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루비 아워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이솔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곧장 직원 휴게실로 뛰어 들었다.
자신의 사물함 앞에 서서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이솔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식은땀을 닦아낸 이솔은 해일이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무서웠어.....”
공포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란 적은 있어도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이솔은 사물함에 가방을 넣은 후 뒤로 돌아 벽에 잠시 기대 맞은 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솔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거칠게 몰아쉬던 숨은 다시 안정을 찾고 있었다.
직원 휴게실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이솔과는 다르게 해일은 세상이 무너진 듯 어깨는 축 쳐져 있었고, 고개도 떨구고 이솔이 사라진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율은 눈을 찡그리며 이솔이 사라진 직원 휴게실과 문 밖에서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해일을 번갈아 보고 무슨 일인지 대략 감이 잡혔다.
루비 아워 밖에서 서서 세상을 잃은 듯 한 해일의 처참한 모습을 지율은 웃어야 할지 그를 위해 위로를 해줘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 형....”
지율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방금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충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지율은 출입문을 열고 해일을 바라보며 충고를 하기 시작했다.
“해일형. 잠깐 여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 김매니저랑 인수인계 해야 하거든? 나 퇴근하면 그때 나랑 이야기 하자. 알았지?”
지율의 말에 해일은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말을 이어보려 입술이 몇 번 떨리더니, 금세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지율아.....”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내가.... 그렇게 무서워?”
그 한 마디에 지율은 가슴이 턱 하고 내려앉았다. 뭐라고 위로해줘야 할지, 어떤 말을 해줘야 상처를 덜 줄 수 있을지 입을 뗐다가 닫기를 몇 번.
그때—해일의 뒤편에서 은재가 여유롭게 건물의 코너를 돌며 걸어오고 있었다.
막 퇴근해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천천히 루비 아워 앞으로 걸어온 은재는 해일과 지율을 번갈아 보았다.
‘이거... 이거.... 무슨 일이 있었나 본데?’라고 생각하며 은재는 지율에게 물어보았다.
“지율 형... 무슨 일이야?”
은재의 질문에 지율은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하....”
은재는 한숨만 나오는 상황에 해일에게 몸을 돌렸다.
“해일 형, 곰곰이 생각 좀 해봐.”
그는 해일의 팔뚝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이렇게 곰처럼 큰 남자가... 그것도 평소엔 말도 없고 무심하던 뱀파이어가 갑자기 친절하게 확 다가오면, 안 무섭겠냐고?”
은재의 말투엔 장난기보다 현실적인 조언이 더 짙었다.
은재는 더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해일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 슬쩍 힘을 주어 바깥 쪽으로 끌어냈다.
“형, 일단 가자.”
은재가 낮게 말했다.
“지금 이렇게 문 앞에서 서성이면 김매니저 더 불편해져. 형 마음도 알겠지만.... 오늘은 그냥 나랑 집에 가자.”
그 말에 지율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맞아, 해일형.”
지율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집에 가 있어. 나는 카페 조금만 마무리하고 바로 갈게. 집에서 얘기하자, 응?”
해일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동자만 아래로 떨어졌고, 그 커다란 체격과는 다르게 한없이 작아 보였다.
결국 그는 은재가 잡아끄는 대로 터덜터덜, 시무룩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뒤돌아보려는 듯 고개가 한 번 움찔했지만, 은재가 “형~! 그만하고 가자!!” 하고 팔을 잡아 끌자 해일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따라나섰다.
지율은 두 뱀파이어가 골목 끝 모퉁이를 돌아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끝까지 지켜본 뒤, 천천히 루비 아워로 다시 발을 돌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직원 휴게실의 문이 열리며 이솔이 나왔다.
출근 전의 그 밝은 얼굴과는 상반되는 초최한 모습이었다.
놀람, 당혹감, 그리고 약간의 미안함까지. 하지만 들어올 때처럼 떨리지는 않았고, 숨도 어느 정도 고른 상태였다.
“김매니저,”
지율이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요즘 해일이형 때문에... 피곤하시죠? 미안해요.”
이솔은 지율의 얼굴을 보다가, 마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수십 개나 떠올랐지만 막상 어떤 것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사람처럼 입술을 한 번 다물었다.
“...괜찮습니다, 사장님.”
그녀는 억지로 평정심을 유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요즘 좀 피곤해서요.”
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을 아끼려는 이유도, 지금 굳이 깊게 파고들면 더 불편해질 것도 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요, 김매니저.”
지율은 일부러 평범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정리했다.
“그럼 오늘 매출 정산이랑 재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까요?”
이솔은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호흡이 안정되는 느낌이 차분하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아까의 그 심장 쿵쾅거림이 조금씩 잦아드는 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문쪽으로 움직였다. 고개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눈동자만 살짝— 그러다 문 밖이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일은 없었다.
