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Chapter 151 - Chapter 160

319 Chapters

151. 강제로 옮기지 않는다

“백휘석 제품 문제로 확정하지 않았다는 문장은 우리도 같습니다. 하지만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품을 전부 성전으로 돌려보내면 비교할 시료가 없어져요.”“어떻게 보관할까요?”“현재 보유 기관에서 봉인하고, 황실 감찰원이나 다른 입회 기관이 함께 확인하도록 하세요.”“환자 이송은요?”“본인이 원하면 갈 수 있습니다.”세레나는 펜을 들었다.“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옮기지 않는다는 문장을 반드시 넣으세요.”나디아가 세레나를 봤다.“성전이 거부하면요?”“그때는 환자에게 선택지가 있다는 걸 먼저 알려야죠.”세레나는 치료원 이름과 황실 감찰원 공동 표기를 확인했다.개인 이름은 맨 아래에 들어갔다.세리스 베인, 외부 수습 치료사.나디아 로웬, 약제 분석 담당.오웬 신부, 성 루치아 구호원 책임자.각자 한 일에 맞는 이름이었다.누구 하나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문서가 아니었다.아벨이 공고문을 들고 나간 뒤 세레나는 다시 환자 기록으로 돌아갔다.그때 리안의 어머니가 안쪽 병동에서 걸어 나왔다.아이의 상태가 안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깐 숨을 돌리러 나온 참이었다.“세리스 치료사님.”여자의 목소리가 이상했다.세레나가 고개를 들었다.“왜 그러십니까?”여자가 손을 내밀었다.“아까부터 손가락이 저려요.”세레나가 다가가다가 한 걸음 앞에서 멈췄다.“패치를 아이에게 붙인 뒤 손을 씻으셨습니까?”“바로는 못 씻었어요. 애가 너무 울어서…….”“그 뒤 다른 패치를 만지셨습니까?”“아니요.”세레나는 장갑을 새것으로 바꿨다.“손목을 보겠습니다. 괜찮습니까?”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손목 소매를 아주 조금 올렸다.은빛 혈관은 없었다.그러나 손가락 끝은 차가웠고, 손바닥 한가운데에는 회색 가루가 들어간 듯 아주 작은 상처가 하나 있었다.“여기 언제 다치셨습니까?”“패치 포장을 뜯을 때요. 철사 같은 게 찔렸어요.”세레나의 시선이 달라졌다.“나디아.”“네.”“리안이 사용한 패치 포장지를 다시 가져와 주세요.”나디아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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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사라진 두 대

“마차 여섯 대 중 두 대가 행방불명됐습니다.”군 의료 감독관의 말이 끝난 뒤에도 세레나는 곧장 질문하지 않았다.성 루치아 구호원 현관 안에서는 새로 들어온 환자들의 신음과 물통을 옮기는 소리, 기록판을 부르는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밖에 멈춰 선 군마들은 숨을 거칠게 내쉬었고, 로이스의 외투 끝에는 급히 달려온 탓에 마른 흙이 붙어 있었다.세레나는 감독관이 내민 명령서보다 먼저 그의 뒤에 있는 마차를 확인했다.환자를 실은 수레는 아니었다.“확인된 네 대는 어디에 있습니까?”“두 대는 서부 외곽 검문소에서 멈췄습니다. 한 대는 황실 의료창고가 회수했고, 나머지 한 대는 제도 중앙 무료 급식소로 들어가기 직전에 붙잡았습니다.”“물품은 배포됐습니까?”“마지막 한 대에서 상자 두 개가 내려졌습니다.”세레나의 눈이 좁아졌다.“열렸습니까?”“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급식소 측에서는 성전 구호품이라 바로 안으로 옮겼다고 합니다.”“그쪽부터 사람을 보내세요.”군 의료 감독관이 말했다.“병력이 이미 대기 중입니다.”“병력만 보내면 안 됩니다.”세레나는 현관 안쪽으로 몸을 돌렸다.“나디아.”약제 준비실에서 나오던 나디아가 대답했다.“네.”“검은 실이 들어간 패치와 정상 패치를 구분할 수 있는 표본을 하나씩 봉인해 주세요. 황실 조사관 입회 아래 중앙 급식소로 보냅니다.”“제가 가도 되는데요.”“여기 환자 시료를 봐야 합니다.”나디아는 곧바로 반박하지 않았다.세레나는 군 의료 감독관에게 말했다.“상자를 열기 전에 바깥 포장부터 기록하세요. 제조 번호, 검은 실 표시, 봉인 상태를 확인한 뒤 한 개만 표본으로 개봉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둡니다.”감독관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대의 행방은 아직 전혀 모릅니까?”로이스가 그제야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서부 물류소를 떠난 뒤 첫 번째 검문 기록까지는 있습니다.”그가 접힌 지도를 펼쳤다.출발지는 루멘 성전 서부 물류소.첫 번째 경유지는 오래된 세관길.그다음부터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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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삶을 넘기지 않는 요청

