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점심 무렵 사진관에서 보정본을 보냈고, 도현은 세 장 중 하나를 골랐다.내가 도현을 보고 웃던 사진도 아니었다.둘이 정면을 보고 있던 첫 번째 사진도 아니었다.도현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내가 아주 조금 그의 쪽으로 몸을 기울였던 세 번째 사진.사진관에서는 그저 자연스럽게 찍힌 줄 알았다.그런데 화면으로 다시 보니 묘했다.나는 카메라를 보고 있었고.도현은 카메라가 아니라 나를 보고 있었다.“이거 골랐어요?”내가 묻자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도현 씨 카메라 안 보는데.”“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왜?”“그래서.”나는 휴대폰 화면을 다시 봤다.“사진의 기본이 안 됐잖아.”“누가 정했습니까?”“보통 사진 찍으면 카메라 보지.”“저는 그때 당신을 보고 싶었습니다.”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요즘 이 사람은 이런 말을 너무 아무렇지 않게 했다.“그럼 나도 도현 씨 볼 걸.”“왜요?”“둘이 서로 보면 더 예쁘잖아요.”도현은 사진을 한참 보다가 말했다.“저는 이게 좋습니다.”“왜?”“당신은 앞을 보고 있고.”그가 화면 속 자기 모습을 가리켰다.“저는 당신을 보고 있으니까.”“무슨 의미 있어요?”“없습니다.”“진짜?”“굳이 만들 필요 있습니까?”나는 웃었다.“이제 내가 먼저 의미 찾네.”“네.”“그럼 그냥 좋아서?”“그냥 좋습니다.”그걸로 끝이었다.*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서재 벽에는 이미 액자가 걸려 있었다.한쪽에는 며칠 전 도현이 그린 건축 스케치.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림.틀린 선이 여러 개 남아 있는 건물.그리고 그 옆.우리 사진.나는 문 앞에 서서 둘을 번갈아 봤다.“진짜 같이 걸었네.”도현이 책상 앞에서 돌아봤다.“이상합니까?”“조금.”“왜?”“하나는 도현 씨가 못 그린 그림이고.”그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나는 웃음을 참으며 사진을 가리켰다.“하나는 잘 나온 사진.”“첫 번째 설명은 생략해도 됐습니다.”“사실이잖
Last Updated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