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여부를 판단하시는 건 주주 여러분의 권리입니다.” 태윤의 목소리는 낮고 또렷했다.“저도 그 판단을 피할 생각 없습니다.” 그는 회의장을 천천히 둘러봤다.“다만 현강의 가치가 오늘 주가와 한명금융의 리스크 재검토 한 줄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화면에 현강 계열사의 주요 기술과 수주잔고, 고용 현황이 표시됐다.“현강이 보유한 회사들 중 상당수는 처음 인수할 때부터 정상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자금이 말랐고, 기술은 있었지만 버틸 시간이 없었습니다.” 태윤은 다음 자료를 넘겼다.“그때 저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공장을 닫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판단이 성공한 것도 아니고, 그 과정에서 반발도 샀습니다.” 한명 측에서 냉소적인 목소리가 나왔다.“미담을 들으려고 모인 자리가 아닙니다.”“맞습니다.” 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숫자를 같이 보여 드리는 겁니다.” 인수 뒤 매출 회복률, 핵심 고객 유지율, 기술인력 잔존율. 무리하게 포장할 수 없는 지표들이 화면에 나왔다.“한명금융과 계약상 분쟁이 있다면 법과 계약으로 처리하겠습니다. 금융사가 리스크를 줄이는 판단도 존중합니다.” 그의 시선이 한명 측 주주 대표에게 향했다.“하지만 그 판단이 시장 전체의 공포로 확대됐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사업까지 급하게 잘라내는 선택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때 한 임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래도 현금이 없으면 사업은 멈춥니다.”“맞습니다.” 태윤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