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남편의 가장 큰 후회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116 챕터

11장: 단테의 방문

로만이 계약서 검토를 절반쯤 진행하고 있을 때, 로비에서 전화가 왔다. 그는 수화기를 들었다. "애쉬퍼드 사장님. 레예스라는 분이 뵙고 싶다고 오셨습니다. 약속은 없다고 하시는데요." 로만은 펜을 내려놓았다. 그 이름은 알고 있었다. 개럿의 보고서에, 몬터규 가문의 최측근 명단에 있던 이름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남자를 직접 본 적도 있었다 — 딱 한 번, 이혼하던 날 밤 자기 건물 로비에서, 팔짱을 낀 채 대리석 기둥에 기대선 모습으로, 마치 로만보다 더 그곳에 어울린다는 듯이. 거의 거절할 뻔했다. 그 말이 이미 입가에 형성되어 있었다. "올려 보내." 그가 말했다. 그는 왜 그렇게 말했는지에 대해 굳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사 분의 시간이 있었다. 그는 그 시간을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펜 뚜껑을 닫고, 책상 위 폴더 더미를 정리하는 데 썼다. 프리야가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재킷을 입은 채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단테 레예스가 들어왔고 프리야는 나갔다. 사무실은 어떤 특유의 방식으로 조용해졌다. 로만은 평생 동안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왔다. 그는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게를 어디에 두는지, 침묵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었다. 단테는 그들 대부분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그 안엔 과시가 없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들어와, 이 공간이 뭔가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사람처럼 사무실을 둘러보고는, 같은 종류의 시선으로 로만을 바라보았다. 앉으라는 말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그는 책상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시간이 충분하다는 듯 몸을 편히 기댔고, 어둡고 흔들림 없는 눈으로 로만을 잠시 살폈다 — 아무것도 내비치지 않으면서도 꽤 많은 것을 읽어내는 듯한 눈빛이었다. 로만은 기다렸다. "그녀는 당신 얘기 안 해요." 단테가 말했다. 목소리는 담담했다 — 굳이 언성을 높일 필요가 없었던 사람 특유의 차분함이었다. "알아두시라고요. 원망해서가 아니에요. 이미 그 장을 덮었으니까요." 로만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2
더 보기

12장: 협상

회의는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노조 대표는 여덟 시 오십이 분에 도착해 문을 마주 보도록 의자를 옮겼다. 세라는 그것을 알아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회사 측 변호사 세 명은 여덟 시 오십팔 분에 함께 도착해, 서류가방을 일렬로 내려놓고, 긴 싸움을 예상하는 사람들 특유의 신중한 태도로 물잔들을 정리했다. 세라는 정확히 아홉 시에 도착했다. 폴더 하나.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애런 제조업. 이백열두 명의 근로자, 대부분 현장 인력, 평균 근속 십일 년. 넉 달 전 경영진의 결정으로 노조와의 협의 없이 야간 근무 일정이 변경되었고, 이는 기존 계약을 위반한 것이었으며, 그로 인해 고충 제기가 발생했고, 그것이 확대되어 이제 양측 모두 실제로는 감당할 수 없는 조치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몬터규 가문의 물류 파트너사가 애런의 공급망 하류에 위치해 있었다. 애런이 무너지면 그 여파는 가문에 실질적인 손실을 안길 터였다. 세라는 전날 밤 모든 서류를 읽었다. 그녀는 대부분을 가져오지 않았다. 노조 대표의 이름은 제럴드 태프트였다. 두툼한 폴더 하나, 펜 두 자루, 그리고 너무 많은 자리에서 무시당해온 끝에 목소리 크기로 만회하기로 결심한 사람 특유의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세라가 앉자 그녀를 바라보았고, 나이와 폴더 하나뿐인 걸 훑어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그가 그러도록 내버려두었다. 수석 회사 변호사가 운영상 필요성과 성실한 노력에 관한 준비된 진술로 회의를 시작했다. 육 분간 이어졌다. 그동안 태프트의 턱은 점점 더 굳어갔다. 수석 옆의 변호사는 메모를 했다. 세 번째 변호사는 테이블 아래에서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세라는 그것을 아무 언급 없이 마음속에 담아두었다. 변호사가 말을 마치자 태프트는 폴더를 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런 자리에서 목소리 큰 것만이 신뢰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배운 사람 특유의 크기로 말했다. 그는 위반 사항들을 정확히 짚었는데, 이는 그가 사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고는 거절당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3
더 보기

