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북문을 통과한 열한 대의 마차는 모두 같은 목적지를 적어 놓고 있었다.‘북부 임시 치료소.’그러나 황실 의료감찰원 기록실에 걸린 제도 북부권 의료 시설 지도에는 그런 이름의 시설이 존재하지 않았다. 군 의료소, 성전 부속 구호소, 귀족 후원 진료소, 겨울철 임시 숙영지까지 하나씩 대조해도 결과는 같았고, 칼베른 공작가의 북부군 의료망에도 그 이름으로 등록된 곳은 없었다.세레나는 지도 앞에 선 채 마차 통행 기록을 날짜순으로 다시 배열했다. 열한 명이 제각기 다른 시간에 이송됐지만 북문을 지난 뒤에는 이상하리만치 이동 간격이 일정했으며, 어느 마차도 북부대로의 두 번째 군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았다.“북문은 나갔는데 북쪽으로 올라가지는 않았네요.”나디아가 지도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훑었다.제도 북문에서 실제 북부대로까지 이어지는 길은 하나였지만, 성벽을 빠져나오자마자 동쪽으로 꺾어지는 오래된 도로가 있었다. 과거 수도에 말을 들일 때 전염병 검사를 하던 가축 검역장이 있던 길이었고, 지금은 상인들이 짐을 임시로 보관하거나 우천 시 마차를 세우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었다.세레나는 그 도로에 표시된 작은 창고 세 곳을 확인한 뒤 물었다.“열한 대 모두 두 번째 검문소 기록이 없다면, 북문에서 실제 북부대로 사이 어딘가로 빠졌다는 뜻이겠죠.”황실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문제는 북문 바깥에서 갈라지는 길이 여섯 군데라는 겁니다. 마차 흔적은 이미 대부분 지워졌을 테고요.”“흔적을 쫓을 필요는 없습니다.”세레나는 열한 장의 이송서를 다시 봤다.“이 사람들은 모두 환자를 실었다고 신고했습니다. 빈 마차도 아니고, 식량 수레도 아니었어요. 누군가 실제 치료소처럼 보이는 장소를 만들어 두었다면 물과 침구, 약품, 오물 처리 기록이 남았을 겁니다.”나디아가 바로 알아들었다.“환자를 숨길 곳보다 환자를 먹이고 씻길 곳을 찾자는 거네요.”“열한 명을 하룻밤만 눕혀도 물을 꽤 씁니다. 고열과 구토 환자가 있었다면 더 많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