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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우먼 세자빈이 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11 - チャプター 120

121 チャプター

111. 멈춘 심장

“저하의 맥이 잡히지 않사옵니다!”의원의 외침에 처소 안이 얼어붙었다.다른 의원이 황급히 이운의 손목을 잡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숨도 돌아오지 않았다. 의원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고, 누군가는 바닥에 엎드려 흐느끼기 시작했다.채원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조금 전까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이운이었다.“마마…….”최 상궁이 다가왔지만 채원은 대답하지 않았다.머릿속에서 오래전 들었던 목소리가 떠올랐다.의식이 없고 정상적인 호흡이 없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스턴트 현장에서 반복해서 받았던 응급처치 교육이었다.채원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저하를 바닥으로 내려주세요.”의원들이 놀라 그녀를 바라봤다.“마마, 어찌 옥체를 바닥에…….”“지금 당장요!”채원의 목소리가 처소를 울렸다.“단단한 바닥에 눕혀야 합니다. 어서 도와주세요!”의원들이 망설이는 사이 최 상궁이 나섰다.“마마의 말씀대로 하라!”궁인들이 이운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혔다.채원은 그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 가슴 중앙에 두 손을 겹쳐 올리고 팔꿈치를 곧게 폈다.그리고 온몸의 무게를 실어 눌렀다.하나, 둘, 셋.“마마!”의원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어찌 저하의 가슴을 그리 누르시옵니까!”채원은 멈추지 않았다.넷, 다섯, 여섯.가슴이 눌렸다가 다시 올라왔다. 채원은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려 애썼다.촬영장에서는 수없이 연습했던 동작이었다. 하지만 모형이 아닌 사람에게 직접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그것도 이운에게.“마마, 옥체가 상하옵니다!”“지금 멈추면 정말 돌아가세요!”채원은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압박을 이어가자 다친 팔이 욱신거렸다. 어깨까지 저려왔지만 손을 뗄 수 없었다.제발.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제발 돌아와요.처소 안에서는 누구도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의원들은 세자빈이 세자의 가슴을 거듭 누르는 모습을 경악하며 지켜봤다. 궁인들 사이에서는 세자빈이 정신을 잃었다는 수군거림까지 흘러나왔다.“최 상궁 마마, 저러다 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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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살아 돌아온 세자

밤이 깊었지만 세자의 처소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채원은 침상 곁에 앉아 이운의 얼굴을 바라봤다.조금 전 의원이 맥을 짚고 돌아갔다. 숨은 안정됐지만 맥은 여전히 고르지 않았다.“독이 심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사옵니다. 밤사이 다시 위급해지실 수도 있사오니, 작은 변화라도 있으면 곧바로 알려주시옵소서.”의원의 말이 귓가에 남아 있었다.채원은 이운의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을 확인했다. 한 번, 두 번. 숨을 쉴 때마다 그녀도 겨우 숨을 내쉬었다.“마마, 팔의 상처를 다시 살펴야 하옵니다.”최 상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조금 있다가요.”“벌써 세 번째 그리 말씀하셨사옵니다.”채원은 대답하지 못했다.이운의 가슴을 누르던 순간부터 팔에 통증이 심해졌다. 손바닥도 욱신거렸다. 하지만 침상에서 눈을 떼는 것이 더 두려웠다.“제가 잠깐 눈을 감은 사이에 또 잘못되면 어떡하죠?”최 상궁의 표정이 굳어졌다.“의원들이 곁을 지키고 있사옵니다. 소인이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겠사옵니다.”채원은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였다.같은 시각, 진원군의 처소에 급한 보고가 들어왔다.“세자 저하께서 숨을 되찾으셨사옵니다.”진원군은 찻잔을 내려놓았다.“숨을 되찾았다고?”“그러하옵니다. 한때 맥이 끊어졌으나 세자빈마마께서 직접 저하의 가슴을 누르셨고, 그 뒤로 맥이 다시 잡혔다 하옵니다.”진원군은 보고하는 자를 바라봤다.“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세자빈이 나섰단 말이냐?”“그것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하옵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진원군은 세자가 차를 마신 뒤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맥이 끊어졌다는 보고까지 받았다.그런데 살아났다.그것도 세자빈 때문에.“의식은 돌아왔느냐?”“아직이옵니다. 독이 심장에 영향을 미쳐 다시 위급해질 수도 있다 하옵니다.”진원군은 잠시 생각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가봐야겠구나.”“지금 말씀이시옵니까?”“조카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데 숙부가 어찌 가만히 있겠느냐.”그의 목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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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세자가 눈을 뜬 사이

