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행렬은 해가 지기 전에 물러갔다.배웅의 격식이 끝나고, 왕부가 조복을 벗고 제 숨을 되찾는 저녁이었다. 온보요는 침소의 등불을 정리하다가, 문이 닫히는 소리에 돌아보았다.사내가 문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하루 내 조정의 격식을 견딘 낯이 지루함으로 얇게 덮여 있었는데, 그 아래에서 다른 것이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아침에 두고 간 두 마디가, 방을 건너왔다."마저."무엇을, 이라고 물을 겨를은 없었다.거리가 사라졌다. 언제 건너왔는지 모를 걸음이었다. 턱이 들리고, 숨이 겹쳐졌다. 아침의 그것이 서두르지 않는 입맞춤이었다면, 저녁의 그것은 서두를 이유를 아예 태워 버린 입맞춤이었다.등불이 번지기 시작했다.번진 것이 등불인지 눈앞인지는 알 수 없었다. 소리가 하나씩 멀어졌다. 화로의 숯 튀는 소리가 먼저 갔고, 창밖의 바람 소리가 그다음이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숨소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제 것인지 사내의 것인지 가려지지 않았다. 가리는 일을 언제 그만두었는지도, 가려지지 않았다.허리를 받친 손은 하나인데 등이 온통 뜨거웠다. 깃이 어깨 어름까지 흘러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묻자면 답할 수 없었다. 이 방의 시간은 아까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다. 등불이 심지를 얼마나 태웠는지 보면 알 일이지만, 등불은 아직 번져 있어서 읽을 수가 없었다.숨이 가빠졌다.숨 쉬는 법을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들이쉬는 자리와 내쉬는 자리를 매번 사내에게 물어야 했다. 묻는 값은 매번 비쌌다. 목덜미 어디쯤에서 낮은 웃음이 울렸는데, 소리라기보다 온도에 가까웠다. 무릎에 힘이 없다는 것을 그녀가 알기 전에 사내가 먼저 알았다. 바닥이 사라지고, 세상이 한 번 기울고, 등에 금침의 서늘함이 닿았다.서늘함은 오래가지 못했다.이불이 어디에 있는지, 등불이 아직 켜져 있는지, 지금이 초저녁인지 밤중인지. 알아야 할 것들의 목록이 하나씩 지워져 갔다. 지워지는 것이, 이상하게 아깝지 않았다.그다음의 일들을, 그녀는 순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나
Last Updated : 2026-07-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