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1,000미터의 짓누르는 수압조차, 이 미친 진동이 만들어내는 기화 현상을 막아내지 못했다.레비아탄의 뾰족한 전면부에서부터 발생한 거대한 기포가, 찰나의 순간에 흑기사의 전신을 완벽하게 집어삼켰다.물속에 존재하지만, 물과 닿지 않는 상태.수심 1,000미터의 바닷속 한가운데에, 기체의 실루엣을 따라 거대한 '진공의 돔'이 형성된 것이다.물의 마찰 저항력 제로(0).수압의 물리적 간섭 제로(0)."길 엽니다. 발뭉, 그리고 블랙맘바 두 기. 제 꽁무니 진공 터널에서 절대 이탈하지 마십쇼."나는 등 뒤의 메인 스러스터 출력을 단숨에 100%로 끌어올리며, 조종간을 끝까지 거칠게 밀어붙였다.콰아아아아앙-!!!심해 한가운데서, 거대한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닉붐이 끔찍하게 터져 나갔다.물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뿜어내는 레비아탄의 미친 가속력.거대한 흑기사가 음속을 돌파하며, 칠흑 같은 바닷속을 새하얀 궤적으로 찢어발기며 앞으로 쏘아졌다.이것은 그냥 물속을 빠르게 헤엄치는 것이 아니었다.공간 자체를 도려내고, 물리 법칙을 힘으로 박살 내며 날아가는 압도적인 질량 병기의 투척이었다."크, 캬아아아악?!"우리를 포위하고 뜯어먹으려 덤벼들던 심해 해귀 떼가, 난생처음 겪어보는 속도와 압력에 기겁하며 궤도를 틀려 했다.하지만 물속의 끈적한 저항을 받으며 꼬물거리는 놈들의 반사 신경 따위가, 진공 상태에서 음속으로 날아드는 강철의 거인을 피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퍽! 퍼버버버벅! 콰아아직!미사일을 쏠 필요조차 없었다. 플라즈마 커터를 켤 이유도 없었다.레비아탄의 거대한 어깨 장갑과 무릎, 그리고 팔꿈치가 닿는 족족, 해귀들의 두꺼운 점액질 장갑이 썩은 곤약처럼 터져 나갔다.초당 340미터의 속도로 들이받는 20미터짜리 강철의 질량.그 무식하고도 절대적인 운동 에너지는, 놈들의 뼈와 살을 세포 단위로 으깨버리고 있었다.어설프게 회피하려던 놈들은 스러스터가 뿜어내는 후폭풍과 진공 돔의 경계면에 말려들어 척추가 반
Last Updated : 2026-09-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