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잿빛 회상 속 너를 만나다.: Chapter 21 - Chapter 30

65 Chapters

EP 21. 냉혹한 현실로 돌아오다

동물원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싱가포르 중심가에 위치한 스위소텔 스탬포드 호텔로 들어섰다. 화려한 대리석 로비를 지나 안내받은 방 문을 열자, 놀랍게도 그곳에는 유진의 캐리어와 짐들이 이미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두 사람은 욕실로 향했다. 불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뜨거운 온수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하얀 물김과 수증기가 가득 차올랐다. 샤워기 아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며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서로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젖어든 유진의 새하얀 나신 위로. 요스케의 커다란 구릿빛 손길이 격렬하게 훑고 내려갔다. 물줄기와 땀방울 그리고 은밀한 타액이 뒤섞여 두 사람의 살결 위로 투명하게 흘러내렸다. 서로의 살을 짓이기는 손길은 관능적이면서도 지독하게 애달팠다. 이 온기가 끝나면 다시 차가운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이 두 사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요스케는 유진을 뒤로 안은 채 세면대 위에 올려 밀어붙었다. 그녀의 은밀한 곳을 커다란 두 손으로 움켜쥐고. 그녀의 가장 깊은 성문 안까지 단단하게 치받으며 거친 호흡을 토해냈다. 뜨거운 물 안개 속에서 두 사람의 신음이 외설적으로 일렁였다. 그들은 호텔 반대편 건물. 예전에 두 사람이 함께 근무했던. 바로 그 본사 건물에서의 회의 시간을 정확히 10분 남겨두고. 서로의 품에서 서로를 놓지 못하고 짐승처럼 탐닉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갈 듯한 마지막 포옹이었다. 오전 10시 정각. 짙은 어둠 속 녹색의 바다였던 정글과 하얀 안개 속 샤워실에서의 격정이 완벽하게 씻겨나간 시간. 눈이 부실 정도로 차가운 화이트 조명이 쏟아지는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회의실 안으로 들어온 두 사람은 차갑고 냉정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완벽하게 핏(Fit) 된 그레이 수트와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단정한 챠콜 원피스와 우아하게 하나로 묶은 긴 머리. 서로의 온몸을 적시며 울부짖던 야수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6년 전처럼 두 사람은 철저하게 차가운 가면으로 무장한 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3
Read more

EP 22. 소유욕의 발현

철컥ㅡ.문이 잠김과 동시에.요스케의 거대하고 단단한 신체가 유진을 벽면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도망칠 틈 따위는 없었다.숨결이 닿기도 전에 그의 뜨거운 입술이 유진의 입술 위로 난폭하게 덮쳐왔다.“음, 읍……!”유진의 얇은 블라우스 위로 그의 단단한 가슴팍이 무겁게 압박해 왔다.화장실 바깥쪽의 발걸음 소리와 인기척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요스케는 유진의 숨통을 끊어놓을 듯 집요하고 짙게 타액을 섞어 들어갔다.마침내 바깥이 고요해지자.그가 거칠게 입술을 떼어냈다.하얗게 질린 유진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동자는 질투와 분노로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그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유진을 매섭게 노려봤다.“너…… 저 밖에 박 상무와 아무 관계 아니지?”치밀어 오르는 모욕감.유진 역시 지지 않고 헤이즐넛 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그를 매섭게 노려봤다.“당신이랑 쉽게 잤다고 내가 모든 상사들과 자는 여자로 보이나요?”상처와 오기가 뒤섞인 유진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그 순간, 요스케의 뇌 속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이성이 완전히 전소된 남자의 얼굴이 미칠 것처럼 일그러졌다.그가 유진의 뺨을 거칠게 감싸 쥐며 울부짖듯 뱉어냈다.“쉽다고? 네가 쉬웠다면……… 우린 절대 헤어지지 않았어.”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진심.그 단 한마디가 유진의 가슴을 사정없이 후벼팠다.단단히 걸어 잠갔던 감정의 둑이 터지며 유진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울음이 터진 유진의 얼굴을 보며 요스케는 다시 참지 못하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거칠고 난폭하게 정복해 들어갔다.“널…… 증오해. 날 버린 널……… 죽이고 싶을만큼. 여전히 미치도록 사랑해……”이번에는 자비가 없었다.유진의 가냘픈 허리를 부서져라 안아 올리며 그는 유진의 부드러운 아랫입술을 잔인하게 물어뜯었다.콕 찌르는 통증과 함께 비릿한 핏방울이 터져 나왔다.마치 이 여자는 영원히 제 것이라는 지독하고 외설적인 소유의 낙인을 찍듯.그는 유진의 입술을 짓이기고 거칠게 빨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4
Read more

