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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14일간의 계약 연애: Capítulo 31 - Capítul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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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읍…!"​도현의 뜨거운 입술이 소율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회의실 책상 밑에서 감질나게 교환했던 열기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듯한 농밀한 입맞춤이었다. 도현의 혀가 소율의 치열을 가르고 들어가 부드럽게 파고들었고, 그의 커다란 손이 소율의 허리를 제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소율은 이성을 잃을 것 같았지만, 이곳이 엄연한 '회사 탕비실'이라는 사실이 머릿속에 번쩍였다. 들키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다.​그 순간, 거짓말처럼 캔틴 문밖에서 달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말이라니까요, 쥘리앙. 신임 기획팀장님 불어 실력이 완전 현지인 수준이라니까?"​"그래? 나도 아까 회의 때 보고 놀랐어. 커피나 한 잔 마시면서 얘기하자고."​프랑스 직원들의 불어 대화 소리가 문 바로 너머에서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달컥거리는 문고리 소리!​소율의 눈이 거대하게 커졌다.​"읍…!"​소율은 미친 듯이 도현의 가슴을 밀어냈다. 도현 역시 순간적으로 몸을 굳혔으나,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아쉬움과 함께 소율을 놓아주기 싫은 열망이 가득했다.​문고리가 몇 번 더 덜컥거렸다. 잠겨있는 문에 프랑스 직원이 의아한 듯 문을 두드렸다.​"Qu'est-ce que c'est? (뭐지? 문이 왜 잠겼지?)"​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소율의 뇌리가 빠르게 회전했다.​소율은 입술을 훔쳐내고 도현의 가슴팍을 세게 밀어 올려 그를 상판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방금 추출된 잔 두 개를 집어 들고는, 단호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문을 향해 불어로 외쳤다.​"Pardon! (죄송합니다!) 문이 뻑뻑해서 잠긴 모양이네요. 잠시만요!"​소율은 다급히 도현의 엉망이 된 셔츠 깃을 정돈해 준 뒤, 도어록 잠금장치를 풀어 문을 찰칵 열었다.​문이 열리자 밖에는 커다란 서류 첩을 든 현지 직원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캔틴 안에 서 있는 한소율 팀장과, 그 뒤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넥타이를 매만지고 있는 차도현 총괄 본부장의 조합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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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파리 지사 출근 1주 차]​파리 라데팡스(La Défense)에 위치한 태성그룹 유럽 총괄 지사의 아침은, 낭만의 도시라는 파리의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서늘하고 날카로운 긴장감으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오전 10시, 대회의실.​거대한 대리석 회의 탁자를 중심으로 현지 프랑스 임원들과 한국에서 파견된 핵심 TF 인력들이 숨죽인 채 정렬해 있었다. 그리고 그 탁자의 최상단 상석에는, 칼같이 떨어지는 다크 네이비 슈트를 입은 차도현 유럽 총괄 본부장이 얼음장 같은 눈빛으로 대형 스크린을 노려보고 있었다.​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지는 것만으로도 회의실 안의 공기 온도가 뚝 떨어지는 듯했다. 현지 직원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스크린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중인 신임 기획팀장, 한소율의 뒷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한소율 팀장."​도현의 건조하고 서늘한 음성이 회의실의 정적을 갈랐다. 서류를 쥐고 있던 그의 손가락이 가차 없이 테이블 위를 툭, 툭 두드렸다. 규칙적이고도 위압적인 타격음이었다.​"스크린에 띄워진 2분기 유럽 유통망 확장 예산안 말입니다. 현지 물류 창고 임대료 상승폭을 3%로 잡았더군요. 이 수치의 근거가 뭡니까?"​소율은 스크린에서 시선을 거두고 도현을 똑바로 직시했다. 그녀 역시 흐트러짐 없는 블랙 펜슬 스커트와 차분한 실크 블라우스 차림으로,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완벽한 프로의 눈빛을 장착하고 있었다. 펜트하우스에서 그의 품에 안겨 달콤한 숨을 내뱉던 여자는 온데간데없었다.​"프랑스 상업용 부동산 협회에서 발표한 최근 3년간의 평균 임대료 상승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했습니다, 본부장님."​"안일하군요."​도현의 입에서 단칼에 잘라내는 듯한 독설이 튀어나왔다. 프랑스 임원들 몇몇이 흠칫 놀라 어깨를 떨었지만, 도현의 시선은 오직 소율에게만 매섭게 고정되어 있었다.