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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러브 옴니버스 10: Chapter 51 - Chapter 60

88 Chapters

51

"이 대위님, 제 중대 병사에게 사적으로 위력을 행사하시는 것은 월권행위입니다. 당장 멈추십시오." "강 대위, 내가 언제..."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다면 제 병사는 제가 인솔해 복귀하겠습니다. 가자, 민 상병."  채희는 이 대위를 완전히 무시한 채 도진의 팔을 살짝 감싸 안으며 돌아섰다. 이 대위는 뒤에서 이를 갈았지만, 중대장 간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은 두려웠는지 더 이상 쫓아오지 못했다.  본부 건물 뒤편, 가로등도 닿지 않는 어두운 그늘에 도착하자마자 채희는 도진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걱정과 분노로 가득 찬 눈물이 맺혀 있었다. "민 상병, 다친 데는 없나? 이 대위가 뭐라 하던가? 미안하다... 나 때문에 네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자신보다 도진을 먼저 걱정하는 채희의 모습에 도진의 가슴속에 뭉쳐 있던 질투와 불안감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도진은 채희의 손을 꽉 맞잡으며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전 괜찮습니다. 오히려 중대장님이 이렇게 단호하게 제 편을 들어주셔서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지금 웃음이 나오나? 소문이 더 퍼지면 정말 위험해진다. 노벨 소설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널 다른 중대로 전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난... 너랑 떨어지는 거 싫단 말이다."  채희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며 도진의 품에 안겼다. 언제나 당당하던 독사 중대장이 오직 자신을 잃을까 봐 두려워 덜덜 떨고 있었다.  현실의 위기가 닥쳐올수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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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희 씨, 저 전역하면 이 중대장실에 이제 저 없지 않습니까?" 도진의 뜬금없는 말에 채희의 얼굴에서 미소가 스르륵 가라앉았다. 그녀 역시 애써 외면하고 있던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다.도진이 전역하고 나면, 더 이상 합법적으로 단둘이 있을 핑계가 사라진다. 독사 중대장이라는 무거운 가면을 벗고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었던 이 공간이, 다시 차가운 얼음 요새로 변할 거라는 생각에 채희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렇겠지... 민 상병 없는 행정반은 많이 심심하겠군. 소설 피드백은 이제 누구한테 받나?" 채희가 짐짓 덤덤한 척 농담을 건넸지만, 손끝은 애꿎은 전투복 하단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채희의 앞으로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쥐었다.  "그래서 말인데, 중대장님. 제가 마지막 작전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작전...?" 채희가 동그란 눈으로 도진을 올려다보았다. 도진의 깊고 단단한 눈빛은 군기 빠진 상병의 것이 아니라, 한 여자를 온전히 책임지겠다는 남자의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주일 뒤, 제 전역 날에 부대 앞 연병장 말고, 부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서울 한복판에서 대대적인 작전을 개시할 겁니다. 작전명은 '말년 병장의 역습'입니다." "그게 무슨..."  "전역증을 받는 순간, 저는 더 이상 중대장님의 부하 병사가 아닙니다. 당당한 대한민국 민간인 남성입니다. 그러니까 그날, 군복이 아닌 가장 멋진 옷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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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전 완료, 경계 근무 이상 무!  위병소의 철문이 무겁게 닫히는 소리가 민간인 민도진의 귓가를 때렸다. 그토록 갈망하던 전역이었지만, 부대 마크를 뒤로하고 혼자 걷는 발걸음은 묘하게 허전했다. 하지만 허전함은 이내 가슴을 꽉 채우는 터질 듯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작전명 말년 병장의 역습, 지금부터 진짜 개시다.' 도진은 터미널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켰다. 노벨 앱을 켜자마자 화면 상단에 거대한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 [축! '독사 작가' 님의 <대공작의 비밀 수첩> 전체 랭킹 1위 및 웹툰화 확정!]  도진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과 채희가 중대장실 책상 밑에서, 동굴 속에서, 그리고 청계천 거리에서 함께 나누었던 아슬아슬한 감정들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결과였다. 