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스케는 마침내 홀로 낙성 도성에 당도하였다.흙먼지로 뒤덮인 채 도성에 입성한 사내의 귀에 처음으로 들린 소문.그것은 잔인하게도 정명공주의 성대한 국혼이 곧 올려질 것이라는 벼락 같은 소식이었다.쿵―!요스케의 심장이 금세 급하게 요동쳤다.자신의 여인이 다른 사내의 품에 안긴다니.그녀는 나의 것이었다. 영원한 자신의 영혼이었다.빼앗길 수 없었다. 그녀를 놓았지만 미련은 쉬이 걷어지지가 않았다.야수 같은 정복욕이 핏속에서 들끓어 올랐다.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를 안아 쥐고 싶었다.하지만 공주는 이미 높고 삼엄한 구중궁궐 속에 갇혀 버린 후였다.아무리 천하에 가공할 무술을 지닌 최고의 무사라 한들.홀로 여민국의 궁을 뚫고 들어가 공주를 보쌈해 나오는 것은 명백한 자살 행위였다.피 말리는 갈등 속에서, 국혼의 날짜는 잔인하도록 가깝게 다가왔다.벼랑 끝에 선 그는 마침내 핏빛 선택을 내렸다.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려다 그녀를 처참하게 죽게 만들 것인가.아니면 그녀를 온전히 살려내기 위해, 제 심장을 짓밟아 도륙 낸 채 놓아줄 것인가.결국 사내는 지독한 절망 속에서 자신의 여인을 살려내는 쪽을 선택했다.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재화를 털어 궐내 궁녀에게 거대한 뒷돈을 쥐여주었다.그리고 마지막 서신을 차가운 손으로 써 내려갔다.달빛조차 스며들지 않는 궁궐 안 깊은 처소.유진의 손으로 은밀하게 전달된 거친 편지 한 장.스르륵—.새하얀 한지 위에는 요스케의 거친 숨결과 억눌린 서러움이 얼룩덜룩 배어 있었다.‘먼저 당신에게 비겁한 사죄의 말부터 전해야겠지. 당신 곁에 머물기에는, 난 당신을 지킬 힘도, 능력도 없는 이국의 무사일 뿐이오. 감히 당신을 원해서도 탐내서도 안 되는…….’글귀를 읽어 내려가는 유진의 손끝이 부르르 떨렸다.‘그런데 내가 잠시 지독한 헛꿈에 취해, 어찌저찌 여기까지 왔으나 결국 난 이렇게 당신을 포기하기로 결심했소. 미안하오. 지킬 수도 없는 약속으로 당신을 기다리게 해서.’흔들린 글씨체마다 짙게 남아있는
Last Updated : 2026-09-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