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열녀문 아래 색귀: Chapter 11 - Chapter 20

110 Chapters

11화

“이 아이 아버지, 태율 오라버니잖아요.”주막 안에서 가장 먼저 웃은 사람은 해원이었다.“하.”태율의 얼굴이 새하얘졌다.“소희야, 미쳤어?”소희가 배를 감싸 쥐었다.“왜요? 이제 와서 모른 척하게요?”현수가 태율의 멱살을 잡았다.“형, 이 개새끼야. 내 여자 건드렸어?”해원이 눈썹을 치켜올렸다.“네 여자?”현수가 멈칫했다.“아니, 그게 아니라.”“방금까지 내 동생이랑 자겠다고 지랄하더니 벌써 네 여자야?”태성이 웃었다.“현수야, 넌 입 열 때마다 병신이 되는 재주가 있구나.”태율이 현수의 손을 뿌리쳤다.“나 아니야.”소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뭐라고요?”“너랑 잔 적 없어.”짝!소희가 태율의 뺨을 후려쳤다.“개자식.”“내 방에 들어와놓고?”“들어간 건 맞아. 하지만—”“옷 벗은 것도 기억 안 나?”진필이 중얼거렸다.“염병, 오늘 술값 안 내도 되겠네.”해원은 태율을 똑바로 봤다.“벗었어?”태율이 이를 악물었다.“술에 취해서.”“그래서?”“아무 일 없었어.”소희가 비웃었다.“그럼 내 배는 혼자 불렀나?”현수가 소희에게 다가갔다.“진짜 형 애야?”“당신이 왜 궁금한데?”“나한테는 사랑한다고 했잖아!”해원이 박수를 쳤다.짝. 짝.“아주 개판이네.”그녀는 세 형제를 차례로 가리켰다.“한 놈은 내 남편이었다면서 내 동생한테 사랑 타령하고, 한 놈은 혼서에 내 이름 엮어놓고 내 동생 방에서 옷 벗고.”해원이 태성을 봤다.“그리고 넌 아직 뭘 숨겼는지 모르겠고.”태성이 어깨를 으쓱했다.“나는 깨끗해.”소희가 갑자기 웃었다.“정말요?”태성의 표정이 굳었다.“왜 웃어?”소희는 대답 대신 태성에게 다가가 갑자기 입을 맞췄다.태성이 바로 그녀를 밀어냈다.“미쳤어?”주막 안에서 욕설이 터졌다.태율이 소리쳤다.“야, 이 미친년아!”현수도 탁자를 걷어찼다.“형까지 건드려?”소희가 웃었다.“왜? 언니는 되고 나는 안 돼?”해원의 표정이 싸늘해졌다.“나는 싫다는 놈한테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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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오늘 밤은 내가 네 동생 데리고 자야 공평하지.”해원이 허준명의 팔짱을 끼자 허담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그 손 놔.”“싫은데.”“해원.”“왜. 네 동생이 아까 싫다고 했어?”준명이 피식 웃었다.“전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해원이 그를 올려다봤다.“그럼 지금 해. 싫어?”준명은 허담을 한 번 보고는 대답했다.“아니요.”허담이 탁자를 내리쳤다.“허준명!”“형은 왜 소리를 질러.”“저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알고도 그래?”해원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어떤 여자인데?”허담이 입을 다물었다.“말해봐. 사내 갈아치우는 화냥년?”“그런 뜻이 아닙니다.”“그럼?”준명이 웃었다.“형님, 말 잘못하면 오늘 밤 제가 형님보다 먼저 마님한테 선택받겠습니다.”“닥쳐.”“질투하십니까?”“누가!”“얼굴이 이미 ‘내 것 건드리지 마’인데.”주막 안에서 웃음이 터졌다.태성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의원도 별수 없네.”태율이 비웃었다.“저 집 형제도 우리랑 똑같구만.”현수가 코웃음을 쳤다.“둘이 누가 더 크니, 누가 더 잘하니 싸우기 시작하면 진짜 볼 만하겠네.”허담이 확 돌아섰다.“당신들처럼 천박하지 않습니다.”준명이 바로 받아쳤다.“형은 자신 없으면 빠져.”“뭐?”“왜. 형 것이 내 것보다 작을까 봐 겁나?”허담의 얼굴이 벌게졌다.“이 미친 새끼가!”해원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 남자들은 형제만 만나면 왜 다 이 지랄이야?”