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전남편의 가장 큰 후회: Chapter 1 - Chapter 10

116 Chapters

1장: 여기에 서명해

"서명해."로만은 휴대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폴더를 테이블 너머로 밀었다.세라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서른두 페이지. 삼 년. 두 단어.그녀는 폴더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그제야 그가 고개를 들었다. 잠깐이었다. 세라는 그 눈빛을 알아챘다 — 뭔가를 기다리는 눈빛이었다. 눈물이라도, 아니면 예전에 다툴 때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높고 가늘어지기를. 그는 그녀가 무너지고 자신은 침착하게 깨끗이 걸어 나가는 그런 결말을 원했다.그녀는 펜을 집어 들었다."할 말 없어?" 그가 물었다."이미 다 했잖아." 그녀는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이틀 전에. 이사벨라한테 상황을 처리했다고 말했을 때." 그녀가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 상황이었어."그의 턱이 움찔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서명했다. 느리지도, 어떤 과시도 없이. 그녀는 늘 그랬듯이 서명했다 — 그 순간이 오기 훨씬 전에 이미 결정을 내린 사람처럼. 그러고는 펜 뚜껑을 닫아 대리석 위로 다시 밀어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펜트하우스는 당신 거야. 내 쪽 옷장은 다 비웠어." 그녀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 낡은 갈색 가죽 가방, 그를 만나기 전부터 있었던 것. "가정부 박 여사님은 아침에 녹차를 좋아하셔. 이사벨라가 올려 보내던 블랙커피 말고. 아무 말씀 안 하시겠지만, 마시지도 않으실 거야."로만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목요일 회의 때문에 아침을 거르잖아. 그래서 열한 시쯤 되면 편두통이 오는 거고." 그녀는 어깨끈을 고쳐 멨다. "약은 책상 왼쪽 맨 위 서랍에 넣어뒀어. 처방약. 복제약은 당신한테 안 들으니까.""세라…""잘 있어, 로만."그녀는 걸어 나갔다.문을 쾅 닫지도,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대리석 바닥을 딛는 구두 굽 소리, 그리고 현관문이 조용히 닫히는 소리, 그다음엔 아무것도 없었다.로만은 테이블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그는 폴더를 내려다보았다. 마지막 줄에 적힌 그녀의 서명을.*세라피나 몬터규 애쉬퍼드.*그녀가 뭔가에 서명하는 걸 본 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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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그녀 쪽 옷장

로만은 탄 커피 냄새에 잠에서 깼다.그는 잠시 천장을 바라보며 그대로 누워 있었다. 이사벨라가 아래층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찬장 문이 열렸다 닫혔다, 다시 열렸다.휴대폰을 확인했다. 오전 6시 51분. 그는 일어났다.그녀는 그의 드레스 셔츠를 걸친 채 머리를 풀어헤치고 부엌 조리대 앞에 서서, 커피 머신 위 찬장을 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잘못된 찬장이었다. 거기엔 유리컵들이 들어 있었다."커피는 어디에 두는 거야?" 그녀가 물었다.로만은 조리대로 걸어가 그녀 옆에 섰다. 그녀가 열어놓은 찬장을 보고, 그 옆 찬장을 보고, 맞은편 찬장을 보았다. 자기 부엌에 서 있으면서도 사실 자신이 그걸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삼 년 동안 커피는 그가 아래층에 내려오면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 이미 내려져 있었고, 이미 딱 맞는 온도였다. 그는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그걸 알아냈는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이 그냥 집어 들고 지나쳤다."창가 쪽 걸 열어봐." 그가 말했다. 짐작이었다.이사벨라는 찬장 두 개를 더 열어보고서야 커피를 찾았다. 냉장고 근처 선반에,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었고 각 칸마다 작은 마스킹테이프에 단정한 글씨로 라벨이 붙어 있었다. *일반. 디카페인. 손님용.*이사벨라가 살짝 웃었다. "누가 커피 찬장에 라벨까지 붙여?""우린 그랬나 보네." 로만이 말했다.그는 물 한 잔을 따라 마시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는 필요 이상으로 오래 옷장 문 앞에 서 있었다.그의 쪽은 그대로였다. 짙은 색 정장들, 색깔별로 정리된 드레스 셔츠들, 모든 게 그가 두었던 자리 그대로였다. 그녀의 쪽은 비어 있었다. 비어 있으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어제 걸어 나가기 전에 그녀가 말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비어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고 생각했다.이해하지 못했었다.그건 누군가 서둘러 떠난 것처럼 보이는 종류의 비어 있음이 아니었다. 옷걸이 하나하나가 전부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다. 선반지는 매끄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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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세라피나