“서아…….”채원은 숨을 멈췄다.이운이 눈을 뜨고 있었다.“저하!”그녀가 벌떡 일어나자 이운이 손을 뻗었다. 하지만 팔을 조금 들어 올린 것만으로도 얼굴이 일그러졌다.“움직이지 마세요!”채원이 그의 손을 붙잡았다.“그대는…… 무사하오?”죽을 고비를 넘기고 처음 하는 말이 자신의 안부라니.채원은 울컥하다가도 기가 막혀 웃었다.“누가 누구 걱정을 하는 겁니까? 저하께서 얼마나 큰일을 겪으셨는지 아세요?”이운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그 순간 채원은 그가 정말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그러나 안도할 시간은 길지 않았다.의원이 달려와 이운의 상태를 살피는 동안, 문밖에서 내관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지금은 들어가실 수 없사옵니다!”“급한 조정의 일이오!”채원의 얼굴이 굳어졌다.“무슨 일이죠?”최 상궁이 밖으로 나갔다가 곧 돌아왔다.“마마, 동궁의 내관이 급히 아뢸 일이 있다 하옵니다.”이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들라 하라.”“저하, 지금은 안정을…….”“듣기만 하겠소.”채원은 못마땅했지만 더는 말리지 않았다.내관이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엎드렸다.“저하! 의식을 되찾으셨다니 천만다행이옵니다!”“무슨 일이냐?”“진원군 대감께서 대신들을 불러 모으셨사옵니다.”이운의 눈빛이 달라졌다.“무엇을 논의한다더냐?”“전하의 병환이 길어지고 저하께서도 위중하시니, 국정의 공백을 메울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하셨사옵니다.”“그것뿐이냐?”내관이 머뭇거렸다.“진원군 대감께서 당분간 주요 국정을 살피시도록 청하자는 의견이 나왔사옵니다.”채원은 이운을 바라봤다.이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누가 그런 의견을 냈느냐?”내관이 몇몇 대신의 이름을 고했다.이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물었다.“숙부께서는 뭐라 하셨느냐?”“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하셨사옵니다.”채원은 어이가 없었다.어젯밤만 해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안을 왔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이운이 눈을 뜨기도 전에 국정을 맡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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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빈자리를 차지한 숙부

“세자 저하께서 의식을 되찾으셨다니 천만다행입니다.”진원군은 동궁에 들어서자마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운을 살폈다.“숙부님께서 직접 걸음하셨군요.”이운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진원군이 손을 내저었다.“그대로 계십시오. 아직 병중이신 분이 무슨 예를 차리십니까.”채원은 침상 곁에 서서 두 사람을 지켜봤다.진원군은 품에서 문서 한 장을 꺼냈다.“전하께서도 병중이시고 저하마저 쓰러지셨으니 조정에 밀린 일이 많습니다. 북방 군량 운송이 지체되고, 남쪽 고을에서는 세곡을 실어 나를 배가 부족하다더군요.”“그래서 대신들을 만나셨습니까?”“그렇습니다. 나라의 일을 마냥 미뤄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이운은 문서를 받아 들었다.진원군은 군량 문제를 병조와 호조가 함께 살피도록 하고, 세곡 운송에 대해서도 담당 관청의 대책을 요구해 놓았다.잘못된 조치는 아니었다.“수고가 많으셨습니다.”“수고랄 것이 있겠습니까. 저하께서 회복하실 때까지 잠시 살피는 것뿐입니다.”진원군이 부드럽게 웃었다.“저하께서는 아무 염려 마시고 옥체를 보전하십시오.”“숙부님.”이운이 문서를 내려놓았다.“앞으로 논의되는 일은 동궁에도 알려주십시오.”“물론입니다. 어찌 저하께 감추겠습니까.”진원군은 흔쾌히 대답하고 물러났다.그가 떠나자 채원이 입을 열었다.“저하, 저분이 조정 일을 계속 맡으셔도 괜찮겠습니까?”“빈궁도 걱정되는 것이오?”“저하께서 눈을 뜨셨는데도 계속 대신들을 만나겠다고 하시잖아요.”이운은 문서를 다시 펼쳤다.“허나 숙부께서 하신 일은 틀리지 않았소. 군량과 세곡을 방치할 수는 없으니.”“그럼 그냥 두실 겁니까?”“지금은 달리 방도가 없소.”이운이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려 하자 채원이 재빨리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어딜 일어나십니까?”“내관을 불러야겠소.”“저하!”“빈궁, 내가 계속 누워 있을 수만은 없지 않소.”채원의 얼굴이 굳어졌다.“지금 무리하시다가 다시 쓰러지시면요?”이운이 입을 다물었다.“그럼 숙부님께서는 세자가 국정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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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찻잔의 진실