EP 23. 상사의 성희롱

마리나 베이의 지독했던 마지막 저녁 식사가 끝났다.화려한 황금빛 조명이 전면을 채운 플러튼 호텔 로비 1층.사방이 통유리로 채워진 개방된 공간에서.셀러 측 일본 담당자들을 향한 형식적인 감사 인사가 오갔다.유진은 단정한 무채색 수트의 깃을 바로잡으며 매끄러운 비즈니스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번에 귀사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일본 측 실무자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화답했다.“내일 오전 8시 30분 비행이시죠. 몇 시간 안 남았네요. 편한 귀국길 되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 다음 월요일에 협의안과 계약서 이메일로 송부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팔로우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형식적인 멘트가 끝남과 동시에.유진의 시선이 실무 담당자들의 등 뒤편으로 가만히 굴러갔다.그곳에는 그림자처럼 거대하게 군림하고 서 있는 남자, 류 요스케가 있었다.유진은 찰나의 순간 그의 묵직한 검은 눈동자에 시선을 맞췄다.이내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는 무감각한 얼굴로 가볍게 목례를 건넸다.그렇게…… 남들이 보기에 가장 완벽하고 건조한 작별 인사로 모든 출장 일정의 마침표를 찍었다.레스토랑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또 다시 박 상무의 추악한 성희롱이 뻔뻔하게 시작되었다.억지로 2차로 이어진 호텔 바의 술자리에서 얼큰하게 취한 척 주정을 부렸다.급기야 유진의 가느다란 어깨를 부등켜안으며 온 체중을 실어왔다.소름 끼치는 불쾌감이 온몸의 피부를 자극했다.하지만 이빨을 꽉 물고 짜증을 가라앉힌 채 그를 호텔 방까지 밀어 넣듯 안내했다.철컥 문이 열리자마자.유진은 박 상무를 침실 쪽으로 거칠게 밀어넣으며 차가운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지금 12시 30분이니까 새벽 4시 30분에 알람 드리겠습니다. 그럼 쉬세요.”유진이 뒤돌아서려는 찰나.풀어진 넥타이를 쥔 박 상무가 침대에 걸터앉아 음흉하게 비죽 웃었다.“나… 아내랑 이혼 소송 중인 거 알지?”“네. 소문 들었습니다.”“솔직히 너한테 내가 기회 주는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4
Read more