소설은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고, 이제 남은 것은 현실의 해피엔딩뿐이었다.  일주일 뒤, 주말의 홍대 거리. 도진은 군대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워낸 모습으로 약속 장소에 서 있었다.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에 세련된 오버핏 셔츠와 슬랙스, 그리고 향수 냄새까지 은은하게 풍기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훈훈한 대학생이었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자, 저 멀리서 걸어오는 한 여성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화사한 파스텔톤의 원피스를 입고, 긴 생머리를 바람에 흩날리며 걸어오는 여자. 군복 속에 감춰져 있던 가녀린 라인과 눈부신 미모가 온전히 드러난 그녀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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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의 기습적인 프러포즈에 채희의 눈동자가 감격으로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소설 속 대공작의 화려한 구혼보다, 눈앞에 있는 민도진의 이 담백하고 단단한 고백이 그녀의 심장을 몇 배는 더 강하게 울렸다. "내가... 성격도 괴팍하고, 연애도 처음이라 많이 서툴 텐데... 괜찮겠나?" "서툰 건 소설 쓰면서 같이 연습하면 됩니다. 다음 작품은 본격적인 진짜 연애 소설로 가시죠. 우리가 직접 겪은 이야기로 말입니다."  도진의 능글맞은 멘트에 채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카페를 나와 노을이 붉게 물드는 한강 공원으로 향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자 도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재킷을 벗어 채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혹한기 훈련 동굴 속에서 체온을 나누던 그때처럼, 두 사람의 거리는 다시금 완벽하게 좁혀졌다. 도진은 채희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채희 역시 도진의 단단한 가슴에 기대어 고개를 들었다. 붉은 노을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채희 씨." "응, 도진아."  처음으로 계급장을 다 떼고 서로의 이름을 부른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더 이상의 망상도, 대사 연습도 필요 없었다. 도진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채희의 부드러운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강바람을 타고 흐르는 노을 속에서, 두 사람의 길고 달콤한 첫 키스가 이루어졌다. 부대원들의 눈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이어왔던 그들의 로맨틱 코미디가, 마침내 현실에서 완벽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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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편: 영웅으로 레벨업! 찐따 사원의 아찔한 반전>

 대한민국 평범한 중소기업인 대성기획의 총무부에는 귀신보다 더 존재감 없는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김준우. 덥수룩하게 내려앉은 앞머리에 두꺼운 뿔테안경, 항상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구부정한 자세로 걸어 다니는 꼴이 그야말로 완벽한 찐따의 정석이었다.  "어이, 김 사원! 내 아메리카노에 샷 하나 추가하고, 얼음 가득 채워서 좀 채워 와. 아, 그리고 이 서류들 오늘 퇴근 전까지 복사해서 내 책상에 올려두고." 총무부의 소문난 진상인 박 차장이 서류 뭉치를 준우의 책상 위로 툭 던졌다. 서류 뭉치가 떨어지며 날린 먼지에 준우는 연신 에취 하며 기침을 터뜨렸다.  "아, 예, 예! 알겠습니다, 차장님!" 준우는 연신 허리를 굽실거리며 대답했다. 주변의 동료들은 그런 준우를 보며 혀를 차거나 아예 시선을 돌려 버렸다. 이 바닥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것은 곧 만만한 인간이라는 뜻이었고, 준우는 그 먹이사슬의 최하단에 위치한 존재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준우가 왜 이런 꾀죄죄한 모습으로 자신을 숨기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준우는 두꺼운 안경 너머로 박 차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조용히 읊조렸다. '오늘도 무사히 조용히 넘어가야 할 텐데? 세계 서열 1위였던 용병 대장 생활을 청산하고 겨우 찾은 평화인데, 여기서 정체가 들통나면 절대 안 되지.'  그렇다. 김준우는 과거 전 세계의 전장을 누비며 전설로 불렸던 불패의 용병, 코드네임 섀도우였다. 피와 비명이 난무하는 삶에 환멸을 느끼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일부러 찐따 분장을 하고 잠적한 상태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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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 갔어?"  