“세자 저하께 올린 차에 부자가 섞여 있었사옵니다.”의원의 보고에 이운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동궁에는 의관과 차를 준비했던 궁인들을 조사한 관리가 함께 들어와 있었다.“확실한가?”“남아 있는 찻물과 찻잔을 살펴보았사옵니다. 저하께 나타났던 증상과도 일치하옵니다.”이운은 자신이 차를 마셨던 순간을 떠올렸다.혀끝이 저릿했고, 곧 가슴이 조여 왔다. 숨을 들이마시려 해도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다.그 뒤의 기억은 끊겨 있었다.“누가 차를 올렸느냐?”관리가 고개를 숙였다.“평소와 같이 동궁의 궁녀가 올렸사옵니다. 허나 그 전에 이상한 일이 있었사옵니다.”“말하라.”“차를 준비하던 궁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사람이 다실에 들어왔다는 진술이 나왔사옵니다.”채원이 물었다.“누구였습니까?”“동궁에서 일하는 자는 아니었사옵니다. 다만 그날 궁중의 물품을 전달하러 왔다고 하옵니다.”“신분은 확인했습니까?”“확인 중이옵니다. 출입 기록과 진술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사옵니다.”이운은 관리의 말을 끊었다.“그 궁녀가 독을 넣었다는 증거가 있느냐?”“아직 없사옵니다.”“그렇다면 함부로 죄인으로 몰지 말라.”관리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명심하겠사옵니다.”채원은 이운을 바라봤다.누군가 그의 목숨을 노렸다. 하지만 지금 밝혀진 것은 독이 들어간 차가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관한 일부 정황뿐이었다.배후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조사는 계속하되, 확인된 사실만 보고하라.”이운이 명했다.“예, 저하.”관리가 물러나자 채원이 입을 열었다.“저하, 그날 차를 준비한 사람들도 많이 놀랐겠지요.”“그럴 것이오.”“혹시 죄가 없는 사람까지 벌을 받게 될까 걱정됩니다.”이운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빈궁, 나 역시 그것을 경계하고 있소. 누군가 나를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아무나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지.”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최 상궁이 들어왔다.“저하, 진원군 대감께서 조정에서 독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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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세자빈을 향한 시선

“세자빈마마께서 죽은 사람을 살려내셨다지?”“죽은 사람이 아니라 세자 저하시잖아. 말조심해!”궁녀들이 물동이를 내려놓고 수군거렸다.“의원들도 포기했다는데 마마께서 저하의 가슴을 마구 누르셨다더라.”“그랬더니 숨이 돌아왔다지 뭐야.”“정말 신통한 재주를 지니신 모양이야.”그때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렸다.“궁 안에서 입이 그리 가벼워서야 되겠느냐!”최 상궁이었다.궁녀들이 놀라 고개를 숙였다.“송구하옵니다!”“세자 저하께서 아직 회복 중이시다. 근거 없는 말을 퍼뜨리지 말거라.”궁녀들이 흩어지자 최 상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소문은 이미 동궁을 넘어 궁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제가 신통한 재주를 부린다고요?”채원은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최 상궁이 난처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하옵니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비법을 아신다는 말까지 돌고 있사옵니다.”“그런 비법이 어디 있어요.”채원은 이마를 짚었다.촬영장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을 때마다 강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심장이 멈췄다고 무조건 살아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습니다.그날 이운이 살아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소문이 더 커지면 곤란해요. 제가 무슨 신선도 아니고.”“소인이 단속하겠사옵니다.”그때 문밖에서 내관이 아뢰었다.“마마, 의관 한 분이 뵙기를 청하옵니다.”“들어오시라 하세요.”들어온 의관은 예를 올린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마마, 세자 저하를 구하신 일로 의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사옵니다.”“어떤 말입니까?”“마마께서 의원의 진료에 앞서 저하의 몸에 손을 대신 일을 두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사옵니다.”채원의 표정이 굳어졌다.“제가 잘못했다는 겁니까?”“그런 뜻은 아니옵니다. 다만 의술을 익히지 않은 사람이 함부로 따라 하다가는 도리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옵니다.”그 말에는 채원도 반박할 수 없었다.“그건 맞는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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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피하지 않겠다는 선택