​"파리 외곽 지역의 물류 인프라 개발 호재로 인해, 우리가 타겟으로 삼은 3구역의 임대료는 내년 1분기부터 최소 7% 이상 폭등할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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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소율은 타다닥 키보드를 두드려 차갑게 단답을 보냈다.​[한소율 팀장: 네, 샌드위치 먹었습니다. 업무 중이니 사적인 메신저는 자제해 주십시오.]​메시지를 보내고 나자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도현에게서 즉각적인 답장이 날아왔다.​[차도현 본부장: 내가 반려한 서류 때문에 점심도 못 먹고 샌드위치로 때우고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데.][차도현 본부장: 지금 당장 본부장실로 올라와요. 같이 식사라도 하—]​[한소율 팀장: 거절합니다. 퇴근 전까지 재보고 기한 맞추려면 1분 1초가 아쉽습니다. 본부장님 지시사항 이행 중이니 방해하지 말아주세요.]​소율의 철벽같은 방어에 더 이상 메신저 창은 울리지 않았다. 아마도 본부장실 상석에 앉은 차도현이 스마트폰을 쥔 채 기가 막히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며 마른세수를 하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그러길래 적당히 좀 털지."​소율은 작게 중얼거리며 뻐근해진 목을 이리저리 돌려 꺾었다. 뼛속까지 워커홀릭인 두 사람이 사내 비밀 연애를 한다는 것은, 이토록 피곤하고도 고단한 감정의 줄타기를 수반하는 일이었다.​시간은 훌쩍 흘러 어느덧 밤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칼퇴근이 일상인 프랑스 현지 직원들은 진작에 모두 사무실을 빠져나갔고, 라데팡스의 거대한 태성그룹 지사 층에는 소율이 있는 기획팀 파티션 쪽에만 작은 조명이 켜져 있었다.​"후아… 드디어 끝났다."​소율은 마우스에서 손을 떼며 길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니터에는 도현의 지적을 완벽하게 보완하여 재탄생한 기안서가 완성되어 있었다. 당초 도현이 요구한 '퇴근 전'이라는 기한은 훌쩍 넘겨버렸지만, 완벽주의자 차도현의 입을 두 번 다시 열지 못하게 만들 만큼 치밀하고 완벽한 서류였다.​소율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기대며 기지개를 켰다. 온종일 긴장한 상태로 모니터를 들여다본 탓에 어깨는 돌덩이처럼 뭉쳐 있었고, 거북목이 된 것처럼 목덜미가 뻣뻣하게 당겨왔다.​텅 빈 사무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통유리창 밖으로는 센강의 물결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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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도현이 소율의 귓바퀴를 살짝 깨물며 읊조렸다.​"아읏…!"​"그리고 이건… 훌륭하게 잔업을 마친 내 사랑스러운 부하직원을 위한, 상사의 지극히 사적인 '격려 차원'이지."​도현의 입술이 소율의 귓바퀴를 지나, 하얗고 매끄러운 목덜미로 미끄러지듯 내려갔다.​촉, 츕.​블라우스 깃 사이로 드러난 예민한 살결 위로 도현의 뜨거운 입술이 노골적으로 닿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의 단단한 팔은 소율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있었고, 걷어 올린 셔츠 소매 아래로 드러난 힘줄 돋은 팔뚝이 소율의 시야에 아찔하게 들어왔다.​"하아… 도현 씨… 잠깐만요… 여기 회사…."​소율의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젖어 들며 떨리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이곳이 신성한(?) 오피스이며, 언제 누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열린 파티션 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도현이 주는 자극은 이성적인 판단을 모조리 마비시킬 만큼 강렬했다. 오히려 '회사 안'이라는 공간이 주는 배덕감과 금기의 스릴이 두 사람 사이의 텐션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키고 있었다.​"회사면 뭐 어때."​도현이 소율의 목덜미에 진득한 키스 마크를 남기며 낮게 속삭였다.​"지금 이 공간엔 너랑 나, 우리 둘뿐인데."​도현의 커다란 손이 소율의 블라우스 단추 위로 올라와 부드럽게 매만졌다. 소율은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쿵쾅거림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도현의 깊고 서늘한 향취와 남성적인 체취가 소율의 온몸을 포위하듯 감싸 안고 있었다.​회의실에서의 그 얼음장 같던 상사는 완벽하게 사라지고, 오직 한소율이라는 여자에게 맹목적으로 길들여진 수컷만이 남아 그녀의 숨결을 탐닉하고 있었다. 파티션 안의 공기는 이미 서늘한 파리의 밤기운을 밀어내고, 터질 듯한 열기로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보고서는 책상 위에 두고 일어나, 소율아."​도현이 소율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아 올리며 숨결을 섞어왔다.​"더 있다간… 내가 이 파티션 안에서 이성 잃고 무슨 짓을 저지를지 장담 못 하겠으니까."​도현의 눈동자에 번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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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파리 지사 출근 2주 차]​태성그룹 유럽 총괄 지사가 자리한 라데팡스(La Défense)의 밤은 언제나 깊고 치열했다.