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루비 아워에서 매니저로 근무 중인 이솔은 요즘 상당히 난감했다.몇 년 동안 루비 아워에서 주간에 근무하면서 인간 손님들을 상대하는 이솔은 가장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뱀파이어는 지율 뿐이었다.지율은 언제나 밝고 친절하게 인사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누구보다 부드러웠다.그래서 이솔 역시 자연스럽게 지율의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다.반면 해일과 은재는—말 그대로 가끔. 일 년에 몇 번 볼까 말까 한 뱀파이어들이었고, 그마저도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다.특히 해일은 근처 건물에 사는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과는 전혀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아주 가끔 마주치는게 다였다.평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오히려 신비로울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상했다. 아니, 이상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이솔이 출근할 때, 루비 아워 출입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다거나, 이솔이 퇴근할 때, 지율과 함께 퇴근한다며 찾아 왔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일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까지도 그냥 타이밍이 겹쳤나 싶었다.그런데....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카페 앞, 주차장 입구, 심지어 분리 수거를 하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향할 때 조차 해일이 있었다. 심지어....“아, 이솔씨.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그 한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이솔은 마치 심장 깊숙한 곳을 누군가 건드린 것처럼 툭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심장이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이솔은 순간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자신에게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네는 해일을 바라보았다.해일은 예전처럼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도 아니고, 정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