“윤재경의 생존 경위를 밝혀야 한다는 상소가 다시 올라왔사옵니다.”내관의 보고에 이운이 눈살을 찌푸렸다.“지난번에도 논의했던 일이 아니더냐?”“이번에는 윤재경을 직접 불러 문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사옵니다.”“문초요?”채원이 벌떡 일어났다.“오라버니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요?”이운은 상소를 펼쳤다. 마지막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세자 저하께서 사사로운 인연으로 윤재경을 비호하신다면 조정의 기강이 흔들릴 것이옵니다.“결국 나를 겨냥한 것이군.”이운이 상소를 내려놓았다.“재경을 동궁으로 들라 하라.”---“제가 직접 나가겠습니다.”재경은 상소를 읽자마자 말했다.“오라버니!”채원이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 줄 알고요?”“그러니 나가야지.”“오라버니는 죄인이 아니잖아요.”재경이 동생을 바라봤다.“서아야. 나도 그걸 안다. 하지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저들은 계속 떠들 거다.”이운이 끼어들었다.“재경아, 네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다. 저들이 무슨 속셈인지 뻔하지 않느냐.”“알고 있사옵니다, 저하.”“그런데도 가겠다는 것이냐?”“예.”재경은 물러서지 않았다.“제가 살아 돌아온 일로 저하께서는 물론 서아까지 공격받고 있사옵니다. 더는 두 분께 짐을 지울 수 없습니다.”“내가 너 하나 지키지 못할까 봐 그러느냐?”“그런 뜻이 아니옵니다.”재경은 잠시 숨을 골랐다.“저하께서 저를 지켜주시려는 마음은 잘 알고 있사옵니다. 허나 이번 일은 제가 감당해야 합니다.”“네가 직접 나선다고 의심이 사라질 것 같으냐?”“그렇지 않을 수도 있사옵니다.”“그걸 알면서도?”“예. 그래도 제 입으로 말하겠습니다.”재경이 이운을 똑바로 바라봤다.“제 삶을 두고 남들이 옳다 그르다 떠드는 동안 저만 입을 다물고 있을 수는 없사옵니다.”이운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어릴 적부터 네 고집은 알아줬지만, 이번만큼은 말리고 싶구나.”“송구하옵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습니다.”---같은 시각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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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세자의 이름을 빼십시오

윤재경이 의금부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던 관리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윤재경. 그대의 생존 경위를 밝히라는 상소가 올라왔소.”“알고 있사옵니다.”“그렇다면 묻겠소.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사람이 어찌 살아 돌아왔소?”재경은 준비해 온 진술서를 내놓았다.“제가 직접 겪은 일은 모두 적었사옵니다. 다만 의식을 잃었던 동안의 일까지 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사옵니다.”담당 관원이 진술서를 훑었다.“그렇다면 이 기록에 빈 부분이 있다는 뜻이오?”“그렇사옵니다.”“그대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데?”“모르는 일을 안다고 하는 편이 더 큰 죄라 생각하옵니다.”관원은 잠시 말을 멈췄다.재경은 고개를 숙인 채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그대가 살아 돌아온 뒤 세자 저하께서 여러모로 보살피셨다고 들었소.”“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옵니다.”“그뿐이오? 세자빈마마께서는 그대의 누이이기도 하지 않소?”“그렇사옵니다.”“그렇다면 세자 저하께서 그대의 진술을 보증하실 수 있겠구려?”재경이 고개를 들었다.“어찌 저하께서 제 진술을 보증하셔야 합니까?”“그대와 각별한 사이이니 묻는 것이오.”“각별한 사이인 것과 제가 겪은 일을 아시는 것은 다르옵니다.”관원의 눈썹이 꿈틀했다.“그대는 지금 세자 저하께서도 모르는 일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오?”“제가 의식을 잃었던 동안의 일은 저 자신도 모르옵니다. 저하께서 어찌 아시겠사옵니까?”옆에 앉아 있던 다른 관리가 끼어들었다.“허나 세자 저하께서 그대를 믿으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소?”재경은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소인의 진술이 거짓이라면 소인을 벌하시면 됩니다. 어찌 저하의 이름을 물으십니까?”순간 조사장 안이 조용해졌다.재경이 말을 이었다.“저하께서 저를 믿으신다는 이유로 제 말이 참이 되는 것도 아니고, 믿지 않으신다는 이유로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옵니다.”“말은 잘하는군.”“저는 제 일로 이 자리에 왔사옵니다. 다른 분의 이름을 빌릴 생각은 없사옵니다.”담당 관원이 진술서를 내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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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증인의 값