괴한이 당황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찰나, 준우는 이미 그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있었다. 준우는 책상 위에 있던 플라스틱 자를 가볍게 쥐고 있었다. 툭. 준우가 자로 괴한의 목덜미를 가볍게 치자, 괴한은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기절해 버렸다.  "뭐, 뭐야! 이 새끼 잡아!" 동료가 순식간에 당하자 나머지 세 명의 괴한이 동시에 준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준우에게는 이들의 움직임이 마치 느린 화면처럼 보였다. 준우는 한 걸음 가볍게 물러서며 첫 번째 괴한의 손목을 꺾어 무기를 빼앗았고, 그 무기로 두 번째 괴한의 복부를 정확히 가격했다. 컥! 소리와 함께 두 번째 괴한이 구르자, 마지막 괴한이 둔기를 휘두르며 악을 썼다. "이 괴물 같은 놈이!"  준우는 가볍게 고개를 돌려 둔기를 피한 뒤, 사무실 의자를 스르륵 밀어 괴한의 발목을 걸었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괴한의 턱을 향해 준우의 구두 앞코가 날카롭게 내리꽂혔다.  퍽! 상황이 종료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초였다. 네 명의 거구 테러리스트들이 바닥에 나뒹굴며 신음하거나 기절해 있었다.  사무실 안은 쥐 죽은 듯한 고요가 감돌았다. 책상 밑에서 덜덜 떨던 박 차장도, 공포에 질려 있던 한채원 팀장도, 문틈으로 이쪽을 바라보던 다른 직원들도 모두 입을 벌린 채 준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준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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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우연이 아니었는데? 그 서슬 퍼런 눈빛, 찰나의 순간에 뿜어져 나오던 그 완벽한 몸동작이 어떻게 우연이란 말인가?' 채원은 멀어지는 준우의 등 뒤를 보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땀에 젖어 살짝 가라앉은 준우의 덥수룩한 머리카락 사이로 언뜻 보였던 그 매혹적인 이목구비가 자꾸만 뇌리를 스쳤다. 게다가 낡은 셔츠 위로 은근히 드러난 탄탄한 등 근육의 굴곡이 어쩐지 평소와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대성기획 총무부의 공기는 어제와는 180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평소라면 가장 늦게 느지막이 출근해 준우에게 자신의 개인 컵을 던지며 커피 심부름을 시켰을 박 차장이었다. 그런 그가 어쩐 일인지 지각은커녕 가장 먼저 자리에 출근해 앉아 있었다. 다리를 달달 떨며 초조하게 출입문만 바라보던 박 차장은, 준우가 가방을 메고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자리에서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어, 어어! 우리 김 사원! 드디어 출근했네?" 박 차장의 목소리에는 이전에 볼 수 없던 극진한 깍듯함과 알 수 없는 공포가 서려 있었다. 평소의 ‘야, 김 사원’ 하던, 하대 섞인 말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준우는 속으로 혀를 차며 평소처럼 어깨를 웅크리고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안녕하셨습니까, 차장님? 오늘 날씨가 아침부터 많이 춥지요?" "아, 그래! 많이 춥지! 내가 자네 마시라고 특별히 저기 고급 매장에서 따뜻한 카라멜 마키아토를 사 왔는데, 여기 책상에 둘 테니까 식기 전에 얼른 마시게! 아, 그리고 힘들면 오늘 오전 업무는 좀 쉬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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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장의 난데없는 고함에 강 팀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박 차장? 당신 미쳤어? 맨날 김 사원한테 일 다 시키던 인간이 왜 갑자기 의인인 척이야? 어제 뽀록으로 도둑 몇 명 잡았다고 상전 대접이라도 해주는 거야?" 강 팀장이 혀를 차며 준우를 한심하게 내려다보았다. 준우는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그저 안경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강 팀장의 손가락이 준우의 코앞까지 다가오자, 준우는 아주 찰나의 순간 동안 안경 너머로 눈동자를 빛내며 강 팀장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것은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장의 지배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서늘하고도 압도적인 살기였다. 순간 강 팀장은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강렬한 오한에 몸을 크게 떨었다. 마치 거대한 포식자 앞에 선 초식동물이 된 것 같은 공포가 온몸을 지배했다. 강 팀장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숨이 턱 막혀왔다. "어, 어라? 내가 왜 이러지?" 강 팀장은 알 수 없는 압박감에 뒷걸음질을 쳤다. 