태성이 손가락으로 태율을 가리켰다.“쟤가 먼저 시작했습니다.”“형이 먼저 떠들었잖아!”“닥쳐, 둘 다.”해원이 손을 들자 신기하게도 모두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준명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가자.”허담이 길을 막았다.“안 됩니다.”“비켜.”“준명이는 안 돼.”“왜?”“내 동생이니까.”해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러니까 더 재밌다고 했잖아.”“복수하려는 겁니까?”“반은.”“나머지 반은?”해원은 준명을 위아래로 훑었다.“얘가 마음에 들어.”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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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너, 내 시어머니랑도 잤어?”해원의 말이 떨어지자 허담의 얼굴이 굳었다.“해원, 그건—”“잤냐고.”소희가 팔짱을 끼고 비웃었다.“왜 말을 못 해요? 그렇게 잘난 의원 나리께서.”해원이 허담 앞으로 다가갔다.“나한테는 점잖은 척, 걱정하는 척 다 해놓고 뒤로는 그 늙은 여우랑 붙어먹었어?”허담이 이를 악물었다.“붙어먹었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그럼 뭐라고 해? 정을 나눴다고 해줄까?”“그분이 먼저—”짝!해원의 손바닥이 허담 뺨을 후려쳤다.“그 말 제일 재수 없는 거 알아?”허담의 고개가 돌아갔다.“상대가 먼저였다고 빠져나가는 거.”준명이 웃었다.“형 꼴 좋네.”허담이 동생을 노려봤다.“너도 닥쳐.”“왜요? 형은 내 앞에서 마님 만나지 말라고 난리 치더니 정작 마님 시어머니랑 먼저 잤잖아.”그때 계단 아래에서 최씨 부인의 목소리가 터졌다.“허준명!”모두가 돌아봤다.최씨 부인이 얼굴이 새빨개진 채 서 있었다.해원이 웃었다.“잘 오셨네요, 어머님.”“네가 감히 나를 희롱해?”“희롱은 누가 했는데요?”해원이 허담을 턱짓했다.“의원 나리랑 재미 좀 보셨어요?”최씨 부인이 해원의 뺨을 치려 손을 들었다.해원이 손목을 낚아챘다.“또 때리게?”“놔!”“싫어요.”“이 천한 년아!”“천한 건 어머님도 만만치 않던데.”“며느리더러 열녀가 되라면서 본인은 의원 방에 드나들고?”최씨 부인의 입술이 떨렸다.“그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이 아니다.”“다들 꼭 그렇게 말하더라.”소희가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봤어요. 새벽에 허담 나리 방에서 나오시는 거.”최씨 부인이 소희에게 달려들었다.“이 화냥년이!”소희가 피했다.“왜요? 찔려요?”최씨 부인이 버럭했다.“허담이는 네 남편을 치료하던 의원이었다!”“그러니까 왜 밤에 치료했냐고요.”준명이 술잔을 들고 중얼거렸다.“그 치료 참 길었나 보네.”허담이 소리쳤다.“준명아!”“왜, 형. 내가 틀린 말 했어?”최씨 부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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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이제 누가 더 많이 사내를 미치게 하나. 어머님이랑 나랑 해봐요.”해원이 철웅의 손을 잡은 채 웃자 최씨 부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그 손 당장 놔!”“왜요?”“철웅이는 안 된다.”“어머님 것도 아닌데 왜 안 돼요?”철웅이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두 분 다 그만하십시오.”해원이 바로 돌아봤다.“넌 누구 편이야?”“제 편입니다.”“좋네.”최씨 부인이 악을 썼다.“내가 저놈한테 얼마나 해줬는데!”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뭘 해줬는데요?”철웅이 한숨을 쉬었다.“부인.”“말해봐요.”