월요일 이사회 회의는 여덟 시에 시작해 길게 이어졌다.로만은 커피를 들고 테이블 상석에 앉아 하트웰이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의실 밖의 진짜 중요한 일에나 쏟을 법한 열정으로 숫자를 설명하는 것. 로만은 듣고 있었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메모도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자꾸만 책상 서랍으로 되돌아갔다."이번 주 가장 큰 소식은 데블린 코퍼레이션입니다." 하트웰이 새 슬라이드를 클릭하며 말했다. "금요일 오후에 조용해지더니, 오늘 아침에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인수됐습니다. 완전히요. 주말 사이에 거래가 마무리됐습니다."로만이 고개를 들었다. "누가 인수했지?""몬터규 인더스트리입니다." 하트웰은 마치 백 번은 지나쳤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레스토랑 이름을 말하듯 그 이름을 발음했다. "비공개 지주 그룹입니다. 오래된 가문 자본이고요. 지난 한 해 동안 조용히 움직여왔는데, 이번이 지금까지 중 가장 큰 건입니다."로만의 펜이 멈췄다."누가 운영하지?" 그가 물었다. 목소리는 담담하게 유지했다.하트웰이 자기 메모를 내려다보았다. 그 질문에 살짝 놀란 눈치였다. 로만은 보통 숫자만 물었지 이름은 묻지 않았으니까. "가문의 상속녀입니다. 세라피나로 불립니다." 그는 다시 페이지를 확인했다. "세라피나 몬터규. 몇 년 전 아버지에게서 경영권을 넘겨받았습니다. 최근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테이블에 앉은 다른 누군가가 데블린 인수가 자신들의 시장 위치에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로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뭔가를 적었지만, 나중에 자신이 그걸 적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었다.*세라피나 몬터규.*그는 그 이름을 삼 년 전, 자선 만찬 자리에서 처음 들었다. 그녀가 손을 내밀며 *"저는 세라예요. 세라 몬터규."*라고 말하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미소를 지었을 때였다. 그날 밤이 끝날 무렵, 그는 이미 그녀를 세라피나로 생각하는 걸 그만두었고, 몬터규 가문의 사람으로 생각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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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몬터규의 피

세라는 아홉 시간을 내리 자고 베이컨 냄새에 잠에서 깼다.호텔 주방이나 시간에 쫓기는 케이터링 업체에서 나는 그런 냄새가 아니었다. 그녀가 집에 돌아왔다는 걸 아는 누군가가 차려낸 진짜 아침 식사였다. 그녀는 잠시 그대로 누운 채 귀를 기울였다. 복도를 걷는, 서두르지 않는 발소리. 아래층 어딘가에서 조용히 지시를 내리는 로사의 목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집, 그 안의 평범하고 살아 있는 소리들.그녀는 그런 기분을 잊고 있었다.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에 내려가 보니 식탁이 이미 차려져 있었다. 가운데엔 갓 꺾어온 꽃. 평소 쓰는 그릇이 아닌, 제대로 된 도자기 접시들. 사십 년 전 할머니가 리스본에서 가져온 유리 주전자에 담긴 오렌지 주스. 아무도 로사에게 이렇게 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세라가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걸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이게 바로 집이라는 것의 모습이었다."세라 아가씨." 로사가 사이드보드에서 고개를 들었고, 얼굴 전체가 굳이 알릴 필요도 없는 미소로 바뀌었다. "돌아오셨네요.""돌아왔어." 세라가 말했다.로사는 그녀의 손을 한 번, 따뜻하고 짧게 꼭 쥐고는 별다른 내색 없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갔다. 그게 이 집의 특징이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봐주었지만, 그걸 굳이 큰일로 만들지 않았다.아버지는 신문을 든 채 식탁 상석에 앉아 있었다.사비오 몬터규는 예순세 살이었고, 평생 단 한 번도 서두른 적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은발, 반듯한 자세, 아침 일곱 시도 되기 전에 습관적으로 걸쳤을 짙은 색 재킷.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그를 얕보게 만드는 그런 얼굴이었는데, 그건 늘 그에게 완벽하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는 매일 아침 손가락에 잉크가 묻어나는 진짜 종이 신문을 읽었고, 그녀가 들어왔을 때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그러다 그는 신문을 접었다. 옆으로 치워두었다. 그리고 오직 그만이 그녀를 바라보는 그 방식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손수 그녀의 커피를 따라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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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이사벨라의 펜트하우스

