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행연습 날에는 비가 내렸다.유리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생각보다 컸다. 온실 안에서는 마이크 없이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잠깐 말이 끊기면 빗물이 빈자리를 채웠다.입구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난방기는 하객 손이 닿지 않는 벽으로 옮겼다.민지수는 입구 동선을 확인했고, 최은채는 의자 사이 간격을 재고 있었다.시우는 작은 반지 상자를 든 채 통로를 세 번이나 왕복했다.“천천히 걸어.”도진이 말하자 시우가 뒤를 돌아봤다.“아빠가 더 떨려?”“조금.”“나는 안 떨려.”그 말과 동시에 아이가 카펫 끝에 발이 걸려 휘청했다. 상자는 놓치지 않았지만 모두가 웃었다.서연도 따라 웃다가 통로 입구에 섰다.연습일 뿐이었다. 드레스도 입지 않았고, 하객도 없었다.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그런데 한 걸음을 떼는 순간, 오래된 호텔 복도의 냄새가 떠올랐다.첫 결혼식 날에도 비가 왔다.문밖에서는 사회자가 시간을 재촉했고, 차명희는 서연의 손목을 잡아 자세를 바로잡았다. 도진은 경영진 전화를 받느라 대기실에 오지 못했다.‘웃어야 한다.’누군가 그렇게 말했다.서연의 발이 멈췄다.숨이 얕아지고 손끝이 차가워졌다. 서연은 상담 때 연습한 대로 눈에 보이는 것을 하나씩 말했다. 유리문, 노란 우산, 빈 의자, 젖은 카펫. 지금 있는 장소를 확인하자 호텔 복도의 기억과 온실이 조금씩 분리됐다.민지수는 물을 가져왔지만 마시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최은채도 꽃을 치우려 하지 않았다. 원인이 무엇인지 각자 추측해 해결하는 대신, 서연이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민지수가 음악을 끄려는 순간 도진이 먼저 손을 들었다.“다들 잠깐 나가주세요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06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