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Chapter 261 - Chapter 270

319 Chapters

261. 약속을 지키는 손끝

세레나는 종이를 두 번 접었다.사건 자료는 구금실에 보관할 수 없었지만 개인 서신은 소지품 목록에 넣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빈 기록지 사이에 편지를 끼워 넣었다가 잠시 멈췄다.전생의 테오도르가 보낸 편지는 대부분 지시였다.북부로 와 달라.누구를 치료해 달라.공작 부인으로서 참석해 달라.그 문장들 뒤에는 늘 ‘당신이라면 이해할 것’이라는 당연함이 붙어 있었다.지금 손에 든 종이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세레나는 편지를 다시 꺼내 소지품 목록 맨 아래에 따로 놓았다.그때 관리 사제가 말했다.“답신하시겠습니까?”“네.”세레나는 펜을 들었다.무엇을 써야 할지 잠깐 망설였다.실무적인 내용은 이미 끝났다.에드몬은 황실에 도착했고, 군 병력도 접근하지 않았다.그렇다면 답장을 보낼 이유가 없어야 했다.세레나는 빈 종이를 한동안 내려다보다 결국 한 줄을 적었다.‘확인했습니다. 요청한 대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여기에서 끝내도 됐다.그런데 펜을 놓지 않았다.‘오늘 추가 심문도 황실 입회 아래 끝났습니다.’이 문장은 굳이 알릴 필요가 없었다.테오도르가 요청하지도 않았다.세레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지우지 않았다.잠시 뒤 마지막으로 적었다.‘다음 재판 전까지는 여기 있을 것 같습니다.’그 문장을 쓰고 나서야 왜 쓰고 싶었는지 알았다.어디에 있는지는 알려 주겠다고 약속했다.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세레나는 편지를 접을 때 이전보다 조금 더 천천히 손끝을 맞췄다.에드몬의 첫 번째 독립 진술서는 오후 늦게 도착했다.성전은 원본 열람을 요구했지만 황실 법무감사국은 거부했고, 세레나에게도 원본이 아닌 인증 사본만 전달됐다. 진술 당시 에드몬에게 세레나의 최근 주장이나 베르나르의 심문 기록은 보여 주지 않았다는 확인서가 앞장에 붙어 있었다.세레나는 바로 마지막 장으로 넘기지 않았다.처음부터 읽었다.에드몬 헤일은 일곱 해 전 황실 군수조달국의 단기 기록관이었다. 리오넬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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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대신 확인하면 됩니다

베르나르 케인.그리고 위조 서명을 실제로 만든 사람은 에드몬이 아니었다.야간 기록실에 찾아온 다른 행정관.에드몬은 이름을 몰랐고, 얼굴도 일부만 기억했다.세레나는 그 대목에서 북부 세관 화재의 범인을 떠올렸지만 곧 지웠다.같은 사람이라는 증거는 없었다.진술은 204번 계획이 실패한 뒤로 넘어갔다.세리스 베인이 별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황실이 동부 회복원과 가짜 병상을 확인하면서 에드몬은 처음으로 자신이 만들어 온 기록들이 환자 관리가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명분으로 사용됐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고 했다.그날 밤 에드몬은 자신이 작성한 메모 첫 줄을 썼다.‘204번은 실패했다.’여기까지는 자신이 썼다.그리고 몇 시간 뒤 중앙 행정동으로 불려갔다.그 방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베르나르 케인.성전 중앙 의료행정관 한 명.그리고 얼굴을 가린 귀족 측 대리인.마티아스는 없었다.에드몬은 그 점을 분명하게 진술했다.세레나는 그 문장을 놓치지 않았다.지금까지의 증거만으로 마티아스가 직접 그 자리에 있었다고 만들 수 없다.그 자리에서 베르나르가 말했다고 했다.“환자로 묶는 방식은 이제 쓸 수 없게 됐으니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황실 조사관이 정확한 표현인지 물었고, 에드몬은 ‘취지는 확실하지만 단어 하나하나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답했다.그 다음은 더 분명했다.“치료사가 규정을 어기면 치료사로 잡으면 되고, 환자가 죽으면 책임자로 세우면 된다.”에드몬은 그 문장을 거의 그대로 기억했다.그 이유도 적혀 있었다.너무 섬뜩해서였다.세레나는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요한 브레트는 그때 아직 살아 있었다.그리고 에드몬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메모 아래에 누군가가 적은 문장을 봤다.‘다음에는 환자로 만들지 않는다. 죄인으로 만든다.’작성자는 베르나르가 아니었다.에드몬의 진술에 따르면, 옆에 있던 성전 의료행정관이 적었다.이름은.‘도미닉 셀런.’세레나에게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진술서는 그다음 문장에서 갑자기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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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약속을 지키는 방식