세레나는 그의 병실로 들어가지 않았다.문은 열린 채였고, 아벨이 종이를 받쳐 주었다. 루카스는 성기사단 초소에서 시작해 숲길을 지나 작은 석교로 내려가는 경로를 천천히 그렸다.중간에 손이 한 번 멈췄다.세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루카스가 스스로 숨을 고른 뒤 다시 선을 이어 갔다.“여기입니다.”그가 강변 창고 세 곳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을 표시했다.“예전에는 성기사단이 비상 식량을 쌓아 두던 곳입니다.”로이스가 지도를 확인했다.“현재 소유자는 드레이크 후작가 상단입니다.”짧은 침묵이 흘렀다.드레이크 후작가.루멘 성전.에드릭 황자실.사건마다 같은 이름들이 조금씩 겹쳤다.세레나는 지도를 접지 않았다.“검문 기록을 더 늘려야 합니다.”군 의료 감독관이 물었다.“제도 출입문을 전부 막을까요?”“아닙니다.”세레나의 대답은 즉시 나왔다.“환자와 식량까지 멈춥니다.”“그럼 어떻게 합니까?”“백휘석 구호품만 확인하세요. 성전 무료 구호 상자, 안정 패치, 성력 안정제, 회색 분말을 운반하는 수레만 별도로 기록합니다.”로이스가 물었다.“군사 검문권이 필요합니다.”세레나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지금 황실 감찰원 권한만으로는 제도 안 여러 도로를 동시에 막기 어려웠다.칼베른 북부군이라면 가능했다.하지만 그 권한은 테오도르에게 있었다.세레나의 손가락이 지도 가장자리에서 한 번 멈췄다.도움을 요청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던 습관이 아주 짧게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그 생각을 오래 붙잡지 않았다.필요한 권한을 필요한 범위만큼 요청하는 것은 빚이 아니었다.“공작님께 연락하겠습니다.”로이스가 예상하지 못한 듯 눈을 들었다.세레나는 아벨에게 빈 종이를 요청했다.“개인 서신이 아니라 황실 감찰원 공동 요청으로 작성하세요.”“어떤 내용입니까?”“서부 우회로와 제도 외곽 세 곳에 군 의료 검문권을 요청합니다. 치료 목적 물자 전체가 아니라 백휘석 관련 구호품만 확인하고, 사람을 임의로 억류하지 않는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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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추가 범위가 필요하면 알려 주십시오

