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사랑은 너희가 만든 것이 아니니까.』아무 색도 없는 눈이 아이의 그림자 속에서 떠올랐다. 새하얀 손은 세이아와 카일에게 돌아가려던 보랏빛과 푸른빛을 한꺼번에 움켜쥐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가 스스로 놓아주려 했던 사랑이었다. 자신에게서 태어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돌려주기로 선택한 마음.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손이 그 선택을 가로막은 순간, 두 빛은 다시 아이의 가슴 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안 돼.”아이가 제일 먼저 반응했다. 작은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뒤로 물러났지만, 그림자에서 솟은 힘은 오히려 더 강하게 두 감정을 밀어 넣었다. 세이아를 향한 카일의 사랑과 카일을 향한 세이아의 사랑이 다시 한 몸 안에서 뒤엉켰다. 아이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돌려주겠다고 했어. 나는…… 이거 돌려주고 싶어.”『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왜?”『사랑은 본래 개인의 것이 아니니까.』“누구 마음대로요?”세이아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감정을 빼앗긴 탓에 심장은 여전히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지만, 판단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림자에서 솟은 손과 무색의 눈을 바라보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카일과 제가 서로를 사랑하며 무엇을 선택했는지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나는 알고 있다.』“그 대답은 많이 들었습니다.”세이아가 잘라 말했다.“오르페온도 알고 있다고 했고, 무명도 저희가 선택하지 않은 가능성을 저희보다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하늘의 문장도 제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죠. 이제는 당신입니까?”무색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 순간 아이가 비명을 삼키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두 사람의 사랑이 안에서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세이아를 보면 카일의 마음이 뛰었고, 카일을 보면 세이아의 마음이 반응했다. 그 사이에서 정작 아이 자신의 감정은 점점 작아졌다.“나는…….”작은 몸이 휘청거렸다.“나는 어디 있어?”노아가 곧바로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벨이 본능적으로
Zuletzt aktualisiert : 2026-10-05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