​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각. 텅 빈 기획팀 사무실에는 한소율 팀장의 자리에만 스탠드 조명이 켜져 있었다. 소율의 모니터에는 수십 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가 띄워져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를 쉴 새 없이 날아다니고 있었다.​"후우…."​소율이 뻐근한 뒷목을 주무르며 모니터에서 잠시 시선을 뗐을 때, 탁탁거리는 구두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책상 위에 따뜻한 캐모마일 티 한 잔을 올려놓았다.​"벌써 3일째 야근입니다. 눈 밑에 다크서클 내려앉은 것 좀 보시죠."​재킷을 벗고 소매를 걷어 올린 차도현 본부장이었다. 그는 소율의 곁에 기대어 서서, 못마땅한 눈초리로 그녀의 모니터를 훑어보았다.​"내일 있을 '브랑슈 그룹'과의 미팅 때문입니까?"​도현이 공적인 어투로 물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피로에 지친 연인을 안쓰러워하는 남자의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브랑슈 그룹(Branche Group). 프랑스 전역에 수백 개의 대형 마트와 프리미엄 백화점 체인을 보유한, 유럽 유통계의 거물이었다. 태성그룹이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브랑슈 그룹과의 협력 파트너십 체결이 절대적인 필수 관문이었다.​"네. 브랑슈 그룹 측의 요구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네요. 기존 현지 벤더사들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우리 태성 쪽 라인을 선택하게 만들려면, 마진율뿐만 아니라 물류 혁신 모델까지 완벽하게 제시해야 하니까요."​소율은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도현을 올려다보았다. 도현은 혀를 차며 손을 뻗어 소율의 마우스를 쥐려 했다.​"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유통망 마진율 설계는 제가 한국에서부터 수십 번도 넘게 짰던 판입니다. 이리 주시죠, 30분이면 깔끔하게 정리해 드릴 테니까."​"안 돼요."​소율이 다급히 도현의 손등을 찰싹 때리며 마우스를 사수했다. 도현이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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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Bonjour, Monsieur Branche. Je suis Han So-yul. (안녕하십니까, 브랑슈 회장님. 한소율입니다.)"​소율의 입에서 흘러나온 완벽하고도 우아한 파리지앵 불어 발음에,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있던 레옹 브랑슈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레옹의 푸른 눈동자가 단상 위에 선 소율을 향해 곧장 꽂혔다. 단순히 불어를 잘하는 동양인 여성이어서가 아니었다. 핀 조명을 받으며 서 있는 소율의 눈빛은 그 어떤 유럽의 엘리트 경영인들보다도 단단하고 지적이었으며, 여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레옹의 흥미를 단숨에 옭아매기에 충분했다.​"저희 태성그룹이 제안하는 새로운 옴니채널(Omni-channel) 유통 모델은, 브랑슈 그룹이 안고 있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물류 병목 현상을 30% 이상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입니다."​소율은 스크린에 띄워진 복잡한 데이터들을 지휘자처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프레젠테이션을 이어나갔다.​프랑스 특유의 복잡한 세법과 현지 물류 노조의 동향까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찔러 들어오는 소율의 날카로운 분석에, 브랑슈 그룹의 임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레옹이었다.​레옹은 프레젠테이션 내내 단 한 번도 스크린을 쳐다보지 않았다. 턱을 괸 채, 오직 소율의 얼굴, 소율이 말할 때마다 움직이는 붉은 입술,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제스처 하나하나를 마치 귀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지독하게 탐닉하고 있었다.​"…이상으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받겠습니다."​소율이 40분간의 완벽한 PT를 마치고 단상 중앙에 섰다. 장내에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레옹 브랑슈가 자리에서 천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짝. 짝. 짝.​"Bravo(브라보). 정말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마드모아젤 한. 태성그룹이 왜 아시아를 제패했는지 이제야 완벽하게 이해가 가는군요. 당신 같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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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오, 차 본부장님. 