EP 24. 지독한 애증

콰르릉ㅡ.그 단어가 도화선이 된 듯.요스케의 이성의 끈이 완전히 찢겨 나갔다.“윽……!”요스케는 유진의 가녀린 두 어깨를 커다란 손으로 움켜잡고 그대로 거칠게 침대 위로 밀어버렸다.매끄러운 시트 위로 유진의 몸이 사정없이 나동그라졌다.곧바로 요스케의 단단한 몸이 그녀의 전신을 빈틈없이 가두며 덮쳐왔다.순간 유진이 발버둥 치며 그의 가슴을 거칠게 밀어냈다.“아윽……!”유진의 저항에 요스케는 완전히 미쳐버렸다.그는 유진의 가느다란 두 손목을 커다란 손으로 으스러질듯 움켜잡더니 그대로 머리 위 침대 헤드로 거칠게 처박아 그녀를 완벽하게 결박했다.피가 통하지 않아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려갔다.요스케가 붉은 눈의 짐승처럼 울부짖었다.“어쩌라는 거야? 정리하겠다고 했잖아. 근데 그렇게도 못하게 하면서. 나 보고 어쩌라고…… 지난 4년을 내가 어떤 맘으로 견뎠는지 알아? 아니, 널 만나고 지난 10년이 얼마나 지옥이었는 지 알아!!!”사내의 피 맺힌 절규가 방 안의 공기를 진동시켰다.가슴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통증.“나는 쉬웠을 것…… 같아요? 당신이 그때 날 못 알아봤으면 좋았을 걸.”남자의 짙은 검은 눈동자가 순간 거대한 분노와 충격으로 세차게 들끓었다.“……….뭐?”“나 당신 만난 거 후회해요. 당신을 몰랐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면, 내 인생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살았을 텐데. 아니, 당신은 왜 그런 미저리(Misery) 같은 여자와 사랑을 한 거에요. 그 여자한테 얼마나 잘 했으면 저렇게 당신에게 집착하는 건데……!!!”독기와 질투가 뒤섞인 유진의 무자비한 난도질.요스케는 당장이라도 유진을 물어뜯어 죽일 것처럼 무섭게 노려봤다.하지만 유진은 멈추지 않았다.“날 사랑할 때처럼…… 그렇게 그 여자랑도 사랑했어요? 아닌가? 더 뜨거웠겠네요. 자그만치 13년을 사랑했는데.”찌아아악ㅡ!더 이상 한마디도 용납할 수 없었다.요스케는 무자비한 손길로 유진의 실크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그대로 찢어발겼다.얇은 천 조각이 순식간에 바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

EP 25. 첫 이별의 이유

보르네오 섬의 산다칸.광란의 풀문 파티에서.완전히 체력이 소모된 채 그대로 쓰러지듯 잠들어 버린 여자.요스케는 그녀를 품에 안고 함께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이미 객실 복도로 아침 햇살이 슬며시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푸른 달빛이 일렁이는 무인도에서의 미치도록 뜨거웠던 격정의 여운이 온몸에 고스란히 남아 요스케를 들뜨게 만들었다.그저 본능적으로 육신이 반응했고 그녀를 먼저 알아봤다.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운명이라는 알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그래서 그녀와 함께 할 자신의 새로운 시작에 그는 가슴이 터질 듯 설렜다.하지만 자신의 객실 문 앞을 바라보는 순간.그의 걸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서늘할 정도로 차갑게 질린 싸늘한 표정.그의 여자친구가 유령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그녀의 유난히 핏기 없는 얼굴은 마치 그를 찾아 온 형벌 같았다.요스케는 심장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애써 담담한 척 차갑고 쌀쌀맞은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어떻게 온 거야?”그녀는 초점 없는 눈으로 요스케의 헝클어진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느리게 입술을 뗐다.“당신 어머님께 물어봤어. 당신 어디 있는지……”그 말을 듣는 순간, 요스케의 미간이 깊게 일그러지며 거친 한숨이 터져 나왔다.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지독한 피로감과 환멸.그는 그녀의 어깨 너머 복도벽을 바라보며 건조하게 내뱉었다.“우리…… 헤어진 거 잊었어?”그녀의 시선이 요스케의 쇄골에 남은 미세한 흔적에 닿았다가 떨어졌다.그녀는 요스케의 구겨진 셔츠 깃을 잡으려는 듯 위태롭게 손을 뻗었다.하지만 요스케가 반 보 뒤로 물러서자 손가락이 허공에서 파르르 떨렸다.“화 난 거 이해해. 다시는 당신 힘들게 안 할게.”요스케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냉소적인 실소가 새어 나왔다.“내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내가 어디 있는지까지 묻고 여기까지 날 쫓아와 놓고, 날 힘들게 안 할 거라고.”“그건…… 당신이 연락이 안 되니까, 걱정돼서…… 암튼 나 바뀔게. 기회를 줘. 나…… 변한다니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