세리스 베인.그가 알아본 세레나가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그 사실을 자신의 관계 변화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테오도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요청 범위가 명확하군.”로이스가 말했다.“예.”“그대로 승인한다.”“병력 수는요?”“세 곳에 여섯 명씩. 검문관 둘, 군 의료관 한 명을 붙여.”“강변 창고는?”“들어가지 마.”“정찰병은 배치합니까?”테오도르는 다시 요청서를 읽었다.세레나는 ‘외부 이동을 관찰한다’고 적었지 군 정찰을 금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찰병을 숨겨 붙이면 그녀가 요구하지 않은 감시까지 할 수 있었다.“황실 조사관이 볼 수 있는 위치에 공개 배치해.”로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세리스 치료사에게 답신을 보내시겠습니까?”테오도르는 빈 종이에 짧게 적었다.‘요청한 범위대로 시행합니다. 추가 범위가 필요하면 다시 정하십시오.’그는 그 문장을 한 번 읽다가 마지막 단어를 바꿨다.‘정하십시오.’명령처럼 보였다.테오도르는 펜끝으로 지우고 다시 적었다.‘추가 범위가 필요하면 알려 주십시오.’그 아래에 서명했다.테오도르 칼베른.로이스가 문서를 받아 들었다.“다른 말씀은 없으십니까?”“없어.”“세리스 치료사의 상태를”로이스가 말을 멈췄다.테오도르가 그를 보고 있었다.“보고하지 말라고 했지.”“그랬습니다.”“환자 수와 구호원 수용 상황만 보고해.”“예.”로이스가 문을 열려는데 테오도르가 다시 불렀다.“강변 창고의 소유권 문서는?”“드레이크 후작가 상단이 보유하고 있습니다.”“현장 책임자는?”“제라드 모턴이라는 상인입니다.”“성전과의 거래 이력은?”“여러 번 있습니다.”“그것도 황실 감찰원과 공유해.”“세리스 치료사에게 직접 보내지 않고요?”테오도르는 요청서를 접었다.“그녀가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사건이 아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필요한 정보가 기관을 통해 가면 된다.”로이스가 나간 뒤 회의실은 조용해졌다.테오도르는 서랍에서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다.세레나가 먼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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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음식 공급을 멈출 이유는 없습니다

세레나는 마당 밖의 줄을 봤다.가난한 사람들에게 이곳은 하루 식사를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음식 공급을 멈출 이유는 없습니다.”“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패치가 음식 창고에 들어갔습니까?”관리인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약품 창고는 따로입니다.”“그럼 약품 창고만 폐쇄합니다.”세레나는 조리 공간을 확인했다.“물과 식재료는 기존대로 사용하고, 백휘석 등잔만 다른 것으로 교체하세요. 환자 증상이 없는 사람까지 돌려보내면 성전에서 ‘공포 때문에 급식이 중단됐다’고 주장할 겁니다.”조사관이 물었다.“사람들에게 알릴까요?”“알려야 합니다.”“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숨겼다가 나중에 패치를 받은 사람이 나오면 더 큰 혼란이 생깁니다.”세레나는 급식소 관리인에게 빈 종이를 요청했다.“오늘 들어온 구호 패치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미 같은 형태의 제품을 사용한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이름과 사용 시각을 남기고 귀가할 수 있도록 안내하세요. 강제로 붙잡지는 않습니다.”“그럼 지금 줄 서 있는 사람 전부에게 말해야 합니까?”“네.”“성전에서 거짓말이라고 하면요?”세레나는 열린 상자를 바라봤다.“그래서 황실 조사관 이름으로 공고합니다.”자신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았다.곧바로 마당에 안내문이 붙었다.사람들은 웅성거렸지만 줄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 몇몇은 자신이 며칠 전 다른 급식소에서 패치를 받았다고 말했고, 황실 보조관들이 이름과 장소를 따로 적기 시작했다.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진술이 나왔다.“저 패치요.”나이 든 남자가 열린 상자를 가리켰다.“어제 동쪽 시장에서도 나눠 줬습니다.”세레나가 다가갔다.“어디에서 받으셨습니까?”“성전 천막이 있었어요.”“무료 진료소였습니까?”“진료는 안 했습니다. 겨울 감기 예방이라고 그냥 붙여 줬어요.”세레나의 눈빛이 변했다.“직접 사용하셨습니까?”“아니요. 손녀를 주려고 가져왔습니다.”“가지고 계십니까?”남자는 품 안에서 포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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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제라드 모턴의 흔들리는 눈빛