그의 얼굴이 다시 굳었다.세레나는 에드몬의 진술서 일부를 가리켰다.“도미닉 셀런이라는 의료행정관이 실제 존재하는지, 당시 그 사람이 어떤 직책이었는지, 빈 사고 보고서 양식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양식의 인쇄 번호가 성전 기록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베르나르가 낮게 말했다.“성전 내부 행정 자료입니다.”“저는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세레나는 황실 기록관을 봤다.“재판부가 확인해서 결과를 공개하라고 하는 겁니다.”“재판부 운영에 간섭할 권한은 없습니다.”“그럼 확인하지 않겠다고 기록해 주세요.”베르나르의 입술이 굳었다.“계속 그런 식으로”그가 말을 끊었다.세레나가 기다렸다.“무슨 말씀을 하시려던 겁니까?”베르나르는 몇 초간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다른 서류를 덮었다.“도미닉 셀런의 재직 기록은 확인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아직 감사할 일이”베르나르는 말을 하다 멈췄다.전날과 같은 대화가 반복될 뻔했다.세레나는 굳이 웃지 않았다.“결과를 기다리겠습니다.”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면담실 문이 열렸다.성전 기록 사제 한 명이 베르나르에게 작은 쪽지를 건넸다.그가 내용을 읽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세레나는 묻지 않았다.베르나르가 스스로 말했다.“황실 법무감사국에서 요청이 왔습니다.”“무엇입니까?”“에드몬 헤일의 진술 일부를 사흘 뒤 공개 재판에서 직접 증언하게 해 달라고 합니다.”세레나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에드몬 본인이 동의했습니까?”베르나르는 대답하지 않았다.“그것부터 확인하세요.”“세리스 베인은 피심문인입니다.”“그래서 제게 유리한 증언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는 겁니다.”세레나는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에드몬 헤일이 나오고 싶다면 나오게 하고, 싫다고 하면 녹취만 제출하세요.”베르나르가 뒤에서 물었다.“그가 법정에서 당신에게 불리한 말을 해도요?”세레나가 돌아봤다.“그분의 진술이니까요.”“당신의 자격과 자유가 걸려 있습니다.”“그래도 제가 대신 정할 일은 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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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필적 감정을 해 주세요

다음 날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소식은 성 루치아에서 왔다.나디아의 편지였다.정식 의료 자료를 넣을 수 없었기에 사건 내용은 거의 없었고, 대신 환자 인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먼저 적혀 있었다.에밀리 로렌은 열이 떨어지고 있었다.루카스는 목발로 여섯 걸음까지 걸었다가 오웬에게 걸려 다시 침상으로 돌아갔다.그리고 성전 중앙동에서 새 안정제를 사용한 뒤 고열을 보였던 직원들 가운데 추가 중증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세레나는 그 부분을 읽으며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자신이 갇혀 있는 동안에도 환자들은 치료받고 있었다.자신이 모든 침상 곁에 서 있지 않아도 기록과 사람들이 이어졌다.편지 마지막에는 나디아다운 문장이 붙어 있었다.‘루카스 경은 열 걸음 걸을 수 있다고 우기고, 오웬 신부님은 네 걸음도 많다고 합니다. 저는 둘 다 귀찮아서 여섯 걸음이라고 기록했습니다. 돌아오면 알아서 싸우세요.’세레나의 입가가 조금 풀렸다.그 아래에는 다른 필체로 한 줄이 있었다.루카스였다.‘제 다리는 제 것입니다. 치료사들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다시 나디아의 필체.‘그래서 침상으로 돌려보냈습니다.’세레나는 결국 소리 없이 웃었다.아주 짧았다.그래도 웃음이었다.그 순간 문밖에서 자물쇠가 돌아갔다.예정된 야간 점검 시간보다 빨랐다.세레나는 편지를 바로 접어 소지품 안에 넣었다.문이 열렸고 베르나르가 들어왔다.혼자가 아니었다.성전 중앙 재판부 서기관과 황실 기록관이 함께였다.세레나는 의자에서 일어났다.“무슨 일입니까?”베르나르의 얼굴은 낮 동안보다 훨씬 굳어 있었다.“도미닉 셀런의 기록을 찾았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움직였다.“재직했습니까?”“예.”“일곱 해 전에도 성전에 있었습니까?”“그보다 오래됐습니다.”베르나르는 서류 한 장을 펼쳤다.“최근까지 중앙 의료행정국 부국장이었습니다.”“최근까지라면 언제까지요?”“오늘 정오까지입니다.”세레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실 기록관이 대신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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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긴급 사고 대응 문서군 7-B

