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는 잠깐 침묵했다.며칠 사이 수도 곳곳에서 가장 자주 들은 질문이었다.“제 말을 믿으실 필요는 없습니다.”그녀는 침상 옆 기록판을 가까이 가져왔다.“첫 번째 강한 처치 전 체온과 소변량, 두 번째와 세 번째 이후 변화를 직접 보세요. 치료를 받을지 결정하기 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보실 수 있습니다.”모리스는 한참 동안 숫자를 바라봤다.세레나는 기다렸다.“그럼…… 지금은 더 안 받겠습니다.”“알겠습니다.”그 선택을 기록한 뒤 세레나는 황실 의원에게 넘겼다.환자 스스로 결정한 일은 세레나가 대신 책임지지 않았다.다섯 번째 환자까지 확인한 뒤 황실 조사관이 복도 끝에서 그녀를 불렀다.“열두 번째 병상을 찾았습니다.”세레나는 장갑을 새것으로 갈아 끼운 뒤에야 따라갔다.열두 번째 병상은 다른 환자들과 같은 층에 있지 않았다.별장 뒤편으로 이어지는 작은 온실을 지나야 나오는 서재가 개조되어 있었고, 문에는 번호 대신 사람 이름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세레나 베일런.’나디아의 표정이 굳었다.세레나는 종이를 뜯지 않았다.“그대로 기록해 주세요.”황실 기록관이 문에 붙은 위치와 필체까지 남겼다.문 안은 치료실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한 공간처럼 꾸며져 있었다. 침상 하나와 의자, 세면대, 약제장이 있었고, 창문에는 안에서 열 수 없는 잠금장치가 달려 있었다.세레나는 가장 먼저 창문을 봤다.“밖에서만 열리는군요.”황실 조사관이 확인했다.“그렇습니다.”“정식 치료시설 규정에는 맞지 않습니다.”“격리 병실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세레나는 문을 돌아봤다.“그럼 내부 비상 호출 장치가 있어야죠.”아무것도 없었다.침상 옆 기록판은 더 노골적이었다.환자명 세레나 베일런.사용명 세리스 베인.신원 상태 불확정.직업 수습 치료사.그리고 그 아래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증상이 미리 적혀 있었다.고열.환각.의료진 불신.치료 거부.도주 시도.판단력 저하.세레나의 시선이 ‘의료진 불
Last Updated : 2026-08-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