“그날 밤, 자신을 살려 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담당 관원이 쪽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자 윤재경의 얼굴이 굳었다. 자신이 살아 돌아온 경위를 묻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질문이었다. 누군가 그날 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윤재경,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느냐?” 재경은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 행방불명되었던 동안의 기억은 온전하지 않았다. 의식을 잃기 전후의 일도 분명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쪽지를 보낸 자는 자신을 살려 준 사람이 있다고 단정하고 있었다. “소인도 그 뜻을 알지 못하옵니다.” “허면 어찌 그리 놀랐느냐?” “소인조차 알지 못하는 일을 누군가 알고 있는 듯하여 놀랐사옵니다.” 담당 관원은 쪽지를 다시 살폈다. 재경의 대답이 거짓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었다. 하지만 쪽지를 남긴 자가 실제로 그날의 일을 목격했다면 조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었다. “증언을 거두겠다는 자를 다시 불러오라.” 잠시 뒤 사내가 끌려왔다. 이름은 박만수였다. 그는 처음 조사에 나섰을 때, 재경이 행방불명되었던 무렵 도성 밖에서 그에게 서찰 한 통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그날의 상황을 자세히 묻자 대답을 흐렸고, 끝내 증언을 거두겠다며 쪽지 한 장을 남겼다. 지금 담당 관원이 읽은 바로 그 쪽지였다. “네가 직접 쓴 것이냐?” “아니옵니다. 어떤 분이 전해 달라 하였사옵니다.” “그자가 누구냐?”“이름은 밝히지 않았사옵니다. 다만 윤재경 나리께 반드시 전하라 하였사옵니다.”담당 관원이 재경을 돌아봤다. 재경은 사내의 얼굴을 살폈지만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의식을 잃었던 시기가 있었으니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도 없었다.“서찰을 전한 곳이 어디냐?”“도성 서쪽 산길이옵니다. 윤 나리께서 홀로 계셨사옵니다.”“그대가 나를 알아본 까닭은 무엇이오?”“서찰을 맡긴 분께서 용모와 차림새를 일러주셨사옵니다.”재경은 더 묻지 않았다. 사내가 자신을 알아본 것만으로는 거짓을 밝힐 수 없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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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혼례를 서두르는 이유

진원군이 이휘의 혼례를 앞당기겠다고 밝힌 것은 윤재경에 대한 조사가 조정의 입에 오르내리던 때였다. 세자의 측근을 둘러싼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진원군은 왕실에 경사가 필요한 시기라며 혼례 날짜를 다시 의논하자고 했다.이휘는 부친의 뜻을 전해 듣고 곧장 찾아갔다. 혼례를 치르는 데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정해진 일정을 굳이 바꿀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아버님, 서령과의 혼인을 서두르시는 까닭이 무엇입니까?”“조정이 어수선하니 그러는 것이다. 나라에 근심이 있다고 왕실의 경사까지 미룰 필요는 없지 않으냐.”“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조용히 치르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진원군은 아들의 말을 듣고도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너는 혼례를 그저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일로만 여기는구나. 왕실의 혼인은 그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이휘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얼마 전까지 세자의 자리를 입에 올리던 사람이었다. 이 혼례에도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혼례를 빌미로 제게 다른 일을 바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진원군의 눈빛이 잠시 차가워졌다.“네가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혼례를 치르는 일까지 의심한다면 내가 네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느냐.”이휘는 더 묻지 못했다. 부친은 날짜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혼례 준비를 돕겠다며 사람까지 붙여 주었다.서령에게도 곧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는 혼례가 빨라졌다는 말보다 진원군이 준비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에 더 신경이 쓰였다. 몰락한 김씨 집안의 딸인 자신에게 왕실 혼례를 치를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진원군에게 맡길 생각도 없었다.“혼례에 필요한 물목과 일을 맡을 집안들을 적어 오너라. 빠짐없이 살펴야겠다.”시녀가 가져온 목록에는 예물과 비단을 마련하는 상인들뿐 아니라 혼례 준비를 거들겠다고 나선 관리들의 집안도 적혀 있었다. 서령은 처음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읽었다. 왕실과 혼인하는 만큼 여러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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