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해, 은채야. 우리가 싸우면 범인이 제일 좋아해. 냉정해져야 해. 5년 전 가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정말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은채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탁자 위에 백지를 펼쳐놓고 5년 전의 기억들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5년 전 10월, 쌍둥이가 백일을 맞이했어. 그 무렵에 당신이 하던 프로젝트가 뭐였지?" 은채의 질문에 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때…… 우리 팀이 주도하던 친환경 건자재 유통 계약이 있었어. 대형 납품 건이었는데, 마감 직전에 중소 업체 하나가 단가 경쟁에서 밀려 부도가 났었지. 사장이 우리 회사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었는데……." 진우의 눈이 커졌다. "그 사장 이름이 뭐였지? 분명 기억이 날 듯한데……." 그때 은채가 백지에 적힌 글자를 보다가 무언가 떠오른 듯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 진우 씨. 그 사장 이름이 문제가 아니야. 그 시기에 우리 이사했잖아! 이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 전에 살던 빌라 계약 만료되던 날 기억 안 나?" 진우의 머릿속에도 벼락이 치듯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5년 전 10월 말, 이사를 가기 위해 짐을 싸던 날이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려던 악덕 집주인과 심한 말다툼이 있었다. 당시 진우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집주인을 강하게 압박했고, 결국 집주인은 급하게 돈을 마련하느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