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계속 보십시오.” 도현의 말에 서윤은 정말로 그를 빤히 바라봤다. 가까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닿을 거리. 도현이 먼저 웃었다. “왜요.” “계속 본다면서요.” “보고 있잖아요.” “부담스러울 정도로.” 서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 “싫어요?” “아니요.” “그럼 참아요.” “뭘.” “부끄러운 거.” 도현이 이번에는 대놓고 웃었다. “제가 부끄러워 보입니까.” “조금?” “당신이 더 그런 것 같은데.” 서윤의 입이 다물렸다. 정곡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림을 핑계로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눈매가 어떻고. 입술이 어떻고. 표정이 어떻고. 종이에 옮겨야 한다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그냥 좋아서 보고 있었다. 그 사실을 들킨 것 같아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서윤이 슬쩍 시선을 피했다. 도현이 바로 말했다. “피했습니다.” “안 피했어요.” “거울 봤는데.” “그게 피한 거지.” “그러니까.” 서윤은 결국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사람 민망하게 하지 마요.” 도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먼저 계속 보겠다고 한 사람은 당신입니다.” “취소.” “안 됩니다.” “왜.” “저는 마음에 들어서.” 도현의 손가락이 서윤의 손가락 사이로 들어왔다. “당신이 그렇게 보는 거.” 이번에는 정말 얼굴이 뜨거워졌다. 서윤은 손을 빼는 대신 도현에게 더 가까이 붙었다. “그럼 보지 뭐.” “보십시오.” 서윤은 다시 그를 봤다. 이번에는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먼저 웃어버렸다. “아, 못 하겠다.” “왜.” “그림 그릴 때가 더 쉬워.” 서윤이 그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도현이 웃으며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그럼 그림을 가져올까요.” “싫어요.” “왜.” “오늘은 그만 그릴래.” 서윤은 고개를 들었다. “손 아파.” “많이?” “조금.” 도현이 그녀의 오른손을 가져갔다. 연필을 오래 잡았던 손가락을 천천히 펴봤다. “여기?”
Huling Na-update : 2026-09-29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