씬 더 깊은 구조로 그려져 있습니다." 칼리안이 도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물었다. "확실한가." "연대가 다른 두 도면을 비교해봤습니다. 후대에 와서, 일부러 지워진 흔적이 명확합니다." 세드릭이 낮게 덧붙였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 구역의 존재를 숨기려 했다는 뜻이겠군요." 일행은 곧장 해당 구역으로 향했다. 낡은 창고 문을 열자, 먼지 쌓인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여기, 정말 뭔가 있는 걸까요." 엘로라가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물었다. 아르멜이 벽면을 꼼꼼히 살피다가, 낮게 외쳤다. "여기, 이상한 틈이 있습니다!" 벽 한쪽에, 미세하게 다른 결의 벽돌이 눈에 띄었다. 칼리안이 그것을 조심스레 밀어보자, 낮은 삐걱임과 함께 벽 일부가 서서히 옆으로 밀려났다. 그 뒤로, 아래로 이어지는 어두운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찾았다." 세드릭이 낮게 중얼거리며, 횃불을 밝혀 들었다.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3. 은밀한 밀담

    이튿날, 칼리안은 곧장 왕궁으로 향할 채비를 서둘렀다. "지하 서고라니, 그런 게 존재한다는 얘기는 나도 들어본 적이 없어." 세드릭이 지도를 살피며 낮게 말했다. "왕궁 설계도를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구역이 있다면, 아주 오래된 도면에나 남아 있을 겁니다." "국립 문서보관소에, 개국 초기의 설계도가 남아 있을 거야. 그걸 찾아봐." 아르멜이 낮게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엘로라는 은빛 열쇠를 목에 걸린 작은 주머니에 소중히 담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 열쇠가, 정말 그 봉인을 열 수 있는 거라면." 로웰이 몹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가씨, 부디 무리하지 마세요. 헬레네 님의 편지에도, 분명 위험할 수 있다는 암시가 있었잖아요." "알아요. 그래도, 이제는 정말 끝까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칼리안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낮게 말했다. "함께 가자. 너 혼자 짊어질 일이 아니야." 엘로라는 그 다정한 말에 옅게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가 담긴 주머니를 두 손으로 꼭 쥐었다. 그때, 에녹이 다급한 얼굴로 서재로 뛰어들어왔다. "큰일입니다. 태후궁 쪽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됐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2. 상자의 비밀

    로웰은 늦은 밤 갑작스레 찾아온 두 사람을 보고,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가씨, 폐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엘로라가 다급히 물었다. "유모, 혹시 제가 어릴 때 가지고 있던 낡은 상자, 기억나세요?" 로웰의 표정이 순간 흔들렸다. "…상자라니요." "분명, 나무로 만든 작은 상자였어요. 안에, 뭔가 소중한 게 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 로웰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기억하고 계셨군요." 칼리안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 상자가, 지금 어디 있지." "제 방, 오래된 궤짝 안에 보관해두었습니다. 헬레네 님이, 절대 함부로 열지 말라고 당부하셨거든요." 엘로라의 눈이 커졌다. "헬레네 님이, 직접 남기신 거예요?" "네. 아가씨를 맡기시던 그날, 저에게 함께 건네주셨어요. 때가 되면, 아가씨께 전해드리라고 하시면서." "그런데, 왜 지금까지 말씀 안 해주셨어요?" 로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죄송해요. 언제가 그 '때'인지, 저도 확신이 서질 않아서요. 자칫, 이르게 열었다가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어요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1. 본격적인 해독

    저택에 도착하자, 남아 있던 이들이 안도와 걱정이 뒤섞인 얼굴로 일행을 맞았다. 칼리안은 곧장 아르멜과 세드릭을 서재로 불러, 가져온 서책들을 정리하게 했다. "시간이 없어. 최대한 서둘러 해독해야 해." 아르멜이 서책들을 하나하나 펼쳐보며, 낮게 말했다. "헬레네 님의 필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급해진 걸 보니 뭔가 쫓기듯 기록하신 것 같습니다." "내용은." "봉인 방식과, 그레이스 가문의 오래된 역사에 대한 기록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다만, 뭔가." 아르멜의 표정이 무겁게 굳었다. "가장 마지막 서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레이스의 진짜 힘은 핏줄이 아니라, 대대로 지켜온 것에 있다.'" 칼리안이 낮게 눈을 좁혔다. "지켜온 것이라니."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문장 다음 페이지가 통째로 뜯겨 있습니다." 세드릭이 서책을 살피며 낮게 중얼거렸다. "누군가, 일부러 뜯어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칼리안은 뜯겨나간 페이지의 흔적을 손끝으로 짚으며, 낮게 물었다. "누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짐작 가는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60. 조급해지는 마음

    저택으로 돌아가는 여정 내내, 마차 안은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했다. 엘로라는 무릎 위에 헬레네의 서책을 올려둔 채, 몇 번이고 같은 페이지를 반복해서 읽고 있었다. '진짜 열쇠는 그레이스의 피가 아니라...' 칼리안이 그녀의 곁에서,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 아르멜과 세드릭이, 나머지 서책들도 함께 살피고 있으니까." "…네. 그런데, 자꾸 마음이 급해져요." "왜, 뭔가 걸리는 게 있어?" 엘로라는 손목의 옅어진 문양을 내려다보며, 낮게 입을 열었다. "제 힘이 열쇠가 아니라면, 대체 뭐가 진짜 열쇠일까요. 그리고 그게, 저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걸까요." 칼리안은 그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나도, 아직은 모르겠어. 하지만 함께 찾아가면 되지." 엘로라는 그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늘, 이렇게 곁에 있어줘서." 마차 밖으로, 벨하른을 벗어나는 국경 표지판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다른 마차에서는, 에녹이 여전히 말없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세드릭이 그 곁에 앉아,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으신 겁니까." "…버틸 만합니다. 그보다,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