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날. 캠퍼스는 꽃다발과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교정 곳곳에서 후배들이 색종이를 흩날리며 뛰어다녔고, 부모님들은 휴대폰을 들고 자식들의 순간을 남기느라 연신 바빴다. 활짝 웃는 얼굴들 사이로 바람에 흩날린 꽃 잎이 흘러내리며, 그날의 공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나는 졸업가운의 깃을 단단히 여미며 강당 밖으로 걸어 나왔다. 드디어 학생의 시간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는 실감이 서서히 가슴에 차올랐다. 주변에는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어머니가 눈물을 훔치며 아들의 어깨를 끌어안는 모습, 아버지가 어색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하는 모습. 그 풍경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이상하게 낯설었다. 나는 그런 풍경 속에서 혼자였다. 꽃다발을 들어줄 사람도, 사진을 찍어줄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그 사실이 서럽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지은이가 달려왔다. 양손 가득 꽃다발을 안고, 얼굴엔 해사한 미소가 가득 번져 있었다. "오빠! 드디어 졸업이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