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의 등장에 미주는 눈을 더 크게 떴다.
펄럭이는 천 사이로 드러난 갑옷 같기도, 신발 같기도 한 단단한 무언가.
그건 두꺼운 종아리를 지나 정확하게 무릎까지 감싸고 있었고, 마치 어제 보았던 남자의 눈처럼 붉은 보석이 장식처럼 박혀있었다.
“칼.. 칼데론..!”
오르테아스의 떨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
정말 그였다.
블랙 셔츠 위에 걸친 시커먼 망토는 커다란 키보다 훨씬 더 길었고, 방금 막 내리친 벼락이 손바닥 위에서 멈춘 듯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미주를 향했다.
“겁먹었네?”
“당.. 당신이 왜...” “내 표식이 새겨진 건, 다 내 거니까.”얼떨떨했다. 내 거? 내가 왜? 지 멋대로 표식을 새겨놓고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생각했다.
지금의 상황을 정리해 보면...
심연수옥에 갇힌 칼데론은 탈출했고, 그 복수를 위해 딸인 세쟈르를 겁탈하러 왔다가 하필 나를 만난 것.
덕분에 나는 벼락에 맞아 불에 탄 시체가 되어버릴 뻔했는데.... 그런 나를 구하러 왔다고? 왜? 대체 왜?
가장 이상한 건 아르켈 쪽의 반응이었다.
모두가 겁을 먹은 표정이었다. 고작 한 사람을 두고 수많은 표정들이 똑같았다.
“눈 좀 감지.”
아니 아니, 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지금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굉장히 궁금하거든요.
“말 한번 더럽게 안 듣네.”
네네.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딱 봐도 1대 100? 1000?
자신 있으니까 오신 거 맞죠? 불에 탄 시체가 두 구가 되는 건 아니겠죠?
쾅! 쾅! 쾅!
보다 못한 오르테아스가 창을 휘두르며 벼락을 내리꽂았다.
미주와 칼데론을 정확히 겨냥한 벼락이었으나, 그 빛들은 모조리 칼데론의 손바닥 위로 모여들더니 수십의 병사들을 향해 던져졌다.
“으아악..!”
“윽!”병사들의 비명도 끔찍했지만 세쟈르의 비명은 고막을 찢을 기세로 꺄아아악! 터져 나왔다.
그제야 미주가 질끈 눈을 감았다.
눈좀 감으라는 그 말을 진작에 들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면서.
오르테아스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칼데론, 아르켈 제국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냐.”
“지금은 기운이 좀 딸려서.” “저.. 저....”반항기 어린 칼데론의 대꾸에 오르테아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도 몰랐지만, 그는 사실 속으로 다행이라 여겼다.
둠바스와의 전쟁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다. 그들은 무자비하고, 악랄하며,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세로 달려드니까.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까지 제물로 바쳐 심연수옥에 가두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탈출한 거지?
그곳은 생명을 담보로 한 감옥이라, 천년이고 만년이고 열리지 않는 마지막 선택지였는데.
“근데, 오르테아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감히 이 칼테론의 표식을 무시해?” “표식을 그리 중히 여겼었던가?”미주의 머리 위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살벌하게 울렸다.
“풉, 삼천 년을 사신 분이 이리도 앞뒤가 달라서야.” “어쩌겠는가? 계속해 볼 텐가?”왕 노릇은 참으로 쉽지 않다, 지금 오르테아스의 마음은 딱 그러했다.
칼데론이 꼴 보기 싫어 죽겠는데 또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그 티를 내진 못해 턱을 바짝 치켜들어야 하고.
“이래서 니들이 역겨워.”
“뭐라?” “고작 내 낮잠 터였단 이유로 말 같지도 않은 명분을 보태서는, 이 작고 가여운 인간에게 벼락을 내리고 있잖아?” “마족의 기운이 들끓는 기둥이니까..! 그래서 그 주변엔 풀 한 포기 피어나지 않으니까!”미주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정답을 몰랐다. 대게 마족은 나쁜 쪽이고 천계가 그 반대잖아.
