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직도 그래요. 치킨이랑 떡볶이 먹으면, 괜히 좀 괜찮아진 기분이 들어요.”말하고 나니 괜히 민망했다.너무 애처럼 들렸나 싶어서. 그런데 도화준은 웃지 않았다.정말로, 전혀. 그는 아주 조용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네?”“좋아하실 만하네요.”그 한마디에, 나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좋아하실 만하네요.’‘그 말이 왜 이렇게 크게 다가오지.’누군가 내 취향을, 내 습관을, 내 감정이 묻어 있는 사소한 것들을 그럴 만하다고 받아주는 건 생각보다 훨씬 다정한 일이었다. 설명할 필요 없이, 변명할 필요 없이, 그냥 그럴 수 있겠다고 말해주는 일.나는 괜히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도화준 씨는요.”이번엔 내가 물었다.“왜 좋아해요? 치킨이랑 떡볶이.”질문이 떨어지는 순간, 도화준의 표정이 아주 잠깐 멈췄다.정말 짧았다.하지만 분명했다.그는 아주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가, 물잔을 한 번 만지고, 다시 나를 봤다.그리고 낮게 말했다.“비슷합니다.”나는 숨을 아주 조금 멈췄다.“뭐가요.”“괜찮았던 날의 기억이어서요.”‘아.’그 순간, 정말 아주 조용하게 무언가가 움직였다.이 남자는 늘 자기 얘길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하는데도 거의 안 한 것처럼 빠져나간다. 그런데 방금 그 문장은 달랐다. 너무 많은 걸 말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주 깊은 데서 나온 문장처럼 들렸다.괜찮았던 날의 기억. 나는 그 문장을 마음속으로 천천히 되뇌었다.그리고 처음으로,정말 처음으로,도화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단순한 호기심을 조금 넘고 있다는 걸 알았다.그 사람이 어떤 날들을 지나 여기까지 왔는지,어떤 기억 때문에 치킨과 떡볶이를 좋아하게 됐는지,왜 가끔 그렇게 멀리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지.그걸 알고 싶었다.정말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걸 오늘 다 묻고 싶지는 않았다.사람 마음은 참 이상해서,알고 싶을수록 한 번에 다 열어보면 안 될 것 같은 예감도 같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