EP 26. 집착의 그녀

지옥 같은 6시간이 흘렀다.산다칸의 낡고 낙후된 병원 응급실.사방을 감싼 차가운 백색 가림막과 비릿한 소독약 냄새.응급실 병상 위에서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그녀는 신경안정제 20알과 테킬라를 마셨다.물론 치사량은 아니었다.하지만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침대 맡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는 요스케의 전신에는 소름 끼치는 오한이 돋았다.그녀가 무서웠다.남아 있는 일말의 미련마저 깨끗하게 쓸려내려가는 기분이었다.잠시 후.텅 빈 눈동자로 일어나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녀.그는 더욱 더 단호하고 처절한 말투로 애원했다.목소리가 잘게 떨렸다.“나…… 놔 줘. 부탁할게.”목숨을 내던진 자살 소동 앞에서도.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이별을 고하는 요스케의 단호함에.그녀의 텅 비어 있던 눈동자에 순식간에 시뻘건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짝ㅡ!고요한 병실 안을 찢는 파열음과 함께 요스케의 고개가 돌아갔다.그녀가 온 힘을 다해 그의 뺨을 후려쳤다.요스케의 볼 위로 순식간에 붉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부풀어 올랐다.비릿한 피맛이 입안에 감돌았지만, 요스케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눈빛은 여전히 서늘하게 굳어 있었다.요스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섰다.그리고 굳게 결심한듯.병실 침대 아래 얼음처럼 차가운 응급실 회색 타일 바닥 위로.툭, 자신의 무릎을 꿇었다.자존심마저 전부 내려놓은 채.오직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절하게 애원했다.“헤어져 줘. 나…… 진짜로 이제 너와는 다시 시작 못해. 나 정말로 너와 끝났어.”“오늘 새벽…… 당신이 504호에서 나온 이유…… 때문이야?”그 질문이 떨어지는 순간, 요스케의 심장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 어떤 변명도 인정도.그녀에게는 또 다른 광기의 불씨가 될 것임을 알았기에.요스케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말해. 그 사이에 딴 년이 생긴 거냐고?”그녀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하얀 병실 벽에 부딪혀 고막을 찔렀다.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Read more

EP 27. 행복했던 923호

6년 전.철없던 24살의 신입 엔지니어였던 유진과 팀의 팀장이었던 32살의 요스케는.한 여자의 일생에 가장 큰 축복이어야 했던 신성한 결혼식에서.그 여자의 비극을 마치 조롱하듯, 비참하게 울고 있는 그녀의 등 뒤에서.파멸의 사랑을 나누고 그녀의 결혼식장을 잔인하게 파쇄해 버렸다.그리고 다시 세나이의 한적하고 밀폐된 방.소피텔 923호로 돌아왔다.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세계는.도덕도 상식도 죄책감도 완전히 소멸해 버린 진공 상태와 같았다.자신들이 무너뜨리고 처참하게 망가뜨린 한 여자의 피눈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오직 서로의 살결에서 풍기는 지독하게 달콤한 체취에 취해.두 사람은 이성의 통제력을 완전히 내려놓은 채.깊고 깊은 정욕의 늪으로 빠져 있었다.그것은 완벽한 타락이었고 서로를 향한 지독한 중독이었다.넓은 침대 위.요스케가 유진의 가냘픈 신체를 자신의 거대한 품에 안은 채,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뭐 할래?”유진은 남자의 실크처럼 부드럽고 단단한 맨살 위로.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완전히 포개며 나직하게 속삭였다.살과 살이 맞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온몸의 신경을 아찔하게 자극했다.“아무 것도 안하고 이렇게 당신 몸 위에 누워 있을래요. 아무 것도 안 입고 이렇게 주말 내내. 우리 밥도 룸서비스로 시켜먹어요.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갈거야.”외부 세계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겠다는 고립의 선언.요스케는 자신의 품에 매달려 있는 유진을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그의 흑색 눈동자 가득 꿀이 흐르듯 열망이 넘실거렸다.요스케는 참지 못하고 유진의 이마와 콧날 붉은 입술 위에 끊임없이 키스를 퍼붓고 또 바라보았다.자신의 가슴팍에 부드러운 턱을 괴고, 헤이즐넛 빛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여자의 모습이 지독하게 매혹적이었다.요스케는 구릿빛 손가락을 움직여 유진의 초콜릿처럼 매혹적인 머리카락을 끊임없이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 주었다.한 가닥의 머리카락마저 소중하다는 듯한 다정한 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Read more