13장: 그녀가 알고 있던 것

개럿 핀치가 화요일에 전화를 걸어와, 삼십 분쯤 시간을 낼 수 있는지 물었다. 세라는 그 이름을 즉시 알아보았다. 십 년 넘게 로만의 법률 고문을 맡아온 사람이었다. 결혼 생활 동안 두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짧게, 그가 업무적으로 예의 바르고 그녀는 그저 아내였을 뿐인 자리들에서, 두 사람 모두 그 이상이 될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목요일에 몬터규 인더스트리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고, 그 사이 이틀 동안은 그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는데, 그것 자체가 이미 그 일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정확히 제시간에 도착했다. 그녀는 그 점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열지 않은 서류가방을 든 채 그녀 맞은편에 앉았고, 미리 준비해온 말을 지금도 계속 저울질하는 듯한 신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몬터규 님.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무릎 위에 손을 얹었다.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분은 결국 알게 될 겁니다. 저는 차라리 객관적인 사람에게서 먼저 듣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라는 그를 바라보았다. "뭘 알게 된다는 거죠, 핀치 씨?" "당신이 했던 일이요. 여덟 달 전." 그는 그녀의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할런 그룹 건입니다." 유리 칸막이 밖에서는 에이다의 키보드 소리가 꾸준히 들려왔다. 그 외엔 방 안이 조용했다. "계속하세요." 세라가 말했다. 그는 신중하게 설명을 이어갔고, 그녀는 그 점을 마음에 들어 했다. 할런 그룹은 이혼하기 여덟 달 전, 애쉬퍼드 글로벌을 상대로 조용히 움직였다. 공개 매수 제안이 아니었다. 여러 지주 계좌에 걸쳐 소규모 지분을 나눠 사들이며, 지분 규모가 실제로 행동에 나설 만큼 커질 때까지는 그저 평범한 시장 활동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방식이었다. 인내심 있게. 깔끔하게.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누군가 그것을 막았다. 일반적인 금융 경로를 완전히 벗어난 인맥을 활용해, 어떤 공식 서류에도 이름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상당한 호의를 빌려왔다. 애쉬퍼드를 겨냥한 그 움직임은, 로만의 자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3
더 보기

14장: 돈

몬터규 가문의 다이닝룸은 편안하게 열 명을, 필요할 땐 스무 명까지도 수용할 수 있었다. 오늘 밤엔 일곱 명이 앉아 있었다. 로사는 묻지도 않았는데 좋은 도자기 그릇들을 꺼내두었고, 은 촛대엔 오직 가족 모임에서만 등장하는 초를 켜두었으며, 사비오가 업무가 아닌 저녁을 위해 아껴두는 특정한 붉은 와인도 준비해두었다. 이런 세세한 것들엔 다 의미가 있었다. 세라는 다른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으며 자라듯, 이 방을 읽으며 자라왔다. 가문의 측근 세 명은 아버지가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들이었다. 편안한 존재들이었다, 이 식탁에서의 저녁 식사가 늘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한다는 걸 이해하고, 오래전에 그것과 화해한 사람들. 그들은 세라가 들어서자 양쪽 뺨에 입을 맞추고 이름을 부르며 반겼고, 이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이미 중요한 게 뭔지 알고 있었고, 그걸 굳이 말로 꺼내는 건 우아하지 못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으니까. 단테는 늘 그렇듯 맨 끝자리에 앉았다. 존재감 있으면서도 조용하게, 이 식탁에서 자라며 그 고마움을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사람 특유의 진심 어린 만족감으로 로사의 요리를 먹었다. 루이자 몬터규는 늘 그렇듯 마지막에 도착했다, 그녀는 자기만의 일정을 지켰고, 세라가 기억하는 한 언제나 그래왔다. 그녀는 사비오보다 네 살 어린 여동생이었고, 거의 모든 겉으로 드러나는 면에서 오빠와 정반대였다. 오빠가 조용한 곳에서 그녀는 시끄러웠다. 오빠가 신중한 곳에서 그녀는 날카로웠다. 모두가 생각만 하고 있던 걸 그대로 말해버리고는, 방 안 사람들의 반응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그런 부류의 여자였다. 그녀는 세라를 힘 있게 끌어안았다가, 팔 길이만큼 떨어뜨려 붙잡고는, 걱정하던 무언가를 확인하듯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구나." 루이자가 말했다. "고마워요." 세라가 말했다. "아마도요." "더 안 좋을 줄 알았지." 루이자가 정정하며 자리에 앉았다. 사비오가 잔을 들었다. "돌아온 걸 위하여." 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15장: 이사벨라의 전략

