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 파리 센강 변에 자리한 최고급 프라이빗 샬레(Chalet) 레스토랑.통유리창 너머로 에펠탑의 황금빛 조명이 센강의 물결 위로 붉게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유통계의 거물 브랑슈 그룹과의 숨 막히던 첫 프레젠테이션이 소율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끝난 직후, 양측의 주요 임원진들만이 참석한 최고급 만찬 자리가 이어졌다.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 길게 뻗은 마호가니 테이블. 그 최상석에는 브랑슈 그룹의 젊은 오너 '레옹 브랑슈'가 앉아 있었고, 그의 우측으로는 태성그룹 유럽 총괄 본부장 차도현이, 좌측으로는 기획팀장 한소율이 자리했다.겉보기에는 수억 유로가 오가는 완벽하고도 우아한 비즈니스 만찬이었다. 하지만 그 테이블 위에 감도는 공기는, 센강의 차가운 밤바람보다도 서늘하고 팽팽한 긴장감으로 당겨져 있었다." Santé(건배). 완벽한 비전을 제시해 준 태성그룹, 그리고 특히…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마드모아젤 한(Han)을 위하여."레옹이 자신의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오직 소율만을 향해 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감사합니다, 미스터 브랑슈. 브랑슈 그룹과의 협력이 태성에게도 큰 도약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소율은 애써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유지하며 자신의 잔을 가볍게 부딪쳤다.만찬이 시작된 지 벌써 한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레옹 브랑슈의 시선과 화술은 철저하게,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한소율 단 한 사람만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프랑스 최고급 와인의 빈티지를 논할 때도, 파리의 예술과 문화를 이야기할 때도, 레옹의 푸른 눈동자는 소율의 붉은 입술과 지적인 눈망울에서 단 1초도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는 차도현이라는 태성그룹의 총괄 본부장이 바로 옆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공간에 소율과 자신 단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굴었다."한 팀장님의 불어 실력은 들을수록 놀랍군요. 단순히 비즈니스 용어를 암기한 수준이 아니라, 프랑스 문화의 아주 깊은 뉘앙스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14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