그 사실에 이솔은 안도의 숨을 아주 작게 내쉬었다.
그런데, 그 안도 끝에 묘하게 남는 아쉬움이 있었다. 자신도 그 감정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왜 이러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서워서 뛰어들어왔던 건 분명한데, 막상 그가 사라져 있으니 어딘가 허전한 느낌까지 드는 자신이 낯설었다.
이솔은 막 처음 루비 아워에 입사한 후 해일을 마주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조용했고, 예의 바르고, 키도 크고 덩치까지 컸으나 둔해보이는 느낌이 아닌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한 부드러웠다. 전형적인 ‘해칠 것 같지 않은 뱀파이어’의 이미지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와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해진 건 아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서로 인사 몇 번 주고받았을 뿐.
그런데 갑작스럽게 거리를 좁히며, 그 커다란 체격으로,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며 다가온 그 순간— 이솔은 무서웠다.
그건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튀어나온 본능적 공포였다.
‘도망쳐.’
이성은 빨간 경고등을 켜며 쉼 없이 울렸다. 심장도, 다리도, 호흡도 도망가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이성과는 별개로..... 그 순간 곁눈질로 본 해일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의 겁먹은 반응에 상처받아 눈빛이 가라앉고, 어깨가 조금 내려가고, 커다란 덩치의 남자가 갑자기 시무룩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솔은 도망치면서도 그 표정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녀는 지율과 함께 인수인계를 마친 후, 이솔은 문 앞에 걸린 팻말을 ‘OPEN’으로 돌렸다.
딸칵— 익숙한 소리였다. 이제부터는 인간 직원들과 손님들이 몰려오는 시간.
루비 아워가 가장 바빠지는, 그래서 생각할 겨를도 별로 없는 시간이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느라 이솔이 고개를 들었을 때, 지율은 이미 외투를 챙기고 있었다.
“김매니저, 오늘 고생했어요. 나 먼저 갈게요.”
“네, 사장님.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지율은 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가더니 밖으로 나선 순간, 마치 날아오르듯 가볍게— 해일의 집 방향으로 단숨에 사라졌다.
지율은 해일의 현관문 앞에서서 한치의 고민도 없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라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항상 벨은 누르고 집 주인이 문을 열어줘야 들어가는 지율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지율도 급했다. 방금 전의 해일은 거의 땅을 파고 지하까지 파고 들어갈 것처럼 평소의 힘이 넘치고 심판자로서의 냉정함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현관 복도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지율의 성격이 그대로 들어간 정말 필요한 물건들 위주로 배치되어 있는 차갑기만 한 인테리어가 보였고 거실 한편에 자리한 소파에는 해일과 은재가 앉아 있었다.
지율이 들어오자 은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형 왔어?”
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재의 부름에 조용히 응답했다.
“응, 나 왔어. 해일형, 나 좀 봐봐.”
거실 한가운데, 온몸 주위로 도깨비불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해일이 있었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침울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지율의 목소리가 닿자, 해일은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눈빛이 마주쳤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시무룩함이 묻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안도와 기대가 섞인 듯했다. 은재가 옆에서 살짝 웃으며 중얼거렸다.
“봐... 지율형 오니까 조금은 달라졌지?”
지율은 해일 맞은편에 양반다리로 앉아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형, 지금 김매니저 괜찮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니까 형도 너무 걱정 하지마.”
해일은 지율의 말에 살짝 안도한 듯,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조금은 마음이 풀린 것처럼 보였다. 지율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해일형.... 김매니저는 환생자야.... 형에 대한 기억은 당연히 없을거야. 그러니까 형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김매니저가 놀라 도망치는건 어쩌면 당연한거야.”
해일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율아.... 내가 너무 빠른 걸까?”
해일의 목소리는 작고 떨렸다. 그 속에는 스스로에 대한 혼란과 고민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았다. 과거,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릿저릿하던 기억. 그 아픔과 그리움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세기를 거쳐 몇 번의 환생자를 지켜보며 다가가지 못하고 지켜보았었던 그 세월을 견기도 견뎌 겨우 타이밍을 맞춰 자신의 곁으로 돌아온 이솔.
그녀를 마주할 때 느껴지는 반가움과,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마음까지.
그 마음을 토닥이며, 살짝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은 충동이 해일 안에서 일렁였다.
그런 복잡한 감정 속에서, 해일은 자신이 지금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지도, 또 얼마나 조급해할 수밖에 없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형..... 오랜 시간 기다려 온 그 마음을 모르건 아니지만 조금만 속도를 맞춰보자.”