EP 28. 죄책감의 유예

콰르릉ㅡ.그 순간, 요스케의 머릿속을 지배하던 마지막 이성의 끈이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남자들?!”순간 그녀의 단어가 그의 소유욕을 완전히 미치게 만들었다.번뜩ㅡ.요스케는 누워 있던 상체를 용수철처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그리고 유진의 하얗고 가냘픈 둔부를 두 손으로 바스러뜨릴 듯 움켜쥐었다.핏줄이 터질 듯 불거진 엄청난 악력으로 유진의 골반을 통제한 채, 그는 허리를 아래에서 위를 향해 무자비하게 쳐올렸다.유진의 성벽 안쪽, 가장 깊숙하고 민감한 궁의 입구 끝까지 단숨에 사정없이 뚫어버리는 난폭하고 깊은 결합이었다.“너…… 이러면 혼나.”속살이 찢어질 듯이 깊숙하게 들이치는 거대한 부피감에.유진은 고개를 뒤로 꺾으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밀려드는 번개 같은 황홀경에 눈물이 고인 채로.요스케의 단단하고 넓은 어깨를 붙잡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렸다.“혼내 주세요. 나…… 혼나고 싶어요.”“아…. 유진…… 넌 악마야.”요스케는 유진의 가느다란 허리 바스러져라 안아 올리며.폭포처럼 요동치는 정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부짖듯 고함을 내지르며 속도를 높였다.푹, 푹, 퍼억ㅡ 살과 살이 사정없이 조여들며 터지는 파선음이 침대를 뒤흔들었다.“나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요스케는 유진의 목덜미와 쇄골을 입술로 거칠게 짓이기며.소유욕 가득한 너무도 애절한 고백을 사정없이 쏟아냈다.“사랑해. 사랑해…… 유진. 널 다시는 네 품에서 놓지 않을 거야. 절대로! 4년을 후회했어. 그 날 널 혼자두는 게 아니었는데. 널 놓으면 안됐는데…… 미치도록 후회했어.”살과 살이 가차 없이 교착하는 진득한 파동이 어둠을 완벽하게 집어삼켰다.두 사람은 마침내 자신들이 완성한 파멸의 낙원 속으로 서로를 부수며 깊이 가라앉았다.지독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방 안.여전히 데일 듯한 열기가 무겁게 잔존해 있었다.칠흑 같은 암흑이 내려앉은 공간.두 사람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얽혀 있었다.유진은 요스케의 거대하고 넓은 품에 안겨 있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Read more