근데 이쪽 세계 스토리는 전개가 왜 이래? 정말 그따위 이유로 날 죽이려고 한 거야?
실망이에요 오르테아스 님. 나잇값을 이렇게 못하셔서는.
“그러니까 고상한 척하지 말고 얌전히들 지내라고, 확 다 쓸어버리기 전에.”
나쁜 놈 맞네. 나쁜놈 맞아.
죄 없는 병사들을 죽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래도 구해줘, 응? 나부터 어떻게 좀 해달란 말이야.
칼데론은 미주를 포박한 밧줄을 풀어주었다. 마치 자신의 마음속 외침을 듣기라도 한 듯.
그것도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오직 손가락의 까딱거림으로만.
“감...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내뱉고도 잔뜩 긴장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이대로 칼데론이 떠나버리면 잔뜩 화가 난 오르테아스가 제 몸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것 같아서.
“겁이 많군.”
“네..?”칼데론은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미주의 몸을 가뿐하게 들어 올려 품에 안았다.
아르켈 제국의 모두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차면서.
“그... 저를 왜... 안아 주시고 막... 갑자기 이러시면....”
“내 거니까.”그의 몸이 공중으로 스르륵 떠올랐다. 중력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한 미주는 눈을 꼭 감고 그의 셔츠 자락을 움켜쥐었다.
“아, 오르테아스. 나를 수장한 대가는 반드시 받으러 오지.”
칼데론의 마지막 말과 함께 바람이 불었다. 아니, 바람의 수준이 아닌 거센 폭풍이 불었다.
미주는 눈을 감고 있어 미처 보지 못했지만, 칼데론은 검은 회오리와 함께 그들의 시야에서 단숨에 사라져 버렸다.
기분 좋은 이삿날,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둘.하지만 그보다 더 큰일을 겪어와서 그런지, 분노에 오래도록 사로잡힐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근데, 무슨 전기 충격기 한 방에 그렇게 맥없이 쓰러지세요?”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저절로 눈이 감겼단 말이다.”피식 웃음이 나버렸지만, 그 웃음을 싹 사라지게 만든 건 잔상처럼 떠오르는 흉측한 물건이었다.“아, 짜증 나. 자꾸 그 자식 고추가 생각나요.”칼데론이 눈을 좁히며 미주를 흘겨보았다. “불쾌해지려고 하는데.” “아뇨...! 미친놈이 고추에다가 구슬을 막 박아놨더라니까요? 징그러워! 으악!” “멍청한 자식, 구슬은 뒷 구멍에 넣으라고 있는 것인데.”이럴 땐 입을 다물어야 한다. 장단을 맞춰주는 순간 말은 현실이 되어버리니까.잠시 후 도착한 새로운 보금자리. 커다란 침대 위에 누운 칼데론의 표정이 만족스러워 보였다. 더 이상 발이 삐져나오지 않는 넉넉한 크기. 미주가 특히나 신경 쓴 부분이었다.“이제야 편안하군.” “일어나요. 짐 정리해야 해요.” “네 집인데, 네가 하는 것이 응당하지.”세차게 두드려 맞고 나서야 두 팔을 걷어 올린 칼데론.하지만, 짐 정리는 정작 절반도 하지 못했다.성인 용품이 가득 든 박스가 열리는 순간, 분위기가 야릇하게 변해버렸기 때문.정말로 했던 말이 현실이 된 것처럼, 애널 비즈를 엉덩이에 품은 미주는 이사 박스를 지탱하고 엎드린 채 앙앙거렸다.“하, 아흑, 오자마자 이게 뭐예요..." “말했지 않느냐. 구슬은 엉덩이에 넣는 거라고.”그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 밖으로 삐져나온 손잡이가 세차게 흔들렸다.티셔츠는 벗지도 못한 채 그저 가쁜 숨을 몰아쉬는데, 미주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저번처럼 갑자기 빼면 안 돼요, 네?” “다리나 더 벌려보거라, 음핵이 얼마나 커졌는지 확인해야겠으니까.”앞뒤가 꽉 들어찬 구멍. 거기에 음핵까지 자극이 더해지자, 허벅지 사이로 투명한 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응, 으응
