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나는 엄마가 입원한 세명의료원 순환기 전문센터를 찾았다. 출입 등록을 하고 병동 안으로 들어서자 특유의 소독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복도는 일반 병동보다 조용했고, 병실 간격도 넓었다. 엄마는 수술 뒤 회복과 재활을 위해 1인실에 머물고 있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와 별개로 간병, 재활 프로그램, 일부 비급여 검사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곳이었다. 태윤이 비용 보증을 맡고 있었지만, 나는 가능한 항목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었다. 처음처럼 돈이 곧 목숨이라는 공포에 떠밀려 아무것도 모른 채 서명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윤서린 님.” 담당 간호사가 나를 알아보고 다가왔다.“어머님 오늘 컨디션 좋으세요. 아침도 절반 넘게 드셨고요.”“검사 결과는요?”“오늘 오후에 담당 교수님이 보호자 설명을 잡아 두셨어요. 어머님께도 먼저 설명드렸고요.” 나는 조금 안심했다. 그런데 지난주와 비교해 약이 하나 바뀌었다는 말이 이어졌다.“왜 바뀐 거예요?”“심장 기능 수치가 조금 흔들려서요. 자세한 건 교수님이 설명드리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 작은 불안이 남았다. 병실 문을 열었다.“엄마.”“서린아, 왔어?” 엄마는 침대 등받이를 세운 채 창밖을 보고 있었다. 살은 여전히 빠져 있었지만 얼굴에 혈색이 돌아왔다.“오늘 좋아 보이네.” 다가가 손을 잡았다. 가늘지만 따뜻한 손이었다. 이 온기 하나 때문에 나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했던가
Last Updated : 2026-08-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