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는 이내 눈앞에 놓인 서류철을 덮었다. 그의 시선이 아드리안에게서 조사관에게로 옮겨갔다. 마치 그 남자가 자신의 선택을 고려할 시간을 주려는 듯했다."아드리안 씨, 선택하십시오." 그가 차분하게 말했다. "당초 합의서에 명시된 대로 불륜을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카라 발몽 양이 당신의 아내라는 진술을 계속 유지하면서 그에 따르는 모든 법적 결과를 감수할 것인지 말입니다."방 안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줄곧 거의 들리지 않던 냉방기의 소리마저 이제는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아드리안은 눈앞에 놓인 서류들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았다. 턱이 굳게 다물렸고, 손가락은 천천히 책상 위에서 주먹을 움켜쥐었다.이 방에 들어온 이래 처음으로, 그는 정말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타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때 자신의 세상의 중심이었던 남자를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더는 분노도, 아픔도 없었다. 남은 것은 처음부터 아드리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고 있었던 그녀의 기다림뿐이었다.몇 초가 흘렀다.아드리안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다.쾅!그 순간
Last Updated : 2026-09-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