이번에도 박홍식은 그저 웃었다.실실 웃으며 바지 버클을 풀어내 보란 듯이 성기를 꺼내드는데, 그 순간 미주가 꺄악!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버렸다.흉측해도 너무 흉측했다.여러 개의 구슬이 박혀있는 귀두는 언젠가 야동에서 본 것처럼 해바라기 모양을 띄고 있었고, 끝에서는 쿠퍼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어딜 가. 가기 전에 한 번만 하자.”눈깔마저 제정신이 아닌 듯 돌아 있는 모습. 재수 없게도, 박홍식은 미주의 신음 소리를 듣기 전부터 저질스러운 변태 성욕자였고, 매일 같이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에 회까닥 돌아버린 것.그동안 잠잠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미주가 혼자 있을 때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하지만 칼데론은 미주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고, 이렇게 이사까지 결정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래서 급한 마음에 일단은 저지르고 말아버렸다. 너무도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 대체 얼마나 죽여주는 명기이길래 밤마다 난리 법석인 건지. 미주와 칼데론이 집을 비운 날에도 그는 매일매일 환청을 들었다.미주가 좋다고 자지러지는 소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애꿎은 리얼돌만 정액으로 채웠단 말이다. 이건, 범죄이기 이전에 복수였다.자신을 미치게 만든 건 처음부터 이 계집이었으니, 죗값을 톡톡히 물으며 쾌락까지 얻을 수 있는 나만의 복수란 말이다.“어떻게 해줄까? 애무부터 해줘야 물이 나오겠지?”아니! 상상만 해도 역겨워 돌아버릴 것 같아. 하, 군주님. 저 어떡해요..? 이 새끼 눈깔이 이상하단 말이에요..! 보통이 아닌 것 같단 말이에요!“저, 저기요... 제발... 제발 이러지 마시고, 바지부터 좀 입으시라고요..!”“왜? 갈대홍한테는 매일 같이 벌리면서, 나한테는 대주기 싫어?”“그럼 좋겠냐? 이... 이... 개 같은 변태 새끼야!”퍽!두꺼운 손바닥이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미주는 그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개 같은 자식, 그동안 내가 얼마나 엿 같은 상황을 버티고 버티며 지내온 줄 알기나 해?너 같은 찌질한 새끼
그날 이후, 채널은 정말 눈에 띄게 성장했고 심지어 광고 제안도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음식, 화장품은 물론 고가의 전자제품까지. SNS로 수익을 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사랑이 돈까지 가져다주게 된 상황이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대신, 이상한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디는 늘 비슷했다. ‘bigboy’라는 단어에 언더 바나 숫자가 붙은 형태들.└ 미주는 큰 물건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오빠도 열심히 노력 중이야.└ 한 남자랑만 하면 질리지 않아? 오빠는 개방적인 마인드라 상관없는데.└ 딱 봐도 물은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커지면 좀 힘들겠지?신고와 차단으로 대응해도, 계속해서 다른 아이디를 파고 와 민망한 댓글을 다는 자식. 설마, 옆집 남자 박홍식인가?그런 의심이 들긴 했지만, 또다시 의미 없는 신고를 하고 머리 아픈 조사를 받긴 싫었다. 그것보다는 이사를 가는 방법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아칲; 월세 계약도 한참이 지나 자동 연장으로 이어가던 중이었으니까.결심이 서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부동산으로 향해 집을 보러 돌아다니고 청년 주택 대출도 알아보고. 그 결과, 이번엔 좁은 오피스텔 대신 빌라로 결정됐다. 넓고 깨끗한 신축 투룸. 