오늘.시간은 적혀 있지 않았다.그런데 종이 자체가 이상했다.상단에 아주 작은 번호가 인쇄되어 있었다.성전 중앙 의료행정국 문서 양식 관리 번호.세레나는 익숙한 형식이라고 생각하다가 전날 본 자료를 떠올렸다.요한 브레트가 죽기 전부터 만들어져 있었다던 빈 사고 보고서 양식.“이 문서 양식 번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까?”베르나르가 말했다.“일반 내부 서식입니다.”“언제 발급된 서식입니까?”“그걸 지금 왜”“확인해 주세요.”황실 기록관이 번호를 따로 적었다.세레나는 유서 문장을 다시 바라봤다.자신의 이름보다 문서 번호가 더 중요했다.조금 뒤 베르나르와 성전 서기관이 나간 뒤에도 황실 기록관은 남았다. 세레나는 그에게 하나만 부탁했다.“요한 브레트 사고 보고서 초안의 양식 번호와 이 유서 번호를 비교해 주세요.”“같을 것 같습니까?”“모릅니다.”세레나는 침상 옆 탁자에서 손을 떼었다.“같다면 같은 행정 묶음에서 출력됐을 가능성을 확인하면 되고, 다르면 여기서 끝입니다.”황실 기록관은 그 표현을 그대로 메모하고 떠났다.문이 다시 잠겼다.세레나는 창가에 서지 않았다.테오도르에게 바로 연락하지도 않았다.아직 그가 할 일이 없었다.답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황실 기록관은 이번에는 문밖에서부터 세레나의 이름을 불렀다.“세리스 베인 참고인.”배식구로 문서가 들어왔다.세레나는 첫 줄부터 읽었다.도미닉 셀런의 유서 서식 번호.요한 브레트 사고 보고서 초안 서식 번호.완전히 같지는 않았다.그러나 발급 묶음 번호가 같았다.‘중앙 의료행정국 긴급 사고 대응 문서군 7-B.’같은 날 한꺼번에 출력된 서식들이었다.세레나는 다음 내용을 읽었다.발급 날짜는 요한 브레트 사망 이틀 전.당시 아직 백휘열 집단 발생의 공식 성전 보고도 작성되기 전이었다.7-B 문서군에는 총 여섯 종류의 양식이 포함돼 있었다.환자 사망 사고 보고.외부 치료사 과실 검토.증거 오염 우려 통보.증인 진술 신뢰도 평가.피심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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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서명자는 있으나 책임자는 없는 서류

세레나는 7-B 문서군 승인자 이름을 다시 내려다봤다.에드몬이 살아 돌아오자 도미닉이 죽었다.도미닉의 유서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 했지만, 그가 썼던 문서 묶음의 공동 승인자는 리오넬이었다.그리고 이제 그 리오넬이 황실 조사를 앞두고 에드릭 황자궁 안으로 들어갔다.다음 공개 재판까지 이틀.성전은 세레나를 구금해 두었고,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씩 문밖에서 사라지고 있었다.리오넬 카르트가 에드릭 황자궁 안으로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다는 보고를 들은 밤, 세레나는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불안해서 침상을 뒤척인 것은 아니었다. 성전 동부 재판 구금동의 침상은 생각보다 딱딱했고, 새벽마다 교대하는 관리 사제들이 복도에서 인계 사항을 읽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지만, 그 정도로 잠을 설칠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를 깨어 있게 한 것은 하루 사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사실이었다.에드몬 헤일은 살아 돌아와 황실 보호 아래 진술을 시작했다.도미닉 셀런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유서를 남겼다.그 유서가 속한 7-B 문서군은 요한 브레트가 죽기 이틀 전에 발급되어 있었으며, 최종 공동 승인자 가운데 하나가 리오넬 카르트였다.그리고 리오넬은 황실 조사를 받기 직전 에드릭 황자의 호출을 받고 황자궁으로 들어갔다.누군가가 차례대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단순했다. 아직 죽은 사람은 도미닉뿐이었고, 에드몬은 살아 있었으며, 리오넬 역시 황자궁에 들어간 사실까지 확인됐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권력의 안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성전.황실.에드릭 황자실.베일런가.드레이크 후작가.그 사이에서 세레나는 성전의 구금실 안에 있었다.손을 뻗어 어느 쪽 사람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위치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선명했다.세레나는 새벽빛이 창살 사이로 들어오자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손가락 사이까지 물기를 닦고 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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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재판이 앞당겨져도 와 주세요

