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서울 도심 한복판의 대형 호텔 컨벤션 홀.서율의 신작 드라마 제작 발표회 현장은 개장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취재진과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수많은 취재진과 카메라 플래시가 무대 위로 올라서는 서율과 차태혁을 향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차태혁은 완벽하게 맞춘 핏의 딥 네이비 수트 차림으로, 서율의 바로 뒤에서 그녀를 호위하듯단단하고 우뚝하게 서 있었다.그룹 내부의 정적들을 단 하루 만에 전부 끌어내리고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현장의 취재진조차 숨을 죽이고 그 기세에 눌릴 수밖에 없었다. 서율은 핏빛이 감도는 드레스를 입고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마이크를 잡았다. "작가님, 이번 신작 《플레이 가이드라인》의 핵심 주제가 '통제와 구원'이라고 들었습니다.주인공들의 관계는 결국 어떻게 정리되나요?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가 명확해지는 건가요?" 한 기자의 질문에 장내의 시선이 일제히 서율에게 집중되었다.서율은 잠시 마이크를 내리고, 곁에 선 차태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태혁 역시 조용히 시선을 내리며 서율의 단정하고 차가운 눈동자를 응시했다.그는 수많은 카메라와 시선이 집중된 공식 석상임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율의 손을 고쳐 쥐더니 그녀의 손가락 마디마다 천천히 깊은 입맞춤을 내렸다. 사냥꾼이자 절대적인 통제자로 불리던 대기업의 수장이, 젊은 여작가 앞에서 순종적인 태도로 고개를 숙이는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장내에서 거친 환호와 함께 폭발적인 플래시 세례가 터져 나왔다.카메라 셔터 소리가 귓가를 찢을 듯 울려 퍼졌지만, 두 사람만의 공간은 마치 정지된 듯 고요했다. 서율은 태혁의 손길을 가볍게 받으며 다시 마이크를 입가로 가져갔다. "구원받는 쪽이 누구인지, 통제하는 쪽이 누구인지 착각하는 순간부터 진짜 플레이가 시작된다는 이야기입니다.내가 사냥꾼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실상은 아늑한 덫에 걸린 먹잇감일 수도 있고,반대로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판
Huling Na-update : 2026-08-06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