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수십 대가 이연희를 향해 들리는 순간, 최무겸은 웃었다. 자기 결혼식에서 옛 연인이 폭주한다는 그림이 완성됐다는 듯했다. 그는 신부의 허리에 두른 팔을 풀고 사회자에게서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하객석의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연희는 그의 손부터 보았다. 초음파 사진 뒷면에 ‘처리 완료’라고 적었던 바로 그 손이었다.“하객 여러분, 잠시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분은 재단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입니다.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많이 다쳤고, 최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내 이름도 소개해. 전 직원 말고, 네 아이 엄마였던 이연희.”연희의 대답에 앞줄에서 누군가 헛기침했다. 무겸은 마이크를 쥔 채 짧게 한숨을 쉬었다.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도 그는 그렇게 웃었다. 배 앞에 무릎을 꿇고 ‘우리 공주님 둘, 이제 아빠 하나 잡아서 평생 부려 먹어’라며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아이가 사라진 날에는 그 입으로 ‘네 선택’이라 말하더니, 오늘은 그녀의 슬픔을 병명처럼 하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연희야, 여기서 이러면 네게 좋을 게 없어. 무슨 말이든 따로 듣자.”“따로? 병원에선 내 대신 서명하고, 지금은 내 대신 정상인지 아닌지 발표해? 너희 집안은 남의 입 없애는 게 가업이냐?”하객 뒤편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둘이 통로를 따라 움직였다. 연희는 보았다. 무겸이 마이크를 든 손으로 가볍게 손짓한 직후였다. 꽃 장식 아래 비상구까지 사람들의 시선이 갈라졌고, 기자석 카메라도 방향을 틀었다. 연희는 쫓겨나는 모습이 기사 첫 장에 실릴 것을 알았다. 세아는 이미 그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다.“아, 진짜. 저 애 또 시작이네.”세아가 마이크 가까이 얼굴을 기울였다. 눈꼬리를 붉히는 솜씨가 대단했다. 금방이라도 울 듯 입술을 떨다가 무겸의 가슴에 기대며 하객들을 둘러봤다.“죄송해요, 여러분. 연희가 수술 뒤로 좀…… 제가 곁에서 챙겼는데도 자꾸 저를 원망해요. 오늘만큼은 제발 행복하고 싶었거든요.”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에 갖다 대고, 손등의 다이아
Last Updated : 2026-07-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