둠바스 성에 비하면 여전히 거지 같고 좁아터진 곳이었지만, 칼데론의 마음에도 나름 흡족한 집이었다. “내일이면 이 오피스텔도 안녕이에요.”“아쉽군.”“거짓말하지 마세요.”칼데론은 생각했다. 미주는 확실히 둠바스에서 지낼 때보다 똑똑해졌다고. 그땐, 고작 오골계 한 마리에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대던 멍청이였는데. 지금은 하나부터 열까지 보호자처럼 굴어대는 모습이 나름 대견하기까지 했다. “보금자리가 조금씩 커지다 보면, 언젠가 둠바스 성처럼...”“꿈 깨십시오! 대통령도 그런 성에서는 못 사십니다.”***이사 당일. 이삿짐센터 직원들은 정신없이 짐을 나르기 시작했고, 미주와 칼데론 역시 두 팔을 걷어 올리곤 마지막 정리에 한참이었다. 짐이 거의 빠져나갔을 무렵, 활짝 열
칼데론은 미주의 골반을 꽉 움켜쥐고는, 제 성기를 품은 뒷구멍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귀여운 주름들이 옴찔옴찔 달라붙는 감각도 황홀한데, 딱 봐도 좋아 죽겠다며 몸부림을 치는 나의 것.마음 같아서는 뿌리 끝까지 욱여넣고, 보지를 다룰 때처럼 박아주고 싶었으나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정확하게 가능한 깊이로만 삽입한 채 찌걱, 찌걱. 푹. 푹.“하, 어, 어떡, 응, 읏, 아...!”실로 미칠 것 같은 쾌감에 미주의 상체가 무너져내렸다. 덕분에 한층 더 높이 떠오른 엉덩이. 박으면 박을수록 요망한 보지에서 흘러내린 단물이 허벅지를 타고 떨어져 내렸다.“성기가 하나라 아쉬운 밤이군.”진심이었다. 만약 제게 성기가 둘이었다면, 앞과 뒤를 동시에 꽉 채우고 박아댄다면 얼마나 짜릿하고 황홀할까. 아쉬운 대로 한 손을 뻗어 예민해진 음핵을 사정없이 굴려주었다. 무너졌던 상체가 순식간에 떠오르더니, 침대 헤드를 애처롭게 붙잡았다.“하아아아앙..! 좋아아, 좋아서, 너무 좋아서...!”금방이라도 넘어갈 것 같은 숨, 온몸이 터질듯한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차올랐다.젖가슴과 음핵을 제멋대로 유린하며 박아대던 중, 미주의 몸이 크게 경련하며 부르르 떨렸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미주에게는 몸이 반으로 갈라질 것 같은 엄청난 힘이었다.“읏, 가, 가버려....!”아랫배에 힘이 바짝 들어간 순간, 뜨거운 물줄기가 터져 나왔다. 항문 역시 성기를 끊어먹을 듯 조여대는 턱에, 더는 피스톤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마침 펄펄 끓어오른 사정감도 터지기 직전이었고.“오늘은 엉덩이로 받거라.”“아아아앙, 앗.. 아아악..!”뜨거운 정액 줄기가 항문 안을 가득 채울 기세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주는 온몸을 발발 떨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와, 이곳으로도 섹스라는 게 가능하구나. 오르가즘을 느끼는 게 가능한 거구나.처음 겪어본 애널 섹스는 생각보다 짜릿했다. 그건 아마, 상대가 칼데론이라서 그런 거겠지. 그래서 뭘 하든 만족스러움을 넘어 머릿속이
카드 기록, 그리고 CCTV. 앞으로 일주일 간 집에 없었다는 증거는 그것만으로도 확실할 것이다. 이 정도면 미안했던 감정마저 사라질 정도로 찌질한 새끼.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복이라던데, 우리는 아마, 서로가 이웃 복이 지지리도 없는 거겠지?“티브이에서 보았다. 5성급 호텔.”“가요! 5성급! 제가 쏠게요!”처음으로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에게 감사했다.유산이라도 안 남겨주셨으면 어쩔 뻔했어? 솔직히 펜션은커녕, 지금쯤 칼데론과 무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생각해보니 제주도 여행을 떠난 것도 그 유산이 들어왔기 때문이었고. 그리고, 혼자 벌어 혼자 먹고살기도 바빴던 시절이었다면 아마 사랑 같은 건 우습게 버렸을 테다. 이십 년이 넘도록 사랑이 밥 먹여주냐. 그 말이 희대의 명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으니까. 아무튼, 아버지라는 분. 일단은 고맙습니다. 