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손등에 금빛 문양이 떠올랐다.세이아와 이어진 보랏빛 계약 문양 바로 옆이었다. 황금빛 원 안에 작은 별 하나가 박힌 형태로, 갑자기 생겨난 흔적이라기보다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엘리아가 밤마다 투명한 관 안에서 바라보았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바로 그 별.카일은 천천히 손등을 들어 올렸다. 은빛 마력을 조금 흘려 보았지만 문양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황금빛 선이 희미하게 맥박치며 그의 힘에 응답했다.“이건…….”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세이아와 엘리아 역시 같은 문양을 바라보고 있었다.세이아의 가슴이 조용히 조여 왔다.조금 전 그들에게 흘러들어 온 장면은 너무 선명했다. 아직 첫 번째 날개가 되기 전의 어린 카일, 금빛 정원, 그리고 새하얀 머리카락의 소녀에게 손을 내밀던 모습.너를 찾으러 올게.반드시.기억을 잃은 지금의 카일조차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했다.“처음 선택했던 사람.”엘리아가 다시 중얼거렸다.금빛 눈동자에는 혼란과 기쁨이 동시에 떠올라 있었다. 이제 막 이름을 얻고, 이제 막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기 시작한 사람에게 그 기억은 너무 강렬했다.하지만 카일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나는 기억하지 못한다.”“그래도 문양이 남아 있어.”엘리아의 시선이 그의 손등을 떠나지 않았다.“우리는 계약했어.”계약.세이아의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이상하게 그 단어가 아팠다.자신과 카일 사이의 계약은 해제하기로 했다. 과거에 사랑했던 자신들이 내린 선택으로 지금의 카일까지 묶어 두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오래된 계약이 갑자기 나타났다. 카일 자신조차 몰랐던 약속이며, 엘리아는 자신이 그에게 처음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그렇다면 자신은 무엇일까.헤르미아 안에서 태어나기를 기다리던 존재.카일이 전생에서부터 알 수 없는 기척을 느꼈다는 사람.그러나 엘리아 역시 자신의 반쪽이었다.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존재라면, 과거의
Zuletzt aktualisiert : 2026-08-3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