“창고 쪽에서 나온 수레가 있었습니까?”“세 대입니다.”“무엇을 실었습니까?”“첫 번째는 빈 술통, 두 번째는 천 뭉치, 세 번째는 밀가루 포대라고 신고했습니다.”“확인했습니까?”“겉 포장만으로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수레의 천에서 백휘석 분진 반응이 나왔습니다.”“멈췄습니까?”“황실 조사관이 오기 전까지 수레만 보류하고 사람은 억류하지 않았습니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디 있습니까?”로이스가 길 건너 헛간을 가리켰다.큰 천 뭉치 세 개가 수레 위에 실려 있었다.황실 약제관이 표면을 확인했다.회색 분진.그리고 천 사이에서 잘린 패치 포장지 한 조각이 나왔다.“강변 창고에서 나온 겁니다.”로이스가 말했다.세레나는 수레 주인을 불렀다.중년 남자는 겁먹은 얼굴로 모자를 벗었다.“저는 운반만 했습니다.”“어디서 받으셨습니까?”“제라드 모턴 상회 창고요.”“무엇을 싣는다고 들으셨습니까?”“폐기 천이라고 했습니다.”“어디로 가져가라고 했습니까?”남자가 주머니에서 운송표를 꺼냈다.제도 북동쪽 세탁 작업장.세레나는 종이를 아벨에게 넘겼다.“창고에 들어갈 근거가 생겼습니다.”황실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즉시 보존 명령을 발동하지요.”세레나는 로이스에게 물었다.“공작님께서 창고 진입 범위도 승인하셨습니까?”“추가 범위는 현장 황실 조사관이 요청할 경우 협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잠시 그에게 머물렀다.“그럼 외곽만 확보해 주세요.”“안쪽에는 안 들어갑니까?”“황실 조사관과 약제관이 먼저 들어갑니다.”“위험하면요?”세레나는 창고를 바라봤다.강바람에 오래된 목조 벽이 희미하게 울렸다.“그때 요청하겠습니다.”로이스는 더 말하지 않았다.북부군 병사들은 창고 입구를 둘러싸지 않았다.세 갈래 도로의 바깥쪽에 서서 새로운 수레만 통제했다.세레나가 요청한 모양 그대로였다.창고 안에는 사라진 군수 마차가 한 대뿐이었다.천막은 이미 벗겨졌고, 성전 구호 문장도 떼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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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길을 막지 말고 목적지를 보호하라

남자는 대답하지 못했다.그 순간 창고 뒤편에서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북부군 병사들이 움직이려 하자 세레나가 손을 들었다.“황실 조사관이 먼저 확인하세요.”아벨과 호위관이 뒤편 문을 열었다.그곳에는 사람이 숨어 있지 않았다.대신 큰 운송 장부 한 권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불씨가 꺼지지 않은 작은 화로가 놓여 있었다.누군가 장부를 태우려다가 급히 빠져나간 흔적이었다.아벨이 창문으로 다가갔다.“뒤쪽으로 나가는 길이 있습니다.”로이스가 밖에서 소리쳤다.“사람 하나가 강 쪽으로 도주했습니다!”세레나는 뛰어나가지 않았다.“추격은 황실 호위관이 맡으세요. 창고 기록을 먼저 지킵니다.”잡아야 할 사람은 중요했다.하지만 눈앞의 장부를 놓치고 모두 달려가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세레나는 젖은 천으로 화로 주변을 덮게 했다.장부 겉장은 그을렸지만 안쪽은 살아 있었다.첫 페이지에는 소형 운반차 번호가 적혀 있었다.1번.2번.3번.목록은 계속됐다.세레나의 손이 멈췄다.“아벨 보조관님.”“네.”“이건 두 대가 아닙니다.”장부에는 대형 마차에서 물품을 하역한 시각과, 다시 소형 수레에 실어 보낸 기록이 남아 있었다.사라진 첫 번째 군수 마차의 물량.소형 수레 네 대로 분리.사라진 두 번째 군수 마차의 물량.다시 네 대.총 여덟 대.로이스가 창고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채 문밖에서 물었다.“어디로 갔습니까?”세레나는 장부의 목적지를 읽었다.제도 동부 시장.남쪽 노동자 숙소.북서부 고아원.중앙 세탁 조합.운하 부두.외곽 제빵 조합.성당 부속 무료 진료소.마지막 한 곳은 글자가 번져 있었다.아벨이 등잔을 가까이했다.“끝이 안 보입니다.”세레나는 페이지를 넘겼다.출발 시각은 서로 달랐다.가장 늦은 수레가 떠난 것도 두 시간 전이었다.그중 세 대는 이미 제도 안쪽에 들어갔을 시간이었다.나머지 다섯 대의 현재 위치는 알 수 없었다.세레나는 장부를 덮지 않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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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필요한 길만 열겠습니다