파트너십이라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유대에서 시작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단지 이렇게 유능하고 매력적인 팀장님과 조금 더 '깊은' 비즈니스적 교감을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레옹의 도발에 도현의 깍지 낀 두 손에서 핏대가 솟았다. 당장이라도 저 멱살을 잡고 회의실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도현은 태성그룹 총괄 본부장이라는 이성의 끈으로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질문이 그게 다라면, 오늘 회의는 이만 마치도록 하죠."​도현이 차갑게 일어서며 서류를 덮었다.​"브랑슈 그룹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회의 종료가 선언되고, 양측 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소율 역시 단상에서 내려와 서류를 정리하며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PT를 마쳤다는 안도감이 몰려왔다.​하지만 안도는 너무 일렀다.​레옹 브랑슈가 자신의 임원들을 뒤로한 채, 단상 앞에 서 있는 소율을 향해 직진하듯 걸어온 것이다.​"마드모아젤 한."​레옹이 소율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섰다. 190cm가 넘는 큰 키에 다부진 체격의 그가 다가오자, 소율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레옹은 더 빠르게 손을 뻗어 소율의 오른쪽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앗…."​"오늘 프레젠테이션,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당신의 그 지적인 매력에 제가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고백해야겠군요."​레옹은 부드러운 불어로 속삭이며, 소율의 손등을 제 입술 쪽으로 천천히 끌어당겼다. 프랑스식 인사 중에서도 가장 낭만적이고 사적인 호감을 표시하는, 손등에 하는 키스(Baisemain)를 시도하려는 것이었다.​소율이 당황하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을 빼내려던 바로 그 찰나.​탁-!​무언가 거칠고 육중한 힘이 소율의 허리를 휘감더니, 그녀의 몸을 순식간에 뒤로 홱 낚아챘다.​"꺄악!"​소율이 짧은 비명과 함께 끌려가 부딪힌 곳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넓은 남자의 가슴팍이었다. 코끝으로 익숙하고도 서늘한 시트러스 앤 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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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오후 7시. 파리 센강 변에 자리한 최고급 프라이빗 샬레(Chalet) 레스토랑.​통유리창 너머로 에펠탑의 황금빛 조명이 센강의 물결 위로 붉게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유통계의 거물 브랑슈 그룹과의 숨 막히던 첫 프레젠테이션이 소율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끝난 직후, 양측의 주요 임원진들만이 참석한 최고급 만찬 자리가 이어졌다.​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 길게 뻗은 마호가니 테이블. 그 최상석에는 브랑슈 그룹의 젊은 오너 '레옹 브랑슈'가 앉아 있었고, 그의 우측으로는 태성그룹 유럽 총괄 본부장 차도현이, 좌측으로는 기획팀장 한소율이 자리했다.​겉보기에는 수억 유로가 오가는 완벽하고도 우아한 비즈니스 만찬이었다. 하지만 그 테이블 위에 감도는 공기는, 센강의 차가운 밤바람보다도 서늘하고 팽팽한 긴장감으로 당겨져 있었다.​" Santé(건배). 완벽한 비전을 제시해 준 태성그룹, 그리고 특히…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제 마음을 사로잡은 마드모아젤 한(Han)을 위하여."​레옹이 자신의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오직 소율만을 향해 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감사합니다, 미스터 브랑슈. 브랑슈 그룹과의 협력이 태성에게도 큰 도약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소율은 애써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유지하며 자신의 잔을 가볍게 부딪쳤다.​만찬이 시작된 지 벌써 한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레옹 브랑슈의 시선과 화술은 철저하게, 그리고 아주 노골적으로 한소율 단 한 사람만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프랑스 최고급 와인의 빈티지를 논할 때도, 파리의 예술과 문화를 이야기할 때도, 레옹의 푸른 눈동자는 소율의 붉은 입술과 지적인 눈망울에서 단 1초도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는 차도현이라는 태성그룹의 총괄 본부장이 바로 옆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공간에 소율과 자신 단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굴었다.​"한 팀장님의 불어 실력은 들을수록 놀랍군요. 단순히 비즈니스 용어를 암기한 수준이 아니라, 프랑스 문화의 아주 깊은 뉘앙스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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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레옹은 잠시 도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으나, 이내 흥미롭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여유롭게 받아쳤다.