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불을 끈 다음, 그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분노도, 원망도 없이. 그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묘한 그리움만이 그녀를 살아있게 했다. 그리고 온갖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심장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여전히 뛰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그를 위해서일지도 모르고, 분명 그녀 자신을 위해서일 것이다.***가브리엘은 약속을 지켰다. 전화도, 문자도, 찾아오지도 않았다. 그는 엘레오노르가 요청한 휴식 기간을 거의 군대식으로 엄격하게 지키며, 아주 작은 접촉이나 시도조차 삼갔다. 매일 아침,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고, 그녀와 이야기하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매일 아침, 그는 그 충동을 억눌렀다.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일에 몰두하며, 그녀가 남긴 공허함을 채울 수 없는 일들로 하루하루를 채웠다.처음 몇 주 동안 그는 버텼다. 치료와 독서, 그리고 다짐에 매달렸다. 플로렌스 델마스의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존중이란 타인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당신에게 고통을 주더라도." 그는 고통받았지만, 존중했다.그러다 어느새 미처 눈치채지 못하게 무언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특정한 사건 때문도 아니었고, 나쁜 소식 때문도 아니었다.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듯한 피로감, 그의 결심의 틈새로 스며드는 좌절감 때문이었다. 그는 변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요구한 모든 것을, 아니 그 이상을 해냈다. 내면의 악마와 맞서 싸웠고, 상담사 앞에서 울었고, 직장을 잃었고, 명예를 훼손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떨어져 있자고 했고, 그 떨어져 있는 시간은 점점 작별 인사처럼 느껴졌다.그러고 나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어 버렸다.
Zuletzt aktualisiert : 2026-08-31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