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회복원에서 사라진 것은 204번 침상만이 아니었다.아벨이 가져온 현장 기록을 끝까지 읽은 세레나는 약제실 탁자 위에 장부를 펼쳐 둔 채 마지막 페이지부터 다시 확인했다. 봉인 시각, 황실 조사관의 서명, 출입자 명단, 지하 창고 개방 시각까지 순서대로 맞춰 보자 빈틈은 한 곳뿐이었다.황실이 건물 정문과 약제실을 봉인한 뒤, 지하 물품 출입구는 한 시간 가까이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공식 도면에는 존재하지 않는 문이었다.“회복원 사람들이 숨긴 출입구였대요.”아벨이 말했다.“건물을 순례자 숙소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세탁물을 나르는 문이었다고 합니다. 개조하면서 막았다고 보고했는데 실제로는 안쪽 벽만 덧댄 상태였습니다.”나디아가 204번 병상 기록을 내려다봤다.“침대를 거기로 빼냈다는 거예요?”“바닥에 끌린 흔적이 있습니다.”“왜 침대까지 가져가죠?”세레나는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환자를 노린다면 사람만 데려가면 된다.병상을 함께 옮기는 행위는 다른 목적에 가까웠다.병상 번호.입원 기록.약제 투여표.‘환자가 실제로 그 병상에 있었다’는 흔적을 만들려는 것.세레나는 장부 옆에 놓인 빈 기록지를 가져왔다.“204번 병상에 붙어 있던 기록판도 없어졌습니까?”아벨이 현장 목록을 확인했다.“네.”“침구는요?”“전부 사라졌습니다.”“수액대와 물통은?”“그것도요.”나디아가 낮게 말했다.“병실 하나를 통째로 옮겼네요.”“네.”세레나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환자를 데려갈 준비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 ‘이미 입원해 있던 환자’를 만들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약제실에 있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아벨이 물었다.“세리스 치료사를 말입니까?”“제 이름이 204번에 들어가 있으니 가능성은 있습니다.”나디아가 곧바로 말했다.“그러면 여기 계시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세레나의 검은 장갑이 장부 가장자리에서 멈췄다.전생이라면 그런 말이 나오기도 전에 테오도르가 사람을 보냈을 것이다.공작저로 오라거나, 경
Last Updated : 2026-08-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