최씨 부인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장사 밑천도 대줬고, 빚도 갚아줬다.”해원이 철웅을 바라봤다.“그래서 잤어?”철웅이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예.”최씨 부인이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들었지? 저놈은 내 남자다.”해원이 피식 웃었다.“어머님.”“왜.”“돈 좀 줬다고 사내가 어머님 물건 돼요?”“뭐?”“그럼 나도 은전 던지면 내 거예요?”철웅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왜 두 분이 저를 사고팝니까?”“그러게.”해원이 그의 손을 놓았다.“철웅아, 네가 골라.”최씨 부인의 얼굴이 굳었다.“뭘.”“오늘 밤 누구랑 있을지.”“윤해원!”“왜요? 자신 없어요?”최씨 부인이 철웅 앞으로 성큼 다가갔다.“철웅아. 나랑 가자.”철웅은 움직이지 않았다.해원이 웃었다.“왜 안 가?”최씨 부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철웅.”“부인, 오늘은 싫습니다.”주막 안이 조용해졌다.해원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웃지 마!”“어떻게 안 웃어요? 내 밤일 세면서 천한 년이라던 분이 사내한테 차였는데.”“이년이!”최씨 부인이 달려들자 해원이 팔을 잡아 밀어냈다.“그만 좀 머리채 잡아요. 나이도 있으신데 추해.”“네가 내 남자를 꼬셔?”“내가 뭘 꼬셔. 그냥 서 있었는데.”철웅이 조용히 말했다.“제가 마님을 따라가고 싶은 겁니다.”최씨 부인의 눈이 뒤집혔다.“뭐?”철웅은 해원을 바라봤다.“마님이 허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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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오늘 밤, 어머님이 먹으려고 숨겨둔 남자부터 내가 먹어볼게요.”해원이 진호의 손을 잡자 최씨 부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 손 놔!”“왜요?”“진호는 안 된다.”“철웅도 안 된다더니 진호도 안 돼요? 어머님 남자는 왜 이렇게 많아?”“이 천박한 년아!”해원이 피식 웃었다.“천박한 건 어머님도 만만치 않던데.”진호가 난처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잠깐만요. 저는 아직 아무것도—”해원이 바로 물었다.“싫어요?”“예?”“나랑 있는 거.”진호가 입을 다물었다.최씨 부인이 급히 끼어들었다.“진호야. 저년 말에 대답하지 마.”해원이 고개를 돌렸다.“왜요? 대답 들으면 겁나요?”“네가 남의 것을 탐내니까 그렇지!”“남의 것?”해원의 눈빛이 번뜩였다.“사람이 물건이에요?”진호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저는 부인 물건이 아닙니다.”최씨 부인의 얼굴이 굳었다.“진호야.”“편지를 주고받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구를 만날지는 제가 정합니다.”해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마음에 드네.”최씨 부인이 악을 썼다.“넌 내가 한양에서 여기까지 불렀어!”“그래서 왔습니다.”“그런데 저년을 따라가?”진호가 해원을 한번 보고 대답했다.“지금은 그러고 싶습니다.”최씨 부인의 입이 벌어졌다.철웅이 옆에서 헛웃음을 흘렸다.“오늘 어지간히 깨지시네.”“넌 닥쳐!”“싫습니다.”해원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 어머님. 오늘 왜 이렇게 인기 없어요?”“윤해원!”“소리 지르지 마세요. 목 쉬겠네.”최씨 부인이 얼굴을 붉혔다.“네가 사내를 열댓씩 갈아치우는 것보다야 낫다!”해원의 웃음이 싹 사라졌다.“갈아치워?”“그래!”“다들 싫으면 가라고 했고, 좋다고 남은 사람들이에요.”해원이 한 걸음 다가갔다.“어머님처럼 돈 쥐여주고, 빚 갚아주고, 편지 보내서 불러들인 게 아니라.”