​"초도 물량이야 실무진들이 맞추면 될 일이죠. 차 본부장님, 너무 일 얘기만 하시면 체하십니다. 아름다운 밤이고, 파리의 밤은 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들을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시간입니다."​레옹이 다시 소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레옹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도현의 뇌관을 완벽하게 터뜨려버리는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마드모아젤 한. 이번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있으십니까?"​"네? 주, 주말 말씀이신가요?"​소율이 당황하여 말을 더듬자, 레옹은 더욱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치명적인 제안을 건넸다.​"프랑스 남부 프로방스(Provence)에 저희 가문 소유의 오랜 샤토(Château, 별장)가 하나 있습니다. 마침 이번 주말에 그곳에서 아주 프라이빗한 소규모 와인 파티가 열릴 예정입니다. 유럽 유통계의 핵심 인사들만 모이는 자리죠."​레옹이 자신의 명함 뒤에 무언가를 펜으로 적어 소율의 앞으로 부드럽게 밀어주었다.​"비즈니스를 떠나서, 마드모아젤 한처럼 매력적인 분을 저의 특별한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군요. 물론, 동반자 없이 당신 '단독'으로 말입니다. 당신에게 진정한 프랑스의 낭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주말.프로방스 별장.단독 초대.진정한 프랑스의 낭만.​단어 하나하나가 도현의 고막을 찢어발기는 기폭제였다. 이것은 더 이상 은근한 플러팅이 아니었다. 명백하게 차도현이라는 수컷을 배제하고, 제 여자를 빼내어 사적인 시간을 갖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소율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녀는 미팅이 끝난 후 도현이 회의실에서 "단 1미터도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살벌하게 경고했던 것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미쳤어, 진짜. 도현 씨 지금 폭발하기 일보 직전일것 같은데…!'​소율은 테이블 밑으로 땀이 배어나는 손을 꽉 쥐며, 급히 정중한 거절의 말을 머릿속으로 조합했다.​"초대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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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도현의 얇은 입술이 느릿하게 호선을 그렸다. 차갑고도 오만한 미소였다.​"나와 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비즈니스 일정 말씀이십니까? 주말까지 부하직원을 혹사시키는군요."​"아니."​도현이 잔에 담긴 붉은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다 삼키며, 한 글자 한 글자 명확하게 쐐기를 박듯 선언했다.​"지극히 사적이고, 무기한으로 예정된 일정이지. 내 곁에서 단 1초도 떨어질 수 없는 일정이랄까."​레옹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그게 무슨…."​"못 알아들으시나 본데."​도현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레옹을 향해 시퍼런 살기를 고스란히 뿜어냈다.​"C'est parce qu'elle est ma future femme. (내 미래의 아내이기 때문입니다.)"​"……!"​순간, 샬레 레스토랑의 공기가 얼어붙다 못해 산산조각이 나는 듯했다.​브랑슈 그룹의 임원진들은 너무 놀라 들고 있던 포크를 떨어뜨렸고, 태성그룹의 수행원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숨을 들이켰다.​소율은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엄청난 충격에 눈을 거대하게 치켜떴다.​'미, 미래의 아내?! 미쳤어 차도현! 비즈니스 미팅에서 대놓고 무슨 폭탄 발언을…!'​하지만 도현의 표정에는 단 한 치의 농담이나 물러섬도 없었다. 그는 그저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선포한 제왕처럼 고고하게 앉아, 레옹 브랑슈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었다.​테이블 밑에서 소율의 손을 쥐고 있는 도현의 손아귀 열기는 펄펄 끓는 용암 같았다. '넌 내 거야. 다른 놈이 널 쳐다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아.' 그의 터질 듯한 맥박이 깍지 낀 손을 통해 소율의 심장으로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었다.​레옹 브랑슈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헛웃음을 터뜨리며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었다.​"하하… 하하하! Mon Dieu(맙소사)."​레옹이 고개를 저으며 도현과 소율을 번갈아 바라보았다.​"Ah, un amour secret (비밀 연애라니). 태성그룹의 젊은 오너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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