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밤바다는 낮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가로등 불빛이 잔잔한 파도 위로 반짝였고,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두 사람의 발걸음을 더욱 느리게 만들었다.재혁과 주연은 손을 꼭 잡은 채 해변을 걸었다.강릉의 푸른 바다를 거닐며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함께 감상한 두 사람은, 저녁이 되자 바닷가 근처의 싱싱한 활어 횟집으로 향했다. 찰썩이는 파도 소리를 안주 삼아 달콤한 대화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마침내 예약해 둔 호텔 방으로 들어섰다.현관 문이 닫히자마자, 재혁은 더 이상 짓궂은 남편이 아닌 한 남자로서의 짙은 본능을 드러냈다.주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다가온 재혁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입술에 깊고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지금까지 이토록 거칠고도 달콤한 사랑을 어떻게 참고 살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주연과의 둘만의 밤만 되면, 주연을 품에 안고 놓아주고 싶지 않은 남자의 욕구가 밀려왔다.숨이 벅차오를 만큼 입맞춤을 나눈 뒤, 재혁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툭 던졌다."오늘 밤은…… 같이 샤워할까?""으와, 재혁 씨! 진짜 점점 이상해져 가는 거 알아요?"주연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벌개져서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먼저 씻을 거예요!"그녀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듯 욕실로 들어가 문을 굳게 잠가버렸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재혁의 유쾌한 웃음소리에 주연은 빨개진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물기가 맺힌 촉촉한 머리칼을 늘어뜨린 채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주연의 모습을 본 순간— 재혁의 숨이 멎는 듯했다.과거 보육원 공사 현장에서 비를 흠뻑 맞은 뒤 씻고 나왔던 그녀를 처음 마주했던 그날처럼, 세상의 시간이 완전히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에 재혁은 홀린 듯 다가가 수건을 집어 들었다.
Last Updated : 2026-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