이사벨라는 나흘 전부터 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그녀는 직접 케이터링 업체에 전화를 걸어 새 메뉴를 전달하고, 기존에 기록되어 있던 건 뭐든 다 버리라고 말했다. 격식 있는 방에서 창가의 개방된 공간으로 식사 자리를 옮겼다 — 사람들에게 전망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하얀색의 크고 건축적인 느낌의 센터피스를 주문했다. 깔끔한 선. 그녀가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사이드보드 위에 놓여 있던 부드럽고 헐렁한 꽃과는 전혀 달랐다.여섯 시 반이 되자, 케이터링 업체 사람들은 눈에 띄게 불편해했다."유리잔 말입니다." 뭐가 문제냐고 묻는 그녀에게 수석 케이터링 담당자가 말했다. 그는 신중한 사람이었고, 뭔가를 조심스럽게 해체하듯 단어를 골랐다. "애쉬퍼드 사모님께서 저희 쪽에 특정한 선호 사항을 기록해두셨습니다. 여섯 명 이상 식사에는 크리스탈 잔을 쓰시고요. 레드에는 보르도 스템, 화이트에는 다른 세트를요. 저희는 늘 그 구성대로 준비해왔습니다.""난 키 크고 모던한 걸 원해요." 이사벨라가 말했다. "가는 스템으로요.""죄송하지만 그건 저희 계정에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는 부드럽게 말했는데, 그게 오히려 딱 잘라 말하는 것보다 더 거슬렸다. "애쉬퍼드 사모님께서 삼 년 전에 계정 선호도를 설정하셨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한 번도 다른 걸 가져온 적이 없습니다."이사벨라는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은 다르게 하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물론입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사이드테이블을 정리하던 여자와 주고받은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빠르고 곁눈질하는 눈빛. 원래를 알고 있으면서 정중하게 수정본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눈빛이었다.그녀는 로만을 찾으러 갔다.…그는 이미 재킷을 걸치고 서재에 있었다. 노트북은 닫혀 있었고, 늘 그렇듯 준비된 모습으로 — 갖춰 입고 그 자리에 있었지만 어쩐지 여전히 조금은 다른 곳에 있는 듯했다."케이터링 사람들이 좀 어색하게 굴어." 그녀가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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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편두통

일곱 시 회의는 예정보다 길어졌다. 늘 그랬다. 로만도 그걸 알고 있었고, 이 년 전부터는 그것과 싸우는 걸 그만두었다. 매주 목요일과 마찬가지로 여섯 시 사십오 분에 커피만 들고 아침도 거른 채 나타나, 아홉 시 십오 분이 되어서야 텅 빈 회의실에서 상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곧바로 하트웰과의 후속 미팅으로 넘어갔다. 그다음엔 법무 관련 통화. 그다음엔 화요일부터 밀려 있던 서류 더미. 프리야가 열 시쯤 그의 책상 모서리에 커피를 놓아두었다. 그는 그것도 모른 채 반쯤 식은 커피를 마셨다. 열한 시 사 분, 왼쪽 눈 뒤편에서 압박감이 시작됐다. 늘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날카롭지는 않았다. 그저 안쪽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것 같은, 꾸준한 압박이었다 —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 만큼 익숙한 느낌이었다. 삼십 분, 어쩌면 사십 분. 그 시간이 지나면 화면 불빛조차 얼굴을 물리적으로 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통증으로 번질 것이었다. 그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노란 쪽지는 나흘 전 그가 다시 눌러 붙여놓은 왼쪽 위 모서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녀의 필체. 작고 고른 글씨. *아스피린, 왼쪽 맨 위. 당신은 항상 잊어버리니까.* 그는 서랍 왼쪽 위 모서리를 확인했다. 클립이 담긴 접시. 펜 두 자루.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뒤쪽도 살펴보았다. 충전 케이블. 한 번도 버리지 않은 주차 영수증들. 두 번째 서랍을 열었다. 폴더들, USB 하나, 명함 케이스. 세 번째 서랍도 열어봤다. 폴더들뿐이었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두 손가락으로 왼쪽 눈두덩을 눌렀다. 그는 일어나 책상 뒤에 있는, 개인 물건들을 넣어두는 수납장으로 갔다. 제산제, 여분의 넥타이, 2월에 감기 걸렸을 때 쓰던 목 캔디. 그는 모든 걸 한쪽으로 밀어보았다. 캔디 뒤쪽까지 확인했다. 없었다. 프리야가 계약서 수정본을 들고 문가에 나타났다. "두통약 있나요?" 그가 물었다. 그녀는 그에게 뭔가를 말해야 할지 고민할 때 짓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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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노트