최씨 부인의 입술이 떨렸다.“뭐라고?”“철웅한테 돈 줬죠. 진호한테도 뭘 약속했어요?”진호가 시선을 피했다.해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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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남기준이 마을에 들어온 날, 최씨 부인은 새벽부터 비단옷을 갈아입었다.해원은 마루 끝에 앉아 그 꼴을 보다가 웃었다.“어머님, 오늘 제사라도 있어요?”최씨 부인이 눈을 부라렸다.“입 닥쳐.”“웬 분 냄새를 그렇게 뿌리셨어요. 지나가던 벌도 취하겠네.”“윤해원.”“왜요. 첫사랑 온다니까 열녀 며느리보다 더 설레세요?”최씨 부인의 얼굴이 붉어졌다.“그 사람 앞에서 입 함부로 놀리면 가만두지 않겠다.”해원은 상복 대신 붉은 치마를 골라 들었다.“그럼 저도 갈아입어야겠네.”“안 돼.”“왜요?”“기준이는 널 볼 필요 없어.”“벌써 겁나요?”“내가 네년을 왜 겁내!”“그럼 같이 나가요.”해원이 웃었다.“누굴 먼저 보는지.”한낮이 되자 대문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멎었다.남기준은 생각보다 젊어 보였다.마흔을 조금 넘긴 얼굴, 곧은 어깨, 웃지 않아도 사람을 쳐다보게 만드는 눈.최씨 부인은 그를 보는 순간 목소리부터 달라졌다.“기준 오라버니.”해원이 옆에서 중얼거렸다.“오라버니는 개뿔.”“뭐라고 했느냐?”“아무것도요.”기준이 최씨 부인에게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입니다.”“정말 왔구나.”최씨 부인이 그의 팔에 손을 얹으려 했다.그런데 기준의 시선은 이미 그 너머에 있었다.해원에게.“저분이 윤해원 마님입니까?”최씨 부인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해원이 입꼬리를 올렸다.“절 아세요?”“소문은 많이 들었습니다.”“좋은 소문은 아닐 텐데.”“그래서 더 궁금했습니다.”최씨 부인이 다급하게 끼어들었다.“기준 오라버니, 저 아이는 상대하지 마세요.”해원이 피식 웃었다.“저 아이?”“넌 들어가!”“싫은데요.”기준은 두 여자를 번갈아보다 웃었다.“여전하시군요.”최씨 부인의 얼굴이 밝아졌다.“내가?”“질투 심한 것.”해원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웃지 마!”기준이 해원에게 물었다.“왜 웃으십니까?”“어머님이 아직도 오라버니한테 예뻐 보이고 싶나 봐서요.”최씨 부인이 해원의 팔을 꼬집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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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오늘 밤은 어머님 옛남자 둘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겠네.”해원이 웃자 최씨 부인의 얼굴이 굳었다.“윤해원, 그 입 닥쳐.”“왜요? 첫사랑 둘이 한자리에 오면 반가워해야지.”남기준이 피식 웃었다.“둘은 아닙니다.”“그럼?”“최 부인이 나 말고도 만난 남자는 더 있었죠.”최씨 부인이 악을 썼다.“기준 오라버니!”“이제 와서 순결한 척합니까?”해원은 웃음을 터뜨렸다.“어머님, 저한테 화냥년이라더니 본인 장부가 더 두껍겠네.”최씨 부인의 손이 올라오자 해원이 손목을 잡았다.“또 때리게?”“놔!”“싫어요.”그 순간 대문 밖에서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여전하네, 최연옥.”최씨 부인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검은 도포를 입은 사내가 들어왔다.키가 크고 눈매가 사나웠다.기준의 표정도 굳었다.“문강우.”강우가 기준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아직도 살아 있었냐?”“너야말로.”해원이 둘 사이로 나왔다.“누구예요?”강우의 시선이 해원에게 꽂혔다.“당신이 윤해원?”“맞는데.”“생각보다 더 예쁘네.”최씨 부인이 버럭했다.