이번 것은 황실이 아니었다.칼베른 공작가의 개인 인장이 찍혀 있었다.세레나는 봉투를 받아 열었다.테오도르의 글씨였다.‘리오넬 카르트가 오전 황실 조사에 출석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습니다. 칼베른에서는 그를 별도로 접촉하지 않겠습니다.’그 아래에 한 문장이 더 있었다.‘공개 재판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식 통지가 오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겠습니다.’세레나의 눈이 멈췄다.공개 재판은 내일이 아니었다.원래 일정대로라면 하루가 더 남아 있었다.그런데 누군가 일정 변경을 움직이고 있었다.세레나는 관리 사제에게 물었다.“재판부에서 오늘 새 일정 통지가 왔습니까?”“없습니다.”“알겠습니다.”그녀는 테오도르의 편지를 다시 펼쳤다.이런 정보는 칼베른 공작이 황실 귀족회의나 군무망을 통해 성전보다 먼저 들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가 그 정보를 이용해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공식 통지를 기다리고 있었다.세레나는 빈 종이를 꺼냈다.‘공작님. 일정 변경 가능성은 저도 방금 들었습니다. 공식 통지가 오기 전까지 기다려 주세요. 리오넬 카르트는 황실 조사관이 먼저 만나도록 두는 게 좋겠습니다.’거기까지 쓰고 한참 생각했다.그리고 한 줄을 덧붙였다.‘재판이 앞당겨져도 와 주세요.’짧은 문장이었다.그러나 세레나는 지우지 않았다.이번에는 이유도 붙이지 않았다.증인이라서인지, 칼베른군 기록이 필요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문 안으로 들어갈 때 그가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은 것인지 굳이 나누지 않았다.그녀는 종이를 접었다.리오넬 카르트의 황실 조사는 오전 여덟 시 십오 분에 시작됐다.세레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그게 오히려 나았다.리오넬이 세리스 베인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자신이 무엇을 승인했고 무엇을 모르는지 먼저 말하게 두는 편이 좋았다.황실 법무감사국은 정오가 되기 전에 첫 번째 진술 요약을 성전 재판부와 세레나 양쪽에 동시에 전달했다.구금동의 공개 면담실에서 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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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살아 있는 증인과 죽은 자의 유서

“리오넬 카르트는 일곱 해 전 베일런 광산 관련 서류 회수 사실도 인정했습니다.세 번째 장부의 존재에 대해서는 최근 기억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당시부터 알고 있었으며, 공식 회수 목록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세레나의 눈이 들렸다.“누구에게요?”“그 부분은 진술을 거부했습니다.”“거부 사유는요?”“황실 고위 인물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어 공개 재판 전에 별도 보호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에드릭 황자 전하입니까?”“아니라고 명확히 답했습니다.”세레나는 그 대답에 더 큰 의미를 붙이지 않았다.일곱 해 전 에드릭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지 않았다.“그럼 공개 재판 전에 보호 절차를 거치면 말하겠다는 겁니까?”“네.”“황실은 받아들였습니까?”“조건부로요.”황실 기록관이 잠시 망설였다.“문제는 공개 재판 일정입니다.”세레나가 그를 봤다.“앞당겨졌습니까?”“오늘 오후 세 시에 공식 통지가 내려올 예정입니다.”“언제로요?”“내일 오전.”하루가 당겨졌다.세레나는 탁자 위에서 손을 떼었다.“이유는 무엇입니까?”“성전 측은 도미닉 셀런 사망과 에드몬 헤일 생존 진술로 사건 관계자가 늘어난 만큼 피심문인의 구금 기간을 줄이고 신속하게 공개 판단을 받는 편이 낫다고 요청했습니다.”말만 보면 세레나에게 유리했다.구금 기간이 줄어든다.공개 재판이 빨라진다.그러나 리오넬이 이제야 자신이 숨긴 지시자의 이름을 말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로 그 시점에 재판이 당겨졌다.“황실 측은 반대하지 않았습니까?”“아드리안 황태자 측에서는 리오넬의 보호 진술을 먼저 끝낸 뒤 열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결과는요?”“성전은 치료사 자격 심리에 황실 군수 비밀이 영향을 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세레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그 말 자체는 논리적이었다.치료사 자격과 황실 군수 비밀은 분리해야 한다.문제는 성전이 필요할 때마다 둘을 붙였다가 떼고 있다는 점이었다.칼베른의 과거 협약은 세레나를 환자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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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어느 쪽의 보호도 요청하지 않았다

