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냐."두건은 이미 벗겨진 채였다. 낯익은 얼굴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었다. 그 눈빛만은 낯설었다.재경의 시선이 채원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채원은 대답하지 않았다.무슨 말을 해도 증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눈물을 보여도, 옛일을 꺼내도, 재경은 믿지 않을 얼굴이었다."오라버니가 원하는 대답이 뭔지 모르겠어요."재경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뭘 말해도 안 믿을 거잖아요.""……"재경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그럼 안 궁금한 척이라도 해보시지.""안 궁금한 게 아니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아니까 그래요.""그럼 저도 애써 증명하지 않을게요."재경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의자 끄는 소리가 방 안에 낮게 울렸다.채원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저하는 빠지십시오."이운이 채원 앞을 반쯤 막아섰다."재경아."재경은 대답 대신 창가 쪽으로 몇 걸음 걸었다. 등을 돌린 채였다."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이운은 잠시 말이 없었다.그 말이 오히려 낯선 듯한 얼굴이었다.재경이 창턱에 손을 짚고 밖을 내다봤다."어떻게, 왜 저였는지는 지금 물을 만큼 급한 건 아닙니다. 그건 나중에 직접 말씀하신다고 했으니까요.""...때가 되면 말하마."재경은 돌아보지 않은 채로 말을 이었다."대신 도사 쪽은 제가 계속 쫓겠습니다. 저하와 부딪히지는 않게 하죠.""연락은."이운이 물었다."오늘처럼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을 겁니다.""그거면 됐다."재경이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이운의 손에 쥐여줬다. 걸으며 건넨 것이라 종이 끝이 조금 구겨져 있었다."도사가 최근 만난 자들 인상착의입니다."이운이 그것을 펼쳐보지도 않고 소매 안에 챙겼다."이걸로 도사 뒤에 누가 있는지 나오면 좋겠군."이운이 나직이 말했다."거기까지 나오면, 귀비 위에 있던 자와 같은 인물인지도 알겠지."재경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그자가 누구든, 이번엔 놓치지 않을 겁니다."채원이 끼어들었다."놓치지 않으려면, 이번엔 서두
最終更新日 : 2026-09-22 続きを読む