EP 29. 은빛 운명선

옅은 은빛 달빛이 침대 위를 나즈막히 적시고 있었다.요스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정욕의 불꽃이 다시금 짙게 타올랐다.어둠 속에서도 뚜렷하게 느껴지는 남자의 거친 숨결.그는 유진의 뺨을 감싸 쥐고, 그녀의 이마 위에 자신의 뜨거운 입술을 가만히 맞추었다.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영혼 깊숙이 새기는 깊고 농밀한 각인이었다.이내 그의 두터운 손이 서늘한 공기를 가르고 유진의 가냘픈 손을 찾아 쥐었다.그는 유진의 마디마디 사이로 손가락을 얽어 넣으며 빈틈없이 손깍지를 맞잡았다.정면으로 바라본 요스케의 눈빛을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나에게 온 거…… 후회 안하게 해 줄게요.”오만하리만큼 매력적인 그녀의 한마디. 그는 유진의 얇은 허리를 감싸 안아 자신의 단단한 가슴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살결과 살결이 부딪히며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가 피어올랐다.“후회 안 해. 너에게 안 왔다면. 난 오늘 밤 심장이 뜯어졌을 테니까.”간절한 속삭임과 함께, 요스케는 맞잡고 있던 손을 느리게 펼쳐 보였다.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사내의 손바닥 한가운데.그의 은백색 흉터가 선명히 드러났다.그는 더욱더 강렬하게 유진의 하얀 손가락 사이사이로 자신의 두꺼운 손가락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두 사람의 뜨거운 살결이 빽빽하게 맞물렸다.맞잡은 손바닥 위로.그의 은빛 흉터의 굴곡진 감촉이 유진의 얇은 피부로 그대로 각인되듯 전해져 왔다.유진은 잠시 그와 단단히 맞물려 있던 손깍지를 슬며시 풀었다.스으윽ㅡ.유진은 달빛이 은은하게 번지는 어둠 속에서 그의 손바닥을 홀린 듯 바라봤다.도드라진 은색 흉터가 마치 단 하나의 운명선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펼쳐 그의 눈앞에 나란히 대어 보였다.“당신 흉터 때문에, 우리 손금이 진짜 비슷해 보여요.”요스케의 깊은 시선이 유진의 하얀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진짜였다.사내의 손바닥을 거칠게 찢어 놓은 흉터의 선이 유진의 손바닥 한가운데 새겨진 매끄러운 운명선이 기막힐 정도로 비슷해 보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Read more

EP 30. 사내연애의 조건

스위소텔 923호의 헝클어진 흰색 침구 위로.새벽의 차가운 기운이 커튼 틈새로 아슬아슬하게 새어 들고 있었다.요스케는 유진을 금방이라도 부서뜨릴 듯 거세게 끌어안았다.땀에 젖은 어깨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그가 유진의 가느다란 목덜미에 깊게 얼굴을 묻은 채.미안함이 짙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나직하게 속삭였다.“우리…… 한동안은 비밀연애 해야 할 것 같은데……”죄책감과 갈망이 얽힌 그 목소리에 유진은 피하지 않고 똑바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알아요. 각오했어요.”“미안해. 만나자마자 너에게 떳떳할 수 없어서.”머리로는 완벽히 이해했다.타당한 처사였다.그럼에도 가슴 한구석이 찌르르하게 서운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감춰진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상실감.그래서 자존심을 세운다고 더 세게 나갔다.그에게 제 서운함을 한 조각도 들키지 않겠다는 듯.더 차갑고 가차 없는 표정으로 그를 마주했다.“괜찮아요. 난 상관없어요. 그럼 하는 김에 제대로 비밀 연애 하죠.”요스케의 칠흑 같은 흑색 눈동자가 의아함과 불안함으로 단단하게 굳어졌다.“………제대로 어떻게?”“주중에는 저에게 딱 회사 상사로만 있어주세요.”“뭐?”“그리고 우리는 딱 주말에만 봐요. 연락도 주말에만 하고.”그 순간, 요스케의 잘생긴 얼굴 위로 지독한 서운함과 당혹감이 서늘하게 스쳐 지나갔다.그의 흔들리는 얼굴을 목격하자마자, 유진은 묘한 희열에 기분이 좋아졌다.사내의 서운함의 크기가 곧 자신을 향한 집착의 깊이임을 알았기 때문이다.괜한 승리감에 취해 유진은 그를 더 가차 없이 몰아세웠다.“주중 동안은, 팀장님 딱 평소 때 하던 대로, 그리고 전 어차피 선임과 일하는 게 편하니까, 저에게 막내 엔지니어에게 하듯이 아예 눈길도 주지 마세요. 그리고 퇴근해서도 연락하지 마세요. 나 기숙사라 보는 눈 많아요.”요스케의 각진 턱관절이 바짝 조여들며 그가 낮게 신음했다.“그렇게…… 하는 게 편하다고?”“네.”그의 붉게 충혈된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그 상처 입은 야수 같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
PREV
123456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