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내가 더 내면 돼요. 그런데 며느릿감이 싫다네요.”배정숙은 서연이 앉기도 전에 말을 꺼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소민의 예산 노트는 이미 신랑 민재 쪽으로 밀려나 있었다.“하객 500명은 받아야죠. 민재 아버지 아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 풀밭에서 몇 명 앉혀놓고 끝내면 누가 책임져요?”“어머니, 풀밭이 아니라 실내도 있는 하우스홀이에요.”“그게 그거지. 호텔 놔두고 왜 그런 데를 가?”소민은 끝까지 설명하지 못하고 손을 내려놨다. 민재가 어머니에게 찻잔을 권했다.“엄마, 일단 말씀 들어봐요. 한 대표님 오셨잖아요.”소민에게는 조금만 참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서연은 노트를 자기 앞으로 당기지 않고 소민 앞에 다시 놓아줬다.“두 분이 정한 예산은 2,500만 원 맞으세요?”“네.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하려고요.”소민이 대답하자 배정숙이 가방에서 카드를 꺼냈다.“얼마든지 더 낸다니까요. 1억이든 2억이든, 제대로 된 데로 잡아줘요. 우리 쪽 손님만 400명은 올 거예요.”민재가 말없이 카드를 봤다. 소민은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서연은 카드 대신 노트 첫 장을 폈다.대관과 식사, 드레스, 촬영. 각 항목 옆에는 두 사람이 문의한 날짜가 적혀 있었다. 지운 숫자 아래로 다른 숫자를 덧쓴 자국도 보였다.“이 식사 비용은 몇 분 기준이에요?”“200명이요. 저희가 각자 100명씩 부르기로 했어요.”“왜 네가 인원을 정해?”배정숙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연이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다.
آخر تحديث : 2026-10-11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