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앙카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의 테두리를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엄마, 이것 좀 봐. 옆부분까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흰 장미 모양으로 되어 있어.”어머니는 눈을 반짝이며 비앙카의 손을 꼭 잡았다.“비앙카, 넌 벨리니 가문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대관식 왕관을 받을 자격이 있어. 모두가 지켜볼 거야. 사람들이 수군거릴 빌미를 조금이라도 줘서는 안 돼.”그래, 어머니도 알고 있었다. 대관식 왕관에 아주 작은 흠집이라도 생기면 그것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그런데도 어머니는 내가 반쪽짜리 보석이 박힌 빛바랜 왕관을 쓰고, 비앙카와 똑같은 대관식장에 들어가기를 요구했다.어머니는 그것이 얼마나 굴욕적인 일인지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다만 그 굴욕을 당하는 딸이 내가 될 때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뿐이었다.아버지가 앞으로 다가와 비앙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대관식이 끝나면, 넌 벨리니 가문의 공주로 즉위하게 될 거란다.”“그리고 그 왕관이 네 머리 위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감히 너를 존중하지 않는 자는 누구든 나에게 책임을 져야 할 거야.”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 아버지는 내게 전혀 다른 말을 했었다.벨리니 가문의 여자는 불평하지 않는 법이라고, 자신의 문제는 조용히 해결하고 절대로 가문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않아야 한다고.아무래도 비앙카에게는 보호를 요구할 권리가 있었지만, 나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모양이었다.나는 아치형 문 아래에 서서, 우리 둘의 탄생석이 나란히 박힌 왕관을 바라보았다.금으로 된 테두리조차 비앙카의 이니셜로 새겨져 있었다.‘B.B.’정말 어리석게도, 아주 잠깐 동안 나는 묻고 싶었다.‘나도 당신들의 딸이잖아요?’그 질문이 입술 끝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그대로 삼켜버렸다.말하면 뭐가 달라질 걸까? 어린 시절부터 나는 수백 가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을 해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같았다.“넌 꼭 모든 걸 네 동생과 경쟁해야겠니?”혹은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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