지율의 조언에 해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솔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루비 아워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이솔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곧장 직원 휴게실로 뛰어 들었다.자신의 사물함 앞에 서서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이솔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식은땀을 닦아낸 이솔은 해일이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무서웠어.....”공포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란 적은 있어도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이솔은 사물함에 가방을 넣은 후 뒤로 돌아 벽에 잠시 기대 맞은 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이솔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거칠게 몰아쉬던 숨은 다시 안정을 찾고 있었다.직원 휴게실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이솔과는 다르게 해일은 세상이 무너진 듯 어깨는 축 쳐져 있었고, 고개도 떨구고 이솔이 사라진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율은 눈을 찡그리며 이솔이 사라진 직원 휴게실과 문 밖에서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해일을 번갈아 보고 무슨 일인지 대략 감이 잡혔다.루비 아워 밖에서 서서 세상을 잃은 듯 한 해일의 처참한 모습을 지율은 웃어야 할지 그를 위해 위로를 해줘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하...... 형....”지율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방금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충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지율은 출입문을 열고 해일을 바라보며 충고를 하기 시작했다.“해일형. 잠깐 여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 김매니저랑 인수인계 해야 하거든? 나 퇴근하면 그때 나랑 이야기 하자. 알았지?”지율의 말에 해일은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말을 이어보려 입술이 몇 번 떨리더니, 금세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지율아.....”
카페 루비 아워에서 매니저로 근무 중인 이솔은 요즘 상당히 난감했다.몇 년 동안 루비 아워에서 주간에 근무하면서 인간 손님들을 상대하는 이솔은 가장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뱀파이어는 지율 뿐이었다.지율은 언제나 밝고 친절하게 인사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누구보다 부드러웠다.그래서 이솔 역시 자연스럽게 지율의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다.반면 해일과 은재는—말 그대로 가끔. 일 년에 몇 번 볼까 말까 한 뱀파이어들이었고, 그마저도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다.특히 해일은 근처 건물에 사는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과는 전혀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아주 가끔 마주치는게 다였다.평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오히려 신비로울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상했다. 아니, 이상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이솔이 출근할 때, 루비 아워 출입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다거나, 이솔이 퇴근할 때, 지율과 함께 퇴근한다며 찾아 왔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일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까지도 그냥 타이밍이 겹쳤나 싶었다.그런데....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카페 앞, 주차장 입구, 심지어 분리 수거를 하기 위해 쓰레기장으로 향할 때 조차 해일이 있었다. 심지어....“아, 이솔씨.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그 한마디가 떨어지는 순간, 이솔은 마치 심장 깊숙한 곳을 누군가 건드린 것처럼 툭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심장이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이솔은 순간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자신에게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네는 해일을 바라보았다.해일은 예전처럼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도 아니고, 정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해일은 잠시 멈칫하며 은재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평소 무뚝뚝하고 냉정한 그의 표정과는 다른, 어딘가 당황스러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평소 무뚝뚝한 표정의 해일이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오히여 은재가 더 당황했다.당황해하는 은재를 보며 해일은 헛기침을 했다.“아니.... 뭐.... 큼!! 뱀파이어도 갱년기 올 수 있나? 아무튼!!!”해일은 오늘 루비 아워에서 환생한 자신의 아내를 만날 생각에 상당히 들뜬 상태였다. 그래서, 은재의 어이없어하는 반응도 이해가 갔다.“해일형..... 오늘 이상해? 응?”해일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기에 어서 은재와 함께 루비 아워로 가야했다. 그녀가 퇴근 하기 전 도착해야만 했기 때문이다.“은재야. 내가 나중에 진짜 다~~~ 말해줄테니까 어서 가자!!!”은재는 정말 나중에 모든 비밀을 알게 되면 그때 온 우주의 기운을 빌어 놀려주겠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짐을 챙겨 루비 아워로 향했다.루비 아워에 도착해 안을 들여다 보자 이미 지율은 출근을 해서 이솔과 함께 인수인계 중이었고, 인간 직원들도 퇴근 전 마감을 위해 정리 중인 것이 보였다.해일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자신의 아내가 루비 아워 안에서 일하고 있었고, 그 옛날 자신이 뱀파이어가 되기 전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병간호를 하느라 힘들어하던 아내였지만 지금은 생기가 넘쳐흘렀다.감정이 그대로 들어나는 얼굴로 루비 아워 안을 들여다보는 해일을 지켜보던 은재는 대충 감이 오기 시작했다.오랜 시간 그의 곁에서 지켜 본 바로 저 표정과 몸짓은 환생한 아내를 바라보는 것이었다.루비 아워에 해일의 환생한 아내가 있다는 것에 조금은 놀란