로만은 토요일 아침, 그것을 다시 찾아냈다. 그는 그것을 발견한 날 옷장에서 협탁으로 옮겨두었고, 그 뒤로는 손도 대지 않았다. 일주일 내내 휴대폰 충전기 옆에 놓여 있었다 — 작고 짙은 초록색, 모서리가 부드럽게 닳은 채로. 이사벨라는 그것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열한 시에 브런치를 하러 나갔다. 집 안이 조용해졌다. 그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표지의 감촉은 처음 만졌을 때와 똑같았다. 오랫동안 손에 쥐어져 부드럽고 따뜻해진 느낌. 그는 첫 페이지를 펼쳐 첫 줄을 읽었고, 삼십 초 만에 그것이 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기록이었다. 그녀가 관리하고 있던 것들을 추적한, 그녀의 필체로, 그녀의 목소리로 쓰인 실무 문서였다. 그리고 그가 점점 이해하기 시작한 바로는, 그건 거의 모든 것이었다. 첫 몇 페이지는 연락처와 취향들이었다. 그의 부모님 결혼기념일, 3월 14일. 그 옆에 메모: *미리 카드 보내기. 어머니는 추상적인 것보다 꽃이 그려진 걸 좋아하심. 아버지: 스포츠 관련은 절대 안 됨, 무시당한다고 느끼심.* 로만은 작년에 그 기념일을 놓쳤다. 이사벨라가 전화를 걸어와 통화가 길어졌고, 그날은 그냥 지나가 버렸다. 이틀 늦게 전화했을 때 어머니는 괜찮다고 했다. 어머니는 늘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읽어나갔다. *펠릭스 캐로우: 갑각류 알레르기. 위스키 선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머서 옆에 앉히지 말 것 — 둘 다 설명하지 않을 무슨 사연이 있음.* *이사회 이사 홀트: 아내 이름은 패트리샤, 트리시라고 불러야 함. 팻 아님. 아무도 고쳐주지 않지만 본인은 다 기억함.* *케이터링 메모: 식이 제한사항 2주 전에 미리 확인할 것. 그쪽에서 시간이 더 필요한데 먼저 요청하지 않음.* 그는 페이지를 넘겼다. 비슷한 내용이 더 이어졌다. 이름들, 사소한 디테일들, 삼 년 동안 그가 참석했던 모든 저녁 식사와 행사의 보이지 않는 기반들, 그리고 자신이 그런 일에 능해서 다 잘 흘러갔다고 생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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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첫 목격

로만은 바로스에서 열 번도 넘게 식사를 했었다. 그곳은 광고 없이도 늘 만석인 종류의 레스토랑이었다. 짙은 색 원목 패널, 대화가 새어 나가지 않을 만큼 충분히 떨어져 배치된 테이블들. 그의 점심 약속은 기디언 마시라는 부동산 개발업자와의 자리였다 — 아직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합작 투자 논의였다. 늘 하던 일이었다. 그는 이런 미팅을 오십 번쯤은 해왔다. 그는 문을 들어선 지 네 걸음 만에 그녀를 보았다. 구석 테이블, 메인 홀에서 살짝 떨어진 자리였다. 네 사람. 단테가 그녀의 왼쪽에, 팔은 힘없이 늘어뜨린 채, 실제로는 결코 편안하지 않은 사람 특유의 그 느긋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맞은편엔 은발의 남자 — 변호사나 고문급 인사임을 말해주는 얼굴, 삼십 년은 입어온 것처럼 고급스러운 정장. 그 옆엔 더 젊은 남자가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손짓까지 섞어가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세라가 있었다, 웃고 있었다. 조심스러운 웃음이 아니었다.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 방에서 그녀가 아껴두던, 절제되고 적절한 그런 웃음이 아니었다. 이건 진짜였다. 고개가 살짝 뒤로 젖혀졌고, 한 손은 테이블 위에 평평하게 놓여 있었으며, 얼굴 전체가 그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활짝 열려 있었다. 방금 완벽한 타이밍의 한마디를 던졌고, 스스로도 그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로만은 삼 년 동안 그녀의 미소를 수백 번 봐왔다. 하지만 저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옷차림도 달랐다. 결혼 생활 내내 입었던 그 수수하고 늘 무난했던 옷들 — 어떤 자리에도 적절하지만 어디서도 기억에 남지 않던 그런 옷이 아니었다. 지금 그녀가 입은 건 짙은 색에 각이 잡힌 옷이었다. 몸에 딱 맞게 재단된 재킷, 그리고 그 전체적인 인상에서 느껴지는 무언가 — 마치 이 공간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조용히 어떤 결정을 내린 사람 같았다. 자세도 달랐다. 테이블을 대하는 방식도 달랐다. 그녀는 그녀 자신다워 보였다. 그 자리에 선 채, 그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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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실사