준우가 다시 어수룩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자 그 살기는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이미 겁에 질린 강 팀장은 서류 박스를 서둘러 품에 안았다. "내, 내가 깜빡한 게 있어서 다음에 올게!"  강 팀장은 무언가에 쫓기듯 허둥지둥 총무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박 차장은 그 모습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고, 준우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기를 방출할 뻔했네? 조심해야지.'  그 소동이 가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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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채원의 가느다란 손목을 공중에서 낚아챘다. 아주 가볍게 쥔 손이었지만, 채원은 더 이상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채원의 아름다운 눈이 깊은 놀라움과 떨림으로 크게 커졌다. 준우는 아차 싶어 얼른 손을 놓으며 뒤로 물러섰다. "앗, 죄송합니다! 제가 몸이 조금 예민하고 방어 기제가 심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방금 그거 봤어요? 내 움직임을 완벽하게 예측하고 손을 잡는 그 엄청난 속도와 악력. 역시 내 눈은 절대로 틀리지 않았어."  채원의 얼굴에 묘한 승리감과 함께 발그레한 홍조가 번졌다.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준우의 튼튼한 가슴팍을 부드럽게 손바닥으로 툭 치며 낮게 속삭였다. "당신이 진짜 정체를 숨기는 이유는 더 이상 묻지 않겠어요. 나름대로 말 못 할 거대한 사정이 있겠죠. 하지만 앞으로 내 눈만큼은 절대로 속일 생각 하지 말아요, 김준우 씨?" 채원의 목소리는 어쩐지 평소와 달리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늘 만만하게만 보였던 베일에 싸인 찐따 사원에게서 풍겨오는 치명적이고 강인한 남자의 향기에, 그녀의 본능적인 이끌림이 시작된 것이었다. 채원은 한 걸음 더 다가와 준우의 삐뚤어진 셔츠 깃을 가느다란 손길로 다정하게 정리해 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리고, 어제 안경 벗겨졌을 때 보니까 훨씬 더 잘생겼더라고요. 그러니까 오늘 퇴근하면 당장 그 답답한 앞머리부터 깔끔하게 자르고 다녀요. 내 직속 부하 직원이 그렇게 보석 같은 얼굴을 낭비하고 다니는 거, 팀장으로서 더는 보기 싫으니까."  채원이 묘한 눈빛을 남긴 채 회의실 문을 열고 나가고 난 뒤, 준우는 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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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5편: 영웅으로 레벨업! 찐따 사원의 아찔한 반전>

낮고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지자, 자리에 앉아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쏠렸다.  "어, 어라? 저기 혹시 새로 오신 낙하산 이사님이신가?""미쳤나 봐? 비율 좀 봐. 모델 아니야?" 직원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남자는 자연스럽게 총무부 막내 자리인 김준우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던 박 차장의 입이 떡 벌어졌다. 박 차장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뭉치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며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기, 김 사원? 자네 정말 김 사원 맞나?" "예, 차장님.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준우가 안경을 살짝 치켜올리며 싱긋 웃어 보였다. 순간 사무실 여기저기서 흡! 하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평소의 구부정했던 자세마저 꼿꼿하게 펴지니, 키가 거의 180여 센티미터에 달하는 완벽한 훈남의 정석이었다. 어제까지 찐따라고 무시당하던 김준우의 상상 초월 변신에 총무부는 물론이고 지나가던 타 부서 직원들까지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느라 복도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때, 팀장실 문이 열리며 한채원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나오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 있는 준우를 바라보았다. 순간 채원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준우의 변신을 주문한 것은 자신이었지만, 설마 이 정도로 엄청난 보석이 숨겨져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준우의 깊고 매혹적인 눈동자가 채원을 향했다. 채원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시선을 살짝 피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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