이사벨라는 수요일 아침 그 기사를 발견했다. 일부러 찾아본 건 아니었다. 커피를 마시며 휴대폰을 스크롤하던 중 피드에 떠올랐다. 널리 읽히는 경제지 기사였다. 자선 경매에서 찍힌 세라의 사진 — 짙은 녹색 드레스를 입고 연단에 선 채, 한 손은 강연대 위에, 턱은 살짝 들어 올린 모습. 헤드라인은 그녀를 '빛 속으로 걸어 나온 조용한 거인'이라고 불렀다. 이사벨라는 기사 전체를 읽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읽었다. 그녀는 삼 년 동안 머릿속에 특정한 버전의 세라를 만들어왔다.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여자. 마치 방 안의 가구처럼 결혼 생활 속에 존재하는, 있긴 하지만 기능적일 뿐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그런 여자. 그 버전은 중요했다. 그것이 어떤 것들을 감내하기 더 쉽게 만들어주었으니까. 언론은 그 버전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가 사 분 뒤 다시 집어 들어 세라피나 몬터규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찾아봤던 이 주 전보다 늘어나 있었다 — 그때가 그녀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검색해본 순간이었다. 경매에서 찍힌 사진들. 경제 칼럼에 언급된 내용. 사교계 소식지에서 그녀를 '주목해야 할 인물'로 소개한 기사. 주목해야 할 인물. 이사벨라는 앱을 닫았다. 다시 열었다. 그녀는 열한 시에 니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두 사람은 이사벨라가 고른 곳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 좌석이 좋고 조명이 그녀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그녀가 자기 자신답게 보일 만한 곳이어야 했으니까. "쟤 일부러 이러는 거야." 이사벨라가 말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화면엔 여전히 그 경매 사진이 떠 있었다. "타이밍을 봐. 공개 행사들. 이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그다음에 밖으로 나왔어. 이게 우연일 리 없어." 니나는 사진을 보았다. 그러고는 이사벨라를 보았다. "그냥 자기 삶을 사는 걸지도 몰라." "저런 여자들은 그냥 자기 삶만 사는 게 아니야." 이사벨라는 물잔을 집어 들었다. "메시지를 던지는 거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16장: 전화

로만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 계획이 없었다. 그게 바로 그가 나중에 계속 되돌아가게 되는 부분이었다, 자정 가까운 시간 서재에 앉아 위스키가 미지근해지도록 잔을 들고 있으면서. 그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적이 없었다. 그는 같은 계약 조항을 세 번째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휴대폰이 그의 손 안에 있었고 엄지손가락이 움직이고 있었으며 화면엔 그녀의 이름이 떠 있었고 이미 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응시했다. 그녀의 번호는 삼 년 전 그대로 저장되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지운 적이 없었다. 그건 그저 실용적인 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었다. 아직 마무리해야 할 서류들이 있었으니까. 필요할지도 모르는 번호는 그냥 남겨두는 법이니까. 그게 그가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었다. 한 번 울렸다. 두 번. 전화를 끊어야 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 이미 소용없어진 뒤에야 깨닫게 되는 그런 것들을 아는 방식으로. 그는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전화를 건 건지, 그녀가 받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했는지조차 몰랐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빨간 버튼 위에 머물렀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그는 그냥 두었다. 여섯 번째 벨이 울린 뒤,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클릭 소리, 잠깐의 정적,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 "세라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세요." 네 단어와 그녀의 이름. 따뜻함도, 별다른 안내도 없이, 그저 필요한 정보만 담고 끝에서 멈추는. 그가 노트북에 너무 빠져 있어서 그녀가 문가에 서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때, 그녀가 조용히 저녁이 다 됐다고 말해주던 그 목소리, 그리고 아침 인사를 건네던 그 목소리와 정확히 똑같았다. 완전히 변하지 않은, 정확히 같은 목소리였다. 그는 그것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와닿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 삐 소리. 녹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만은 휴대폰을 귀에 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 초. 어쩌면 오 초. 그러고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책상 위에 화면이 아래로 가게 내려놓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5
더 보기

