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이 침실 문을 닫은 뒤.나는 침대 위에 놓인 물건부터 봤다.처음 보는 게 두 개였다.하나는 길고 가느다란 검은 손잡이 끝에 달린 부드러운 깃털.다른 하나는 작은 유리 용기에 담긴 캔들이었다.그런데 평소 쓰던 향초와는 모양이 조금 달랐다.나는 가까이 다가가 유리 용기를 들여다봤다.“이건 뭐예요?”도현이 재킷을 벗으며 대답했다.“마사지 캔들입니다.”“마사지?”“일반 양초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는 제품.”나는 바로 그를 봤다.“설마 오늘 이거 떨어뜨리려고?”“피부에 직접 붓지는 않습니다.”도현은 태연하게 말했다.“먼저 제 손으로 온도를 확인하고, 손끝이나 도구에 소량 묻혀서 씁니다.”“뜨거운 거 같이쓰는건 처음인데 혼자는 많이 해봤는데요 .”“그래서 더 조심해서.”그는 캔들을 바로 켜지 않았다.먼저 깃털을 집었다.“그리고 처음은 이것부터.”나는 웃었다.“주인님 취향 되게 넓어졌네.”“싫습니까?”“아니.”나는 깃털 끝을 손가락으로 한번 건드렸다.정말 가벼웠다.“이게 뭐가 그렇게 자극적이에요?”도현이 내 손에서 깃털을 가져갔다.“그건.”그가 내 손등 위를 아주 짧게 스쳤다.사락.“읏.”손이 저절로 움찔했다.도현의 눈썹이 올라갔다.“방금.”“간지러워서.”“한 번밖에 안 했습니다.”“그러니까.”그가 이번에는 손목 안쪽을 스쳤다.사락.“아….”이번에는 짧은 숨까지 같이 나왔다.나는 반사적으로 팔을 빼려다 멈췄다.“이거 생각보다 간지러운데.”“좋은 쪽입니까.”나는 잠깐 생각했다.“아직은.”“색깔.”“초록.”“좋습니다.”도현은 깃털을 침대 위에 내려놨다.“오늘 강도.”“조금 높게 해도 돼요.”“통증은.”“낮게.”“결박.”“손목 정도는 가능.”도현은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묶지 않습니다.”“왜.”“움직이려는 걸 제가 직접 잡고 싶어서.”심장이 바로 한 번 뛰었다.“직접?”“네.”“주인님이?”“제가.”도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오늘은 도구에 맡기지 않습니다
Last Updated : 2026-09-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