덕분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요. 만약 제 통장이 예전처럼 텅텅 비어있었다면 죄도, 사람도, 현실도, 인생도. 모든 걸 미워했을 겁니다.***호텔 생활은 그야말로 문란함 그 자체였다. 몸에 걸쳐진 가운은 눈만 마주치면 벗겨지기에 바빴고, 미주와 칼데론은 세상에 오직 둘만 남은 듯 서로를 갈구했다.그리고 오늘은,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 침대 위에 엎드린 미주의 입에서는 아찔한 교성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동시에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칼데론의 눈동자가 흠뻑 젖은 엉덩이 사이를 뚫어지게 응시했다.“읏, 하아, 멈추지 마요, 으앙, 군주님...!”이미 요란한 분수를 한참이나 터뜨린 뒤, 그의 손끝이 뒷구멍 주름을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아흐, 거기는, 아앙..!”이미 손가락은 수도 없이 들락날락 한 곳.기다란 검지가 꼭 닫힌 입구를 지그시 누르며 조금씩 비집고 들어갔다. 엉덩이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폭신한 베개를 꽉 움켜쥔 손은 애처로웠다.“오늘은 이곳을 제대로 느껴볼 생각이다.”“네..? 하아... 그게 무슨...”그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몰
기분 좋게 주차장을 벗어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팔짱을 끼고 밀착된 몸. 누가 봐도 좁은 공간, 그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자다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고는, 아무것도 못 먹고 출발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먹고 싶은 거 없어요?”“있다. 미주 보지.”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라면 아니면 보지. 둘 중 하나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니까.띵!도착음과 함께 문이 열리고, 복도를 가로질러 현관문 앞에 섰을 때. 미주와 칼데론은 누구도 도어락을 열지 못했다.현관문 앞에는 A4용지 하나가 붙어 있었는데, 내용은 홍주로그 계정이 캡처된 이미지 아래 손글씨로 또박또박 적은 문장이었다.「마지막 경고야. 한 번만 더 좆같은 소리로 내 잠을 깨운다면, 그땐 보지랑 가슴을 도려내겠어. 사람이 잠을 못 자면 어떻게 미쳐가는지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 각오해.」눈물이 맺힐 만큼 서늘했다. 칼데론은 말리기도 전, 1203호 문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고 주먹으로 쾅쾅쾅.미주는 팔을 붙잡아 매달리며 말려봤지만, 아무래도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울먹였다.“하지 마세요. 경찰에 신고할게요. 제발 그만해요. 제발...”그때, 당당하게 열린 현관문.옆집 남자 박홍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초인종 누를 줄 몰라? 사람 한번 지랄맞게 부르네. 썅.” “문 앞에 적어놓은 말을 그대로 읊어보거라.”“눈깔 없어? 어제도 씨발 한숨도 못 잤다고. 이 섹스에 미친 좆같은 새끼들아.”어제? 어제는 집에 없었는데? 게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후 얼마나 조심하고 눈치를 봤는데. 미주의 목소리가 쩌렁하게 울렸다.“어제요? 저희 어제 집에 없었거든요?”“지랄하지 마. 오빠, 오빠. 오빠. 새벽 내내 더 세게 박아 달라고 염병을 떨어댔잖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둘이 있을 땐, 늘 군주님이라 부르는데? 특히나 섹스할 때는 더더욱이 말이다. 이제야 제대로 살펴본 눈동자는 무언가에 취한 듯 흐릿하게 풀려있었고, 미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