세레나의 시선이 그 문장에 머물렀다.그 아래에는 이전과 다른 문장이 있었다.‘어디로 가실지 알려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길만 열겠습니다.’테오도르 칼베른.아벨이 옆에서 문서를 읽었다.“마지막 문장은 공식 명령서라기엔 조금 특이하군요.”세레나는 종이를 접지 않았다.“실무 범위와 관련 있습니다.”“그렇습니까?”아벨은 더 묻지 않았다.세레나는 군용 명령서를 황실 사건 기록에 포함하도록 넘겼다.개인적으로 보관하지 않았다.그런데 손을 뗀 뒤에도 마지막 문장은 머릿속에 남았다.어디로 가실지 알려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필요한 길만 열겠습니다.전생의 테오도르는 늘 목적지를 물었다.어디에 가느냐.누구를 만나느냐.왜 혼자 움직이느냐.이번에는 묻지 않았다.세레나는 창고 바깥으로 나왔다.강 건너의 제도에는 밤불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저 불빛 사이 어딘가로 오염된 패치가 흩어져 있었다.“성 루치아로 돌아가시겠습니까?”황실 조사관이 물었다.세레나는 지도를 폈다.여덟 곳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은 북서부 고아원이었다.그러나 그곳에는 이미 황실 의료관이 출발했다.동부 시장에는 군 통신병이 먼저 갔다.세레나 자신이 가장 필요한 곳은 어디인가.그녀는 환자 수용 상황과 이동 거리를 확인했다.“성 루치아로 돌아갑니다.”조사관이 뜻밖이라는 얼굴로 봤다.“직접 배포처를 확인하지 않고요?”“제가 여덟 명이 될 수는 없습니다.”세레나는 지도를 접었다.“현장으로 보낸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새 환자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누군가 모든 곳을 직접 뛰어다녀야 안심할 수 있다는 습관.전생의 세레나는 그 습관 때문에 자신을 소모했다.이번에는 가지 않았다.자기가 만든 체계를 믿어 보기로 했다.마차가 성 루치아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런데 강변 창고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편에서 황실 통신 기수가 달려왔다.말은 거의 쓰러질 듯 거품을 물고 있었다.“세리스 치료사!”마차가 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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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먼저 준비된 병상

