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지지직- 삐이익-!빌딩 전체의 스피커를 통제하는 메인 방송망 시스템에서 거친 노이즈가 터져 나왔다.[아, 아. 마이크 테스트. 해운대 길드 본사, 방송망 접속 완료했습니다.]윤대호의 동공이 일순간 크게 확장되었다.도심의 전파가 붉은 안개에 막혀 먹통이 된 상황.이 철통같은 길드의 폐쇄 회로 통신망을 무식하게 뚫고 들어온 목소리는, 윤대호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소름 끼치는 음성이었다.“처, 철수...?”윤대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네, 아버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윤철수입니다.]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지독하게 건조하고 차분했다.[아버지가 늘 말씀하셨죠. F급은 가문의 수치니, 본가로 돌아와 숨만 쉬며 없는 사람처럼 찌그러져 살라고. 제 인생의 가격표를 매기고, 그 좁은 새장에 가둬두려 하셨습니다.]방송은 100층 펜트하우스뿐만 아니라, 밖에서 방어선을 구축하던 각성자들의 헬멧 통신망으로도 고스란히 송출되고 있었다.“이, 이 호로자식이...! 감히 어디라고 통신망에 해킹을 해! 당장 연결 안 끊어!”윤대호가 허공을 향해 악을 썼지만, 철수의 차가운 독백은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저는 제 발로 그 성을 나왔고, 아버지가 비웃던 그 고철을 만지며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 지상주의 덕분에, 아버지는 지금 수백만 명의 시민을 짐승들에게 팔아넘긴 끔찍한 매국노가 되셨습니다.]철수의 목소리에 짙은 분노와 환멸이 묻어났다.[없는 사람 취급했던 F급 아들이 만든 기체가, 지금 아버지가 돈으로 쌓아 올린 그 거대한 성벽을 무너뜨리러 갑니다.]마지막 선전포고가 부산의 밤하늘을 서늘하게 울렸다.[똑똑히 지켜보십시오. 자본주의의 끝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지.]콰아아아아앙-!!!!철수의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운대 마천루의 1층 로비 쪽에서 빌딩 전체를 뒤흔드는 엄청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무, 무슨 일이야! 옥상 방어선으로 접근한 게 아니었어?”윤대호가 바닥에 엎드린 채 A급 경호대장을
Last Updated : 2026-09-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