“강우야!”해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어머님, 이름 부르는 소리부터 다르네요.”“닥쳐!”강우가 웃었다.“왜. 질투하냐?”“내가 왜!”“예전에도 기준이 다른 여자 쳐다보면 머리채부터 잡았잖아.”기준이 코웃음을 쳤다.“너 때문에 접시도 맞았지.”최씨 부인이 얼굴을 붉혔다.“둘 다 지랄 좀 그만해!”해원은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세상에. 어머님도 남자 둘 놓고 싸운 적 있어요?”“너랑 나는 달라!”“뭐가요?”“나는 둘 다 동시에 만나지 않았다!”강우가 바로 끼어들었다.“거짓말.”마당이 조용해졌다.“나랑 자고 다음 날 기준이 만난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기준의 얼굴이 굳었다.“뭐?”해원의 눈이 반짝였다.“어머님. 두 분 번갈아 만났어요?”“아니야!”강우가 비웃었다.“저 여자는 자기 좋다는 남자는 다 곁에 두고 싶어 했어.”짝!최씨 부인이 강우의 뺨을 후려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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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며느리가 다른 사내를 찾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내가 품으라고.”해원의 눈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뭐라고?”문강우가 최씨 부인을 턱짓했다.“저 여자가 시켰습니다.”최씨 부인이 악을 썼다.“거짓말이야!”“또?”해원이 헛웃음을 흘렸다.“어머님은 불리하면 전부 거짓말이래.”“저놈 말을 믿지 마!”“그럼 왜 얼굴이 그렇게 하얘졌어요?”최씨 부인의 입술이 떨렸다.강우가 비웃었다.“남편 죽고 며느리가 얼마나 빨리 사내를 찾는지 보고 싶다더군.”해원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왜?”“열녀문 올리기 전에 약점을 잡아둬야 한다나.”“하.”해원이 고개를 숙였다가 웃었다.“진짜 개같은 집안이네.”최씨 부인이 버럭했다.“네가 먼저 사내를 찾아다녔잖아!”“그래서 어머님이 미리 사내까지 준비했어요?”“넌 원래 그런 년이었어!”“그러니까.”해원이 최씨 부인 코앞까지 다가갔다.“며느리가 화냥년인지 확인하겠다고 자기 옛날 남자를 침상에 밀어 넣으려 한 거잖아.”“말조심해!”“왜요? ‘품으라’는 말은 어머님이 먼저 했다면서.”강우가 웃었다.“정확히는 ‘정신 못 차리게 해놓으라’고 했지.”해원의 눈썹이 올라갔다.최씨 부인이 소리쳤다.“강우야!”“이제 와서 이름 부르지 마. 소름 끼치니까.”기준이 옆에서 헛웃음을 흘렸다.“나한테는 평생 못 잊었다더니 강우한테는 며느리까지 맡겼어?”최씨 부인이 기준을 노려봤다.“당신은 빠져.”“왜? 나도 옛날에 당신 때문에 강우랑 주먹질까지 했는데.”강우가 코웃음을 쳤다.“네가 진 거 아직도 기억나.”“주둥이 닥쳐.”“또 붙어볼래?”해원이 손뼉을 한 번 쳤다.짝.“둘 다 그만.”기준과 강우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해원이 강우를 바라봤다.“그래서?”“뭐가요?”“어머님 부탁 받고 나 품으러 왔다면서.”최씨 부인의 눈이 커졌다.“윤해원!”해원은 무시했다.“지금도 그래?”강우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처음엔 그럴 생각이었습니다.”“지금은?”“지금은 내가 원합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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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당신 시어머니가 스무 해 전에 몰래 낳은 아들입니다.”해원은 문지혁을 보다가 최씨 부인을 돌아봤다.“어머님.”최씨 부인의 입술이 떨렸다.“아니다.”“또 아니래.”해원이 웃었다.“이 집은 뭐만 터지면 전부 아니래.”강우가 코웃음을 쳤다.“지혁아, 네 어머니 얼굴 똑똑히 봐둬라. 