로만은 금요일 아침, 개럿 핀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개럿은 십일 년째 애쉬퍼드 글로벌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었다. 그는 늘 그렇듯 두 번째 벨이 울리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마치 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몬터규 인더스트리에 대한 전체 보고서가 필요해." 로만이 말했다. "보유 자산, 조직 구조, 핵심 인물들. 정리할 수 있는 건 다 모아줘." 잠깐의 침묵. 길진 않았다. 개럿은 침묵을 오래 끄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 짧은 정지가 오히려 눈에 띄었다. "사장님." 그는 신중하게 말했다. "몬터규는 함부로 조사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알고 있어." "그쪽은 이런 종류의 조사에 관심을 갖는 특정 관계자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합법적인 경로를 통하더라도, 대개는 눈에 띄게 되어 있습니다." "개럿." 두 번째 침묵은 더 짧았다. "수요일까지 시간 주십시오." 그는 화요일 오후에 다시 전화해 직접 만나자고 청했다. 그것으로 로만은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 보고서가 예상보다 방대하다는 것, 그리고 개럿이 이 내용을 전화상으로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 두 사람은 네 시에 만났다. 개럿은 폴더를 겨드랑이에 낀 채 들어와 로만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틀 동안 어떻게 이 내용을 전달할지 고민한 사람 특유의 신중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이건 일부일 뿐입니다." 로만이 그것을 열기도 전에 그가 말했다. "제가 눈에 띄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만 여기 담겨 있습니다. 전체 그림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로만은 폴더를 열었다. 첫 페이지는 회사 개요였다. 몬터규 인더스트리, 사비오 몬터규가 설립, 3대째 이어지는 가족 기업. 부동산, 사모펀드, 해운 물류, 수입업에 걸친 합법적 보유 자산들. 공개된 자산의 현재 추정 가치: 32억 달러. 그림자 계열사 및 비공개 보유 자산: 상당함. 보고서는 더 이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는데, 이는 개럿이 구체적인 정보에 접근하지 못했거나 굳이 적어두지 않기로 했다는 뜻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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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헤드라인

이번 경매는 세라의 아이디어였고, 그건 곧 모든 것이 정확히 그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육 주 동안 조용히 조직위원회를 이끌어왔다 — 이메일들과, 위원회 위원장이 마지막 이십 분 전까지는 자신이 주도한다고 착각하도록 놔두었던 대면 회의 한 번을 통해서. 그러고는 네 번의 결정으로 예산 전체를 재구성했고, 그가 그게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그저 웃었다. 하윅 볼룸은 삼백 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었다. 경매 물품은 열여덟 개. 저녁 프로그램은 그녀가 분 단위로 시간을 맞춰두었는데, 프로그램이 늘어지면 사람들이 안절부절못하게 되고,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은 입찰을 덜 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손님들이 도착하기 두 시간 전부터 이미 이곳에 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리 준비해둔 어떤 공간에서든 그러하듯, 힘들이지 않고 그 안을 움직였다 — 노력은 이미 다 끝나 있었으니까. 그녀는 어떤 기부자가 수표책을 열기 전에 개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었다. 어느 테이블에 까다로운 인물이 앉아 있고, 그 테이블에서 누가 그를 가장 잘 다루는지도 알고 있었다. 시티 저널의 기자가 바 근처에서 자신을 붙잡으려 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대신 경매 전시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몬터규 님." 짙은 남색 옷을 입은 육십 대 여성, 주요 기부자였고, 이십 분 만에 두 번째로 전시대를 다시 찾은 참이었다. 세라는 첫 번째부터 이미 그녀의 관심을 눈치채고 있었다. "벨리니 작품이 정말 뛰어나죠." 세라가 말했다. "사실 재단이 이 작품을 확보한 것도, 회장님의 컬렉션을 염두에 두고서였어요. 물품을 확정할 때 회장님이 떠올랐거든요." 여자는 자신이 눈여겨봄을 받았다는 걸 깨달은 사람 특유의 기쁨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 컬렉션을 아세요?" "이 방에 계신 분들을 알아두는 게 제 원칙이에요." 세라가 미소 지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그녀는 대화가 길어지기 전에 자리를 옮겼다. 이런 자리는 그렇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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