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에서…… 정말 제가 할 수 있을까요?”“처음부터 대표 비서 전부 맡기겠다는 뜻은 아니야.” 태윤은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비서실장 밑에서 일정, 회의 자료, 대외 응대부터 배워. 네가 할 수 있는 업무는 정식으로 맡기고, 못 하는 건 교육받아.” 생각보다 현실적인 말이라 오히려 당황했다.“저를 옆에 두려고 갑자기 만든 자리 아니에요?”“그 이유도 있어.” 태윤은 뻔뻔하게 인정했다.“한지후가 네 주변을 맴도는 게 마음에 안 드니까.”“역시.”“그렇다고 빈 책상에 앉혀 두고 하루 종일 나만 보게 할 생각은 없어.” 나는 가만히 그를 봤다. 이 남자가 스스로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는 오늘 배정 종료를 요청할 거야. 현강에서는 별도 채용 절차를 밟아. 급여도 회사 기준으로 받고.”“제가 거절하면요?”“거절하면 안 하면 돼.” 태윤은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로 말했다.“다만 난 네가 해 봤으면 좋겠어.”“왜요?”“네가 사람 상대하는 거, 행사장에서 봤으니까.” 잠깐 전날 갈라가 떠올랐다. 내가 무너진 순간만 본 줄 알았는데, 다른 것도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생각보다 제대로 보고 있었네요.”“난 원래 사람 보는 눈 좋아.”“서유라 씨랑 오래 알고 지낸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태윤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작게 웃었다. 그때 그의 시선이 목가로 향했다. 붉은 흔적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손을 올렸다. 태윤의 손도 따라 올라오다 중간에서 멈췄다.“아직 아파?”“아니. 그냥…… 회사에서는 가려야겠지.”“그래.” 의외의 대답에 눈을 깜빡였다.“왜 그런 얼굴이야.”“대표님이면 보여 주라고 할 줄 알았어요.”“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네가 회사에서 구경거리가 되게 만들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공사 구분도 못 하는 인간이 되는 거잖아.” 말은 거칠었지만 뜻은 분명했다. 태윤이 턱으로 내 목을 가리켰다.“스카프든 컨실러든 네가 편한 대로 해.” 조금 늦게, 그 말이
Last Updated : 2026-08-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