스무 해 만에 처음 보는 거니까.”지혁은 아무 말 없이 최씨 부인을 바라봤다.최씨 부인이 뒤로 물러났다.“내 아들 아니야.”강우가 버럭했다.“이 망할 여자가 끝까지!”“닥쳐!”“네가 낳았잖아!”짝!최씨 부인이 강우의 뺨을 후려쳤다.지혁의 표정이 싸늘해졌다.“그만하십시오.”최씨 부인의 눈이 흔들렸다.“나한테 어머니라 부르지 마.”“부른 적 없습니다.”해원이 피식 웃었다.“성질은 마음에 드네.”최씨 부인이 홱 돌아봤다.“윤해원.”“왜요?”“저 아이는 안 된다.”해원의 눈이 반짝였다.“또?”“지혁이는 내 아들이야!”“아까는 아니라면서.”“내가 낳았든 아니든 네가 건드릴 사람은 아니라고!”해원은 지혁을 위아래로 훑었다.스물넷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 얼굴에는 젊은 기색이 남았지만 눈빛은 강우보다 차가웠다.“혼인했어요?”지혁이 대답했다.“안 했습니다.”“마음 둔 여자?”“없습니다.”최씨 부인이 비명을 질렀다.“대답하지 마!”지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왜 제 대답까지 대신합니까?”“내가 네 어머니다!”“방금 아니라고 하지 않았습니까.”강우가 웃음을 터뜨렸다.해원도 참지 못했다.“어머님 오늘 완전히 망했네.”“이 화냥년이!”“그 말 좀 바꿔요. 질리지도 않아요?”최씨 부인이 달려들자 지혁이 사이를 막았다.“손대지 마십시오.”“비켜!”“싫습니다.”해원은 그의 등을 바라보다 천천히 웃었다.“지혁 씨.”“예.”“오늘 밤 시간 있어요?”마당이 그대로 얼어붙었다.강우가 먼저 돌아섰다.“잠깐.”기준도 소리쳤다.“해원!”최씨 부인은 거의 악을 썼다.“안 돼!”지혁만 태연했다.“무슨 일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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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윤해원이 혼인하기로 했던 진짜 신랑. 그게 너였어!”지혁의 얼굴이 굳었다.해원은 문을 열었다.최씨 부인이 숨을 몰아쉬며 서 있었고, 그 뒤에는 강우가 있었다.“설명해요.”최씨 부인이 입술을 깨물었다.“원래 네 친정과 혼담이 오간 사람은 지혁이었다.”해원이 헛웃음을 쳤다.“어머님이 숨겨 낳은 아들을 며느리로 들이려고 했다고요?”“그땐 네가 내 며느리가 될 줄 몰랐어!”“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지혁이 나왔다.“저는 처음 듣습니다.”강우가 코웃음을 쳤다.“넌 몰랐겠지. 네 어미가 혼담부터 깨버렸으니까.”최씨 부인이 소리쳤다.“닥쳐!”해원의 눈이 번뜩였다.“왜 깼어요?”최씨 부인은 대답하지 않았다.강우가 대신 말했다.“질투했으니까.”“뭐?”“자기 아들이 널 보고 좋아할까 봐.”최씨 부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헛소리 하지 마!”해원이 웃었다.“어머님, 아들 여자까지 질투해요?”“미친 소리!”“그럼 왜 혼담을 깼는데요?”“지혁이는 안 됐으니까!”“왜 안 돼요?”최씨 부인이 결국 악을 썼다.“저 애가 널 먼저 봤으니까!”해원이 지혁을 돌아봤다.“나를 봤어요?”지혁은 짧게 한숨을 쉬었다.“혼례 석 달 전 장터에서 봤습니다.”“그때 내가 누군지 알았어요?”“아니요.”“그런데?”“마음에 들었습니다.”강우의 얼굴이 굳었다.최씨 부인이 소리쳤다.“그래서 내가 끊어낸 거야!”해원이 기가 막혀 웃었다.“아들이 여자 마음에 들어 했다고 혼담까지 갈아엎었어요?”“넌 모른다.”“뭘요?”최씨 부인의 시선이 강우에게 향했다.“저놈도 널 봤으니까.”이번에는 해원이 강우를 봤다.“당신도?”강우가 입을 다물었다.“말해요.”“봤습니다.”“언제.”“같은 날.”지혁이 강우를 노려봤다.“아버지도 그때부터?”“그래.”“미친.”강우의 눈썹이 올라갔다.“아비한테 미쳤다고?”“내 혼담 상대를 보고 마음에 뒀다면 미친 거 맞지.”“그때 네 혼담 상대인지 몰랐어.”“지금은 압니까?”강우가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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