황실 기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세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내일이면 공개 재판이다.그리고 이번 재판이 끝나면 성전은 자신을 계속 수습 치료사로 남겨 둘지, 자격을 빼앗을지, 더 큰 혐의로 넘길지 결정하려 할 것이다.그런데 세레나는 이상하게도 두렵기보다 손이 바빴다.오늘 안에 정리해야 할 기록이 너무 많았다.오후 세 시 정각, 공개 재판 일정 변경 통지가 구금동에 도착했다.세레나는 통지를 읽고 날짜와 장소부터 확인했다.내일 오전 열 시.루멘 성전 대심리전.비공개 중앙 재판부가 아니라 방청이 허용되는 대심리전이었다.황실 법무감사국, 귀족회의 의료감사관, 칼베른 공작가 군수 증인, 베일런가 법무대리인, 성기사단 관계자까지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다.사건은 이미 한 수습 치료사의 자격 문제를 넘어가고 있었다.마티아스는 공개 심리를 통해 성전이 숨기는 것이 없다는 모습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동시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레나의 신원 문제와 테오도르의 관계 역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쉬워진다.통지서 뒷장에는 증인 목록이 있었다.피에르 신관.펠로드 마인.베르나르 케인.리오넬 카르트는 제외.에드몬 헤일은 ‘출석 여부 협의 중’.루카스 아르덴은 서면 증언.마리엘 베일런.그레고리 헤일.테오도르 칼베른.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이름 하나.‘헬레나 베일런.’세레나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계모가 직접 나온다.그녀가 성전과 베일런가 사이에 어떤 요청을 했는지 일부 문서가 이미 황실에 넘어갔고, 독립 치료 활동 중지와 가족 동의 후 자격 재개, 드레이크 혼인 전 독립 재산 계약 금지 같은 조항까지 드러난 상태였다.그런데도 헬레나는 법정에 나오겠다고 했다.자신에게 유리한 카드가 있다는 뜻일 가능성이 높았다.세레나는 증인 목록 마지막 장을 넘겼다.쟁점 항목이 정리되어 있었다. 세리스 베인의 치료사 자격 적법성. 백휘열 관련 비공식 분류 및 치료 지침 책임. 성전 내부 자료 외부 반출. 세리스 베인과 세레나 베일런의 신원 문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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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내가 말할 수 있는 동안에는

세레나는 손을 멈췄다.보호 이해관계.쉽게 예상되는 방식이었다.칼베른과 세레나 사이의 과거 혼인 논의.두 가문의 오래된 교섭.테오도르가 공개적으로 세레나를 보호 대상이라고 주장하면 베일런가가 단독으로 데려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그러나 그건 자신이 이미 거부한 방식이었다.세레나는 다음 줄을 읽었다.‘거절했습니다.’손끝이 아주 조금 풀렸다.‘세리스 치료사께서 요청하지 않은 보호권을 제가 먼저 만들지 않겠습니다. 대신 내일 베일런가가 귀환 의사를 왜곡하면, 세리스 치료사께서 직접 밝힌 의사를 기록하도록 요구하겠습니다.’세레나는 편지를 다 읽은 뒤에도 한동안 접지 않았다.테오도르는 자신이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권한을 이미 한 번 거절했다.세레나는 답장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펜을 집었다.‘잘하셨습니다.’쓰고 나서 한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너무 짧아 보였다.그러나 칭찬을 피할 이유도 없었다.한 줄을 더 붙였다.‘내일도 그렇게 해 주세요. 제가 말할 수 있는 동안에는 제 말을 대신하지 마세요.’그리고 마지막으로.‘다만 제가 먼저 공작님을 부르면 와 주세요.’세레나는 그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같은 오후, 테오도르는 칼베른 공작가 제도 저택의 작은 회의실에서 귀족회의 법무관 에드윈 펠과 마주 앉아 있었다.탁자 위에는 내일 공개 재판의 절차서와 오래된 귀족 혼인법 사본이 펼쳐져 있었다.에드윈은 세레나에게 직접 접촉한 사람이 아니었다. 칼베른가가 성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면서 발생할 법적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로이스가 불러온 사람이었다.“각하께서는 베일런가의 보호권 주장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시겠다는 겁니까?”테오도르는 세레나에게서 막 도착한 답장을 읽고 있었다.‘제가 말할 수 있는 동안에는 제 말을 대신하지 마세요.’그 문장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그분이 베일런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직접 말할 겁니다.”“성전이 그 의사를 법적으로 인정한다면 문제가 없습니다.”“인정하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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