사라진 물량을 찾는 일은 그날 밤부터 중단됐다.정확히는, 찾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에서 밀어냈다.강변 창고에서 나온 장부와 북서부 고아원의 추가 배포 목록이 황실 의료감찰원에 도착했을 때, 세레나는 제도 지도를 벽 한쪽에 붙인 채 각 구역에서 들어오는 보고를 시간순으로 나누고 있었다.지도 위에는 붉은 표식이 없었다.백휘열 의심 환자가 나왔다고 해서 그 지역 전체를 위험 구역으로 표시하면, 사람들이 그곳에 사는 환자 자체를 피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대신 세레나는 색이 다른 작은 종이를 사용했다.백휘석 패치 직접 사용.포장 분말 접촉.성력 안정제 복용.구호 상자 운반.노출 경로 불명.그리고 중증 환자가 발생한 곳에는 숫자만 적었다.황실 의료감찰원 긴급회의실에는 밤새 사람이 빠져나가지 않았다. 창가에는 빈 찻잔이 늘어났고, 기록관 두 명이 교대로 잠깐씩 눈을 붙였다. 중앙의 긴 탁자에는 구호소와 진료소에서 보내온 기록지가 구역별로 나뉘어 쌓였다.세레나는 가장 최근 보고서를 읽었다.“동쪽 시장, 의심 환자 열네 명. 그중 은빛 혈관 여섯. 소변량 감소 세 명.”아벨이 다음 기록을 넘겼다.“북서부 고아원에서는 새 환자가 없습니다. 배포 전에 전량 회수했습니다.”“회수라고 쓰지 마세요.”세레나가 말했다.아벨의 펜이 멈췄다.“봉인입니까?”“네. 회수라고 쓰면 성전이 자기 물건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현장 보존으로 적어 주세요.”“알겠습니다.”옆자리의 나디아는 시료 목록을 확인하다 고개를 들었다.“남부 작업장 쪽이 이상해요.”“어떻게요?”“패치를 사용한 사람은 스물한 명인데, 증상이 있는 건 세 명뿐이에요. 반면 동쪽 시장은 사용 인원이 비슷한데 절반 가까이가 아파요.”세레나는 동쪽 시장과 남부 작업장의 물품 번호를 나란히 놓았다.겉포장은 같았다.무료 성력 안정 지원품.제조소 표시도 같았다.하지만 검은 실이 들어간 위치가 달랐다.동쪽 시장에서 회수한 패치는 천의 오른쪽 위에 검은 실 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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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어제 오후 소형 수레 한 대가 들어왔습니다. 품목은 감기 예방 구호품으로 신고됐고, 저녁 여섯 시에 창고로 들어간 것까지 확인됐습니다.”“그 뒤 기록은요?”“없습니다.”“사람도 없고 물건도 없습니까?”“예.”황실 조사관이 곧장 말했다.“부두를 봉쇄해야 합니다.”테오도르는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다.세레나에게 물었다.“부두 출입을 막는 것이 필요합니까?”회의실 안이 조용해졌다.제도의 주요 수운 통로였다.테오도르에게는 군사 권한이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북부군을 움직여 부두를 닫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그는 결정을 세레나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묻지도 않았다.치료 판단이 필요한 범위만 그녀에게 확인하고 있었다.세레나는 부두 기록을 빠르게 읽었다.“아직은 막지 마세요.”황실 조사관이 미간을 찌푸렸다.“세리스 치료사.”“창고가 비었다는 이유만으로 부두 전체를 닫으면 식량과 약품 운송까지 멈춥니다.”세레나는 지도에서 운하 부두 주변의 길을 짚었다.“대신 구호품을 취급한 하역 인부 명단과 어제 저녁 이후 출발한 소형 수레를 찾으세요. 물품이 이미 빠져나갔다면 출입문을 닫는 것보다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테오도르는 통신 책임자를 바라봤다.“들었지?”“예, 각하.”“그대로 시행해.”군 의료관이 끼어들었다.“만약 성전에서 전염병 대응을 이유로 폐쇄를 요구한다면요?”테오도르가 세레나를 한 번 보고 다시 군 의료관에게 시선을 돌렸다.“의학적 근거를 가져오라고 해.”“성전은 치료사 자격과 방역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황실 감찰원이 현재 공동 조사 중이다.”테오도르는 문서 하나를 탁자 위에 놓았다.“그리고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에 민간인 이동을 차단하라는 요청은 받지 않는다.”세레나는 그 말에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다.대신 한 가지를 더 확인했다.“공작님.”“말씀하십시오.”“군 검문 과정에서 은빛 혈관이 있다는 이유로 사람을 세우는 일은 없게 해 주세요.”테오도르의 시선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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