이현명은 잠시 해일을 바라본 뒤, 자신이 전달받은 보고서를 조심스럽게 건넸다.“해일 심판자, 이리 와서 이 보고서를 확인해 보게. 그대의 환생한 아내의 신상이 적혀 있네.”해일은 떨리는 손으로 보고서를 받아들였다.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의 몸을 차갑게 스며드는 전율이 휘감았다.오래 묵혀둔 죄책감과 집념, 그리고 이제 막 드러난 진실이 한꺼번에 몰려와, 심장은 말 그대로 얼어붙는 듯했다.“폐하... 이게... 진짜입니까?”해일의 목소리는 낮고 떨렸지만, 그 눈빛은 보고서의 내용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오랜 세월을 환생한 아내를 찾았고 멀리서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무너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던 해일이었다.그래서, 이번에는 그녀와 자신의 시간이 겹쳐 만날 수 있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이현명은 해일을 내려다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맞네. 몇 번이나 확인해보았지만, 그 사람이 틀림없네.”해일은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러움을 느꼈다. 손끝이 떨리고, 이미 멈춰버린 심장이 다시 살아난 듯 박동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폐하..... 지율 형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해일의 목소리는 낮고 떨렸지만, 보고서 속 진실을 확인하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지율은 모르네.”이현명은 잠시 숨을 고르고, 한숨처럼 낮게 이어 말했다.“알았다면 이미 그대에게 말했을 걸세. 그 사람은 지금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이야.”해일은 잠시 보고서를 내려다보며, 환생한 아내가 자신 바로 앞에 있었고 그것도 모른채 있었다는 사실에 혐오를 느낄 지경이었다.이
사형수는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단 하나였다."살려주세요......“하지만 은재는 그 부탁을 들어줄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었다.분명 그가 죽어가던 소녀에게도 살려 달라는 애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끝내 외면했다.그래서일까. 이제 와 제 목숨을 구걸하는 그 목소리는 은재에게 헛웃음조차 아까울 만큼 공허하게 들렸다.순간, 은재는 주저 없이 사형수의 목덜미로 얼굴을 파묻었다.이빨이 피부를 찢고 들어가자, 목 깊숙이 숨은 급소가 강하게 떨렸다.은재가 단번에 물기 위해선 목뼈와 경동맥, 주변의 연골을 한 번에 으깨야 했다.짧은 파열음과 함께 피가 뜨겁게 분출했고, 은재는 그 붉은 흐름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사형수는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했다. 은재는 깊게 들이쉰 숨을 내쉬며 피 묻은 손을 털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이어 안전 지대로 몸을 옮긴 그는 맞은편 관찰실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뒤, 첫 번째 사형수 때와 동일하게 의사가 공식적인 사망 판정을 내렸다. 교도관들이 들것을 밀고 들어와 차갑게 식은 시신을 조심스레 실어 나갔고,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들것의 바퀴 굴러가는 소리만이 남았다.이로써 두 번째 사형 집행이 끝났다. 은재는 작은 숨을 내쉬며 머릿속을 스치는 혼란을 정리했다.혼란스럽고 사냥 본능으로 어지러웠던 머리가 조금씩 가라앉으며, 그의 정신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그 후로 또 세 명의 사형수들이 은재의 손에 의해 차례로 숨을 거두었다.다섯 명 모두의 사형이 마무리되자, 혹여라도 신생 뱀파이어로 되살아나는 일을 막기 위해 마지막 절차가 진행되었다.의료진이 물러나자 은재는 직접 사형수들의 심장을 확인했다
은재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그는 사형수를 향해 곧장 달려들었고, 냉혹하게 목의 급소를 물어 피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사형수는 저항할 틈조차 없었다.사형 집행 하루 전..........교도관은 사형수 다섯 명을 각각 독립된 방에 모아, 사형 집행 방식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었다.“너희가 다음 날 경험하게 될 것은... 뱀파이어가 직접 목의 급소를 물어 사형을 집행하는 방식이다.”그 말을 들었을 때 사형수들은 믿지 않았다. 사형이란 것이 보통 인간식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었고, 한국이라는 나라는 사형수라는 이름만 있을 뿐 집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그래서, 자신들은 20년 정도만 교도소에 있으면 가석방 자격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다.그런데, 뱀파이어라니..... 자신들은 뱀파이어라는 존재 자체를 믿지 않았다.뱀파이어라는 존재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만나던 존재아니었었나.....사형수들은 즉각 반발하기 시작했다.“한국은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교도관님 세상에 뱀파이어가 어디있습니까?”“이런식으로 저희 겁주지 마십시오. 교도관님.”믿지 못하겠다는 듯 자신의 말에 반박하는 사형수들을 바라보는 교도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믿지 못하겠다면 믿지마라. 다만 한가지 사실은 너희들은 내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것이다.”사형수들은 교도관의 말에 몸을 굳혔다. 내일이면 자신들은 죽게된다. 그것도 존재의 유무도 모를 뱀파이어에 의해서 말이다.........그리고 현재 첫 번째 사형수가 사형 집행실로 들어섰다. 그는 자신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