17장: 여섯 번의 벨소리

세라가 이십 분째 책을 읽고 있을 때 휴대폰이 밝아졌다. 알 수 없는 번호였다. 그녀는 그것을 일 초 동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옆 쿠션 위에 화면이 위로 가게 내려놓고 다시 페이지로 돌아갔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고, 깔끔했고, 휴대폰이 인식하는 이름도 없었다. 하지만 타이밍에서 뭔가가 — 거의 자정, 수요일, 다 마시지 않은 술잔을 들고 서재에 홀로 앉아 있을 남자 — 머리가 미처 따라잡기도 전에 가슴 속에 먼저 와닿았다.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손을 뻗지 않았다. 한 번. 그녀의 시선은 페이지에 머물러 있었다. 글자들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는 그중 아무것도 읽지 않았다. 두 번. 그녀는 잘 지내고 있었다. 지난 몇 주간의 진실이 그러했다. 그녀는 진짜로, 눈에 보일 만큼 잘 지내고 있었다. 경매. 애런과의 협상. 개럿 핀치의 방문 — 깔끔하게 처리했고, 깔끔하게 마무리했으며, 아무 탈 없이 정리해두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세라피나 몬터규였고, 그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진짜였다. 세 번. 그녀의 엄지손가락은 휴대폰 쪽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받지 않기로 결심한 게 아니었다. 그녀는 전화가 울리기 훨씬 전, 자기 안의 어떤 부분이 그 전화를 미리 알아챈 순간 이미 결정을 내려두었다. 이제 와서 내릴 결정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결정된 일이었다. 네 번. 그녀의 가슴속에서 초대받지 않은 무언가 특정한 것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들여다보지 않기로 했다. 다섯 번. 눈앞의 페이지에는 지난 이 분 동안 계속 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네 번이나 다시 시작했다. 단어들은 줄 위에 정확히 배열되어 있었지만 그녀에게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했다. 여섯 번. 그러고는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클릭 소리. 그다음엔 정적. 그녀는 기다렸다. 그의 쪽에서는 녹음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었다, 열려 있고 조용한 채로, 그가 무언가 말하기를 기다리며.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5
더 보기

18장: 갑옷을 입고

월요일 이사회 회의는 여덟 시에 시작됐고, 세라는 일곱 시 오십오 분에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열두 명의 남자들. 대부분 그녀가 걸음마도 떼기 전부터 아버지를 알아온 나이였다. 그중 두 명은 석 달 전 그녀가 처음 회의를 주재했을 때 그녀를 시험했었다. 노골적이진 않았다. 조용한 방식의 시험이었다 — 그녀의 발언을 덮어버리듯 말을 이어가거나, 질문을 그녀가 아닌 단테에게 돌리거나, 그녀가 결정할 일들을 마치 가문 전체가 논의해야 할 사안인 것처럼 프레이밍하는 식이었다. 그녀는 한 번은 그냥 넘어갔다. 두 번째엔 회의를 멈추고, 소란 없이 그것을 짚어냈고, 다시 진행했다. 세 번째는 없었다. 오늘 회의는 아흔 분 동안 이어졌고, 그녀는 정확히 일정대로 진행했다. 데블린 관련 수치가 나왔을 때 그녀는 메모도 없이 발표했다. 한 이사가 밀라노 일정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을 때, 그가 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수정된 예상치를 화면에 띄우고 있었다. 아홉 시 반, 그녀는 회의실에 감사 인사를 전했고 사람들이 줄지어 나갔다. 가장 연장자인 이사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좋은 회의였습니다, 세라피나." 풀네임이었다. 판단력을 존중하기로 결심한 사람에게 건네는 그런 호칭. 그녀는 그것을 눈여겨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요일은 동쪽 지역의 몬터규 상업용 부동산 현장 시찰이었다. 두 시공업체 사이에서 육 주째 해결되지 않고 있던 리모델링 분쟁이었는데, 둘 다 서로 다른 부분에서 옳았다. 그녀는 주차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수석 엔지니어와 함께 사십 분 동안 건물을 돌아본 뒤, 두 시공업체가 서로 다투기만 하고 정작 다루지 않고 있던 기초 평가 안의 진짜 문제를 찾아냈다. 정오까지 해결책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의 부츠엔 아래층에서 묻은 진흙이 묻어 있었다. 오후 통화 내내 그것을 신은 채 있었다. 굳이 갈아 신을 이유가 없었다. 수요일엔 열한 시에 기자가 도착했다. 그녀는 철저하고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세라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6
더 보기

