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낭만적인 프러포즈로부터 6개월 후. 14일간의 위험하고 아슬아슬했던 위장 연애는 완전히 막을 내렸고, 두 사람의 완벽하고 달콤한 무제한 사랑의 계약이 눈부시게 시작되고 있었다. 서울 성북동 본가 대저택은 아침부터 정원 관리와 연회 준비로 분주했다. 오늘은 태성그룹 기획본부 차도현 전무와 유럽 지사 한소율 팀장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 신부 대기실에서 우아한 드레스 차림의 소율이 립스틱을 고쳐 바르고 있을 때, 대기실 문이 열리고 태성그룹의 실권자 이혜민 회장이 지팡이를 짚으며 들어섰다. "회장님!" 소율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이 회장은 손짓으로 그녀를 앉혔다. "앉아 있거라, 신부가 가볍게 움직이는 거 아니다." 이 회장은 깐깐한 눈빛으로 소율의 드레스 자태를 훑어보더니,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아주 예쁘구나. 일밖에 모르던 내 손주 놈 사람 만들어 주느라 고생이 많았다, 한 팀장… 아니, 이제 내 손주며느리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다 회장님께서 넓은 마음으로 저희를 받아주신 덕분입니다." 소율이 깍듯하게 인사를 건네자, 이 회장은 찻잔을 들며 짓궂은 눈빛을 내비쳤다. "넓은 마음이라니. 사실 다 내가 판을 깔아놓은 판대기였는데 말이다." "예…?" 소율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이 회장은 허허 웃으며 지팡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내가 왜 그 고집불통 차도현이한테 강제로 맞선을 붙였겠느냐? 연애라곤 일절 안 하고 평생 일하고 서류나 파묻혀 살 것 같던 놈인데, 증조모 소리 한번 들어보는 게 내 마지막 소원이라 던진 떡밥이었지. '여자가 있다면 데려와 봐라, 없으면 정략혼이다' 하고 던졌더니, 웬걸? 며칠 만에 진짜 여자, 너를 데려왔지 뭐냐." 이 회장의 입꼬리가 호의적으로 올라갔다. "물론 처음 청담동이니 레스토랑이니 사진이 찍혀 올라왔을 땐 그 여우 같은 놈이 돈으로 가짜 배우라도 고용한 줄 알았다. 호구 잡힌 건 아닌가 싶어서 성북동으로 불러 직접 검증을했던 거였고." 소율은 9일 차 저녁,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11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