19장: 갈라

세라는 단테와 함께 일곱 시에 도착했고, 구십 초 만에 로만이 아직 이 방에 없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늘 그래왔던 방식으로 그것을 알았다 — 정보가 머리에 닿기도 전에. 방은 아직 바뀌지 않은 방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입구에서 병원 이사장에게 인사를 건네고, 지나가는 쟁반에서 샴페인을 받아 들고는, 이제는 모든 방에 들어설 때처럼 그렇게 모금 행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온전히. 어느 부분도 남겨두지 않은 채. 입구 근처에서 몇몇 손님이 그녀와 단테의 사진을 찍었다. 세 번째쯤 됐을 때 단테가 살짝 몸을 숙이며 말했다. "세 번째예요." 그녀는 대화를 끊지 않은 채 각도를 조정했다. 병원 이사장은 새로운 심장 병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관심이 있었다. 그를 놀라게 한 후속 질문 하나를 던지고, 그를 더 놀라게 한 두 번째 질문도 던졌다. 팔 분쯤 대화가 이어질 무렵, 그의 표정은 후원자를 기대했다가 동료를 만난 사람의 표정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내내 등 뒤의 문을 의식하고 있었다. … 로만은 도착한 지 사 분 만에 그녀를 보았다. 그는 행사 진행자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러지 않게 됐다 — 세라가 짙은 버건디색 드레스를 입고 방 저편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등을 거의 그에게 돌린 채, 다른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자세를 곧게 세우게 만드는 그런 집중된 관심으로 병원 이사장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걸 의식하면서도 곧바로 멈추지 않았다. 이사벨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손은 재킷 소매 너머로 따뜻했고, 그는 그것을 자신의 관심 바깥쪽 가장자리에서 인식했다 —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으니까. 그는 행사 진행자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웃음을 자아내는 뭔가를 말했다. 다시 방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두 사람은 사십 분 동안 서로의 주위를 맴돌았다. 세라는 보지 않고도 그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6
더 보기

20장: 다섯 마디

로만은 스스로에게 분위기를 정리하러 가는 거라고 되뇌었다. 세라가 외과과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 저편으로 걸어가는 걸 지켜보며 그가 머릿속으로 정확히 사용한 표현이었다. 분위기 정리. 실용적으로. 합리적으로. 두 사람은 앞으로 같은 업계 모임을 오가게 될 것이었고, 정교한 회피의 패턴으로 굳어지기 전에 지금 정상적인 관계를 세워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게 그가 방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이유였다. 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또렷이 되뇌면서도 결국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유리문을 지나 테라스로 나갔다. 그는 이십 초를 기다렸다가 그녀를 따라갔다. 테라스는 좁았고 볼룸에서 새어 나오는 빛으로 뒤편이 밝혀져 있었다. 그녀는 샴페인 잔을 든 채 난간에 기대 있었고, 그가 문을 지나오는 소리를 듣고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돌아섰다. 그녀는 기다렸다. 그것이 그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는 냉정함이나, 소개받았을 때 그녀가 보였던 따뜻한 업무적 거리감을 예상하고 있었다. 인내심은 준비하지 못했다. 그녀는 잔을 든 채, 얼마 전부터 그 무엇도 지금보다 더 쉽게도, 더 어렵게도 만들지 않기로 결심한 여자 특유의 흔들림 없는 태도로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인내심 있게. 그리고 그것은, 지금 그가 깨닫고 있듯, 냉정함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이었다. "세라." 그가 멈췄다. "얘기 좀 할까" 그녀는 기다렸다. 그는 뭔가를 준비해 왔었다. 이사벨라를 옆에 태우고 창밖으로 도시가 지나가던 차 안에서, 그는 말들을 조립해두었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면서 상황을 인정하는 말. 언젠가는 필요할 업무적 관계로 두 사람을 이끌어줄 말. 정확히 사과는 아니지만 사과로 통할 만큼은 진심 어린 말. 그 말들은 어딘가에 있었다.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그 맑고 흔들림 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가 준비해뒀던 모든 것이 그냥 녹아 없어져버렸다. 그 밑에 남은 건 쓸모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부정할 수 없는, 구체적인 